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회담 앞두고 이란 핵포기 압박하는 트럼프…"핵농축 중단 20년 불만"(종합)

이현우 2026. 4. 1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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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포기, '레드라인' 조건임 강조
"오바마 JCPOA 유사 합의될까 우려"
美 재무부 "이란 원유 거래 제재 재개"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틀 내 이란과의 2차 종전 협상을 열 수 있다고 시사하면서 '이란의 완전한 핵 포기'를 요구했다. 1차 회담에서 미국이 제안했으나 이란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진 '우라늄 농축 20년 중단안'도 성에 차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라늄 농축 중단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체결한 이란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도 포함됐던 것이라 승전의 성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 정부는 핵 포기를 유도하기 위해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를 재개한다면서 추가 제재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틀 내 협상이라면서…트럼프 "이란 핵보유 불가"
신화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포스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2차 회담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머무르고 있는 뉴욕포스트 기자에게 "당신은 정말 거기(이슬라마바드)에 머물러야 한다. 왜냐하면 향후 이틀 안에 뭔가 일어날 수도 있고, 우리가 그곳으로 갈 가능성이 더 커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란과의 1차 회담 당시 제기됐던 우라늄 농축을 20년간 제한하는 안에는 불만을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고 말해왔다"며 "20년이라는 기간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란이 승리했다고 느끼게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란의 완전한 핵 포기는 결코 물러설 수 없는 핵심 조건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2차 협상에서 미국의 요구가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협상단은 이란과의 1차 협상에서 20년간 우라늄 농축 중단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란이 5년 중단을 역제안하면서 협상은 결렬됐다.

1차 협상단을 이끌었던 J.D. 밴스 부통령도 이란의 핵 포기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요구사안임을 강조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날 미국 보수단체인 터닝포인트USA 주최 행사에서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는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않는 합의를 진정으로 원하기 때문"이라며 "그는 '만약 당신들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우리는 이란을 번영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답했다.

"우라늄 농축 20년간 중단, 기존 핵협정과 다를 게 없어"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우라늄 농축 중단이 아닌 완전한 핵 포기를 강조하는 이유는 자칫 과거 핵협정과 유사한 합의로 종전협상이 끝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진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자칫 이번 이란과의 협상이 2015년 체결된 핵협정과 유사하게 끝날 수 있다는 점"이라며 "당시에도 15년간 우라늄 농축활동을 제한한다는 일몰조항이 포함돼 있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협정에 대해 '절대 체결하면 안 되는 끔찍하고 일방적인 합의'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고 전했다. 협정 당시 이란은 신규 우라늄 농축을 15년간 중지하고 저농축 우라늄 1만1000㎏을 러시아로 반출하며, 이란 내부 보유 우라늄은 농축도 3.67%, 보유량 300㎏ 이하로 유지하는 데 합의했다.

이란이 현재 보유 중인 440㎏ 규모의 고농축 우라늄의 국외 반출안도 향후 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지상군을 파견해 이 우라늄을 추출해 오겠다는 입장이나 이란은 반대하고 있다. NYT는 "이란은 대신 이 우라늄을 희석해 핵무기 제조에 사용할 수 없도록 만들겠다는 제안만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 원유 제재도 19일 재개…"유예 없다"
로이터연합뉴스

2차 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입장을 피력한 가운데, 이란에 대한 미 정부의 압박 수위도 올라갈 전망이다. 미 재무부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 "해상에 체류 중인 이란산 원유 판매를 한시적으로 허용해온 조치는 수일 내로 만료되며, 이는 갱신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란에 대한 압박을 유지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재무부는 '경제적 분노(Economic Fury)'를 통해 이란에 대한 압박을 최대로 유지하며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이란의 활동을 계속 지원하는 외국 금융기관에 2차 제재를 부과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경제적 분노'는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개시한 군사 작전명인 '장대한 분노(Epic Fury)'를 차용한 표현으로 보인다.

미 정부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는 등 상승압력이 거세지자 한 달간 이란과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일부 완화했다. 예정된 시한은 이달 19일로 이후에는 제재를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지난 11일 만료된 해상 러시아산 원유 거래에 대한 면제 조치도 연장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날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도 미국이 이란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다른 수단들을 사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폭스뉴스에 해상 봉쇄가 "이 분쟁을 끝내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면서도 "추가적인 경제적 압박 수단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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