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배터리 3사, 美 ‘금지외국기관’ 확정 앞두고 공동 의견서 제출

허경구 2026. 4. 15.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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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 3사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금지외국기관(PFE)' 관련 세부 규정 확정을 앞두고 미 당국에 나란히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배터리 3사가 일제히 이 같은 의견을 제출한 것은 수조원대 규모의 미국 세액공제 혜택을 유지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한국 기업들의 현실적인 제안을 얼마나 수용할지가 국내 배터리 산업의 수익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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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공급업체까지만 검증해야”
수조원대 세액공제 혜택 달려
국민일보DB


국내 배터리 3사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금지외국기관(PFE)’ 관련 세부 규정 확정을 앞두고 미 당국에 나란히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배터리 업계는 기업들이 현실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수준의 ‘합리적인 규칙’을 만들어 줄 것을 요청했다. PFE는 미국 정부가 중국·이란 등 적대 국가를 공급망에서 배제하기 위해 추진 중인 정책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은 최근 미국 재무부와 국세청에 PFE 세부 지침 관련 의견서를 접수했다. PFE는 중국 등 지정 국가 관련 기업이나 기관으로부터 실질적 지원을 받으면 세액공제 등의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한 규칙이다. 배터리는 중국 소재나 제품의 비중이 높아 사실상 중국 기업을 겨냥한 ‘블랙 리스트’로 평가된다.


국내 배터리 3사는 공급망 관리 범위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다. 기존 지침은 배터리에 들어가는 미세한 광물까지 PFE와의 연관성을 따지도록 하고 있다. 이에 배터리 업체들은 “배터리 공급망은 원자재 채굴부터 가공까지 수만 개의 업체가 얽혀 있다”며 “제조사가 직접 계약하고 통제할 수 있는 ‘1차 공급업체’까지만 검증 범위를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 직접 거래하지 않는 공급업체의 협력사 공급망까지 일일이 파악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취지다. 또 직접적인 계약없이 조사를 강제할 법적 수단이 없다는 의견도 담았다.

보조금 수령의 핵심 지표인 ‘실질적 지원 비용(MACR)’ 산정 방식에 대해서도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냈다. 배터리 제조사는 첨단세액공제(AMPC)를 받으려면 비 PFE 조달 비중을 의미하는 MACR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삼성SDI 아메리카는 “배터리는 원통형, 각형 등 형태에 따라 비용 구조가 판이한데 일률적인 계산법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며 전기차(EV) 전용 비용 테이블 신설을 요구했다. SK온은 “삼원계(NCM)와 인산철(LFP) 배터리의 재료비 비중이 다르다”며 기술별로 분리된 기준을 마련해달라고 건의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정부가 정한 표준 테이블보다는 기업의 실제 직접 비용을 우선 반영하는 방식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소 모호한 PFE 판정 기준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특정 업체의 지분 구조가 변하면 PFE 판정이 뒤바뀔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국내 배터리 3사가 일제히 이 같은 의견을 제출한 것은 수조원대 규모의 미국 세액공제 혜택을 유지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PFE 세부 지침이 향후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 재편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한국 기업들의 현실적인 제안을 얼마나 수용할지가 국내 배터리 산업의 수익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는 연내에 최종 규칙을 확정할 예정이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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