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날뛴다고 환전상 처형…‘핵잘알’ 김정은, 경제는 몰랐다

정영교, 이유정, 박현주, 윤지원, 심석용 2026. 4. 15.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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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2월 28일 ‘하노이 노 딜’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일찍이 경험해본 적 없는 모욕이었습니다. 이후 코로나19까지 겹치며 김정은은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흑화’의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불과 6년여 뒤 김정은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베이징 천안문 망루에 올라 동등한 대접을 받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한때는 그저 농담거리로 취급받았던 동북아 최빈국의 젊은 지도자 김정은은 이제 할아버지 김일성이나 아버지 김정일도 누리지 못했던 높아진 전략적 위상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의 ‘성공한 흑화’는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그리고 이 변화는 한국의 안보 환경을 어떻게 바꿔놓았을까요. 이제 우리는 격이 달라진 김정은을 상대해야 합니다. 지금 김정은을 연구하는 이유입니다.

[더중앙플러스] 김정은 연구 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336

“국방이 선차냐, 경제가 선차냐 하는 문제 자체를 논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 사탕 알은 없어도 총알은 있어야 한다던 우리 인민의 신념이 이제는 사탕도 총알도 다 있어야 하며 결심하면 무엇이든지 모두 만들어낸다는 자신감으로 승화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월 22일 제9차 노동당대회 4일 차 회의에서 노동당 총비서에 재추대된 뒤 환호에 답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

이일환 북한 노동당 선전비서는 지난 2월 22일 열린 노동당 제9차 대회 4일 차 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당 총비서로 재추대하는 안건을 제의하면서 이처럼 말했다. 어린 지도자 김정은이 자신의 브랜드처럼 내세웠던 ‘핵·경제 병진 노선’이 코앞에 있다는 자신감 그 자체였다.

수치는 이를 뒷받침하는 듯하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년 연속 3%대 성장(23년 3.1%, 24년 3.7%)을 기록했다.

하지만 북한 경제의 속살을 들여다보면 얘기는 전혀 달라진다.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의 환율은 상당 기간 달러당 8000원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달 10일 북한의 환율은 6만3000원(일본의 북한 전문매체인 아시아프레스). 지난해 4월 11일 기준 2만3500원과 비교할 때 약 168%나 올랐다. 북한의 폐쇄적 경제구조를 생각한다 해도 이 정도 환율 급등은 이례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북한 화폐. 중앙포토

화폐가치 급락과 함께 고물가 현상도 이어진다. 북한 주민들의 체감물가 지표인 쌀값의 경우 1㎏당 2023년 5400~6800원 선에서 거래됐으나 지난해 하반기 1만2100~2만6500원으로 올랐다. 지난 10일에는 2만7500원을 기록했다.

“대체 왜 올라가는 환율을 잡지 못하는가!”

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김정은은 경제 부문 간부들을 불러 모아 환율 문제로 강하게 질책했다고 한다. 마치 ‘작전세력’이 개입해 의도적으로 환율로 장난을 치고 있다는 듯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환율 작동 원리에 대한 김정은의 이런 식의 인식은 이전에도 확인된 적 있다. 환율이 급락했다는 이유로 평양의 거물 환전상을 처형해 버린 것이다.(2020년 11월 국가정보원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

2020년 9월 북한 양강도 혜산시 장마당의 모습. 중국 지린(吉林)성 창바이(長白)조선족자치현에서 촬영. 연합뉴스

김정은은 이해하지 못하지만, 사실 지금 북한에서 심해지는 고물가·고환율 현상은 경제 논리에 따른 단순하고도 당연한 결과다. 온갖 제재에도 맨손으로 핵능력을 완성해 세계를 놀라게 했지만, 시장경제가 움직이는 방법은 이해하지 못하는 김정은. 그리고 그 원인을 제공한 건 자기 자신이었다.

중앙일보는 해당 분야의 권위자인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석좌교수,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최지영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 전문가 3인 인터뷰를 토대로 북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들여다봤다.

※ 북한은 2026년 9차 당대회를 계기로 그들의 염원이던 핵·경제 병진노선의 실현이 가까워졌다는 믿음을 퍼뜨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만성정인 경제난에 허덕이는 북한 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들을 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민생문제 해결을 위해 내놓은 임금 인상은 유례 없는 인플레이션과 환율 상승을 가져왔습니다. 김정은이 격노한 배경이 자세한 궁금하다면 아래 URL을 복사해 주소창에 붙여 넣으세요.

환율 격노해 환전상 처형…핵잘알 김정은, 경제 몰랐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9744

■ '김정은 연구' 또 다른 이야기

「 눈 깔던 ‘공손 김정은’ 어디로? 시진핑 앞 뜻밖의 권총 자세 ⑩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7869

“삶은 소대가리” 文 때부터다…김정은, 적대국가 못 박은 이유 ⑨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5946

北 흙수저엔 ‘핵 사다리’ 있다… 방사능 피폭 마다않는 영재들 ⑧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4045

트럼프와 웃다 文에 현타 왔다… 김정은의 판문점 ‘경멸 미소’ ⑦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2090

“배신감에 김일성도 끊어냈다” 9살 김주애 띄운 김정은 계산 ⑥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0303

트럼프 앞에서 엄지손 ‘탁탁탁’… 김정은, 굴욕의 날 이후 바뀐 것 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08516

정영교·이유정·박현주·윤지원·심석용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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