지금 주문하면 4~5년 뒤에나 받는다…"그 공장 첫 번째는 우리 거야" '슬롯 예약'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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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인 전력 수요 폭증으로 변압기 등 전력기기를 주문한 뒤 인도받기까지 걸리는 시간(리드타임)이 유례없이 길어지자 업계에 '슬롯 예약' 형태의 수주가 확산하고 있다.
미국 최대 전력기기 기업 GE 버노바는 지난달 한 콘퍼런스에서 "변압기에 대한 예약 슬롯이 이미 2031년까지 확보됐다"고 밝혀 공급 부족에 따른 슬롯 예약 확산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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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생산 일정까지 마감
리드타임 급증에 미래 물량 선점 경쟁
제조사도 리스크 관리 전략 활용
전 세계적인 전력 수요 폭증으로 변압기 등 전력기기를 주문한 뒤 인도받기까지 걸리는 시간(리드타임)이 유례없이 길어지자 업계에 '슬롯 예약' 형태의 수주가 확산하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황에서 미래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고객사와 변동성 리스크를 줄이려는 제조사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15일 전력기기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이미 2030년까지 생산 슬롯 대부분이 확정된 상태다. LS일렉트릭(LS ELECTRIC) 역시 생산 스케줄이 2029년까지 마감됐다. 과거 전력기기 시장은 수주 즉시 제작에 들어가 리드타임이 사실상 의미 없거나 매우 짧았으나, 최근에는 주문량이 급증하면서 제품 수령까지 걸리는 대기 시간이 3~4년 이상으로 늘어났다. 슬롯 예약은 제조사가 특정 기간의 생산 일정을 특정 고객사에게 할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실상 돈을 줘도 물건을 제때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고객사들이 수년 뒤의 생산 라인 순번이라도 미리 확보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슈퍼 사이클'에 힘입어 국내 주요 기업들의 수주잔고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HD현대일렉트릭과 LS일렉트릭의 수주잔고는 각각 10조 1740억원, 5조 154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각각 21%, 45% 증가했다.
글로벌 기업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미국 최대 전력기기 기업 GE 버노바는 지난달 한 콘퍼런스에서 "변압기에 대한 예약 슬롯이 이미 2031년까지 확보됐다"고 밝혀 공급 부족에 따른 슬롯 예약 확산을 시사했다.

업계에서는 슬롯 예약이 제조사 입장에서도 리스크 관리 수단으로서 긍정적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슬롯 예약은 법적 구속력이 강한 확정 계약 이전에 진행되는 일종의 의향서(LOI) 형태의 협의다. 4~5년 뒤의 물량을 현재 가격으로 확정 계약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나 환율 변동, 임금 인상 등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 단계에서는 원자재 가격이나 환율 등의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계약가를 확정하지 않고 생산 스케줄만 우선 협의하는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계약 금액과 세부 조건은 리스크가 해소되는 인도 2~3년 전 본계약을 통해 정한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공급자 우위' 흐름이 전력기기 시장에 굳어지며 업계 수익성 개선 효과도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북미 시장 고성장 본격화, 수주 확대 등이 중장기 성장성 확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글로벌 전력기기 시장에서 공급자 우위 상황이 지속되는 것을 고려할 때, 추가 증설 및 인수합병(M&A) 등 추가 성장동력 확보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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