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정조사 특위에서도 달라지지 않는 대북송금 증언

국회 ‘윤석열 정권 조작 기소 의혹 국정조사 특위’가 어제 개최한 첫 청문회에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필리핀에서 북한 공작원 이호남을 만나 방북 비용으로 70만 달러를 줬다는 증언이 나왔다.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은 ‘이호남이 왔는가’라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영교 국조특위 위원장의 질문에 “왔다”고 답했다. 돈 전달 여부에 대해서도 “(김성태) 회장이 전달했고, 회장이 있는 곳까지 이호남을 안내했다”고 밝혔다. 초저녁 무렵 자신들이 묵은 필리핀 호텔 후문 입구에서 만났다는 등 구체 정황까지 설명하며 이호남에게 돈을 준 이유가 “방북 대가”라고 했다. 대북송금 수사 관련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공소장에 방북비용 70만 달러 전달이 담겨 있는데, 사실이라고 재확인한 셈이다.
방 전 부회장의 증언은 국가정보원이 밝힌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종석 국정원장은 지난 3일 이호남이 2019년 7월 필리핀에 오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현직 국정원장이 이호남의 출입국 기록을 근거로 부인한 것이었다. 이호남이 필리핀에 없었다면 이 대통령에 대한 공소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고 보고 여당은 검찰의 조작 의혹을 집중 제기해 왔다. 하지만 방 전 부회장이 “위증하면 처벌받는다”는 경고에도 기존 입장을 고수한 만큼 사실 확인작업이 필수적이다.
사실 이 문제는 재판 과정에서 치열하게 다퉜던 내용이기도 하다. 북측이 발급한 영수증과 경기도 내부 문건, 쌍방울 측 보고서 등 물증도 상당하다. 이를 뒤집으려면 명확한 증거가 나와야 한다. 이날 청문회에서 나온 방 전 부회장의 증언은 국정조사 특위가 어떤 편향된 선입관에 의해 굴러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미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나서 법적으로 확정된 사실관계를 뒤집으려면 명확한 증거, 그것도 기존에 제기되지 않았던 새로운 증거에 의해 뒷받침돼야 한다. 지금처럼 여당이 정치적 예단을 갖고 밀어붙이기식으로 특위를 운영해선 곤란하다. 그런데도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조작 기소는 국가폭력”이라며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법을 만들겠다고 하고 있다. 정권 차원의 수사 개입 의혹이 있었다면 규명해야 마땅하지만, 증언이 엇갈리는 사안에 대해선 차분히 사실관계를 따지는 작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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