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는 장기 우상향 역사… 미장·국장 분산 투자가 효과적

2026. 4. 15.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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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호의 정도투자]
원화 약세로 원화 포트폴리오 한계
달러화 자산 늘려가는 전략 필수
한국 기업들, 美 핵심 파트너로 진출
美 연관 수혜주·우량주 중심 접근


대한민국은 세계가 놀란 산업화의 기적을 일구어낸 국가다. 전 세계를 돌아보아도 극빈국에서 출발해 단기간에 선진국 반열에 당당히 올라선 사례는 지극히 드물다. 전쟁의 폐허 위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고, 1997년 IMF 외환위기도 이겨냈다.

당시 우리 기업들은 고비용 구조를 타개하기 위해 거대한 내수 시장과 저렴한 인건비를 갖춘 중국으로 생산 기지를 대거 이전했다. 수천 개의 기업이 진출하고 수백만 명을 고용하며, 한중 경제 협력은 그야말로 황금기를 누렸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좋았던 시절은 저물었다. 중국이 매서운 속도로 기술 자립을 이뤄내면서, 양국의 상호 보완적 관계는 치열한 경쟁과 무역수지 적자 구조로 역전됐다.

전환점 맞이한 한국 경제

다행히 천우신조처럼 새로운 활로가 열리고 있다. 제조업 부활을 기치로 내건 미국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망 확충, 반도체 공급망 재편, 조선 및 원자력 등 핵심 인프라 분야에서 한국의 압도적인 기술력과 제조 노하우를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삼성, 현대, 한화, LG, 두산, HD현대 등 우리 대기업들이 미국 시장의 심장부로 진격하고 있는 이유다.

과거 90년대의 중국 진출은 영세 중소기업 중심의 저부가가치 제조업 위주였다. 반면 지금은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들이 세계 경제의 중심지인 미국에 핵심 파트너로 동참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기회의 차원이 다르다. 가히 ‘대한민국 해외 진출 2.0’ 시대의 개막이라 부를 만하다.

다만 펀더멘털 대비 원화 가치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은 투자자로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담 요인이다. 이는 곧 원화 자산에만 편중된 포트폴리오가 가진 한계가 뚜렷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성장사이클 주도하는 미국 경제

미국은 명실상부한 궁극의 초강대국으로서 그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미·중 패권 경쟁과 팬데믹이라는 전대미문의 위기를 거치며 미국은 오히려 각성하기 시작했다. ‘제조업 리쇼어링’(Reshoring)과 ‘첨단 기술 패권 강화’라는 강력한 두 축을 엔진 삼아 새로운 장기 투자 사이클에 진입한 것이다. 중국과의 ‘제2차 냉전’ 구도 속에서 자국 내 제조 공급망을 재건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결단은, 투자자들에게 가장 확실하고 구조적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경제의 회복력과 성장성은 두 가지 근본적인 힘에서 나온다. 첫째, 전 세계 최고 인재를 흡수하는 혁신 생태계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는 물론이고 대만에서 태어난 젠슨 황이 창업한 엔비디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일론 머스크가 인수해 세계적 기업으로 키워낸 테슬라 등 시대를 선도하는 기업들이 끊임없이 탄생하는 비결이다.

둘째, 기축통화인 달러가 발휘하는 압도적 유동성의 힘이다. 전 세계의 개인, 기업, 국가는 부를 축적할 때 궁극적으로 안전 자산인 달러의 형태를 선호한다. 각국이 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달러는 결국 다시 미국 자본시장으로 환류하며, 이로 인해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깊고 풍부한 유동성의 바다를 유지하게 된다.

이러한 견고한 구조적 우위 덕분에 미국 증시는 장기 우상향의 역사를 써왔다. 1990년부터 2025년까지 달러 기준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000% 이상 폭발적으로 상승한 반면, 코스피는 200% 내외의 상승에 머물렀다. 최고 수준의 인재와 막대한 자본이 결합해 끊임없이 혁신을 일으키는 시장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 격차는 앞으로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지금은 AI라는 거대한 메가트렌드가 시장을 이끌고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의 컴퓨팅, 클라우드, 생성형 AI,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차세대 에너지망까지 미래 핵심 산업의 주도권을 철저히 미국이 쥐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변화하는 자산배분 전략

이러한 글로벌 거시 경제의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현명한 투자자가 나아가야 할 자산배분 전략의 방향성은 명확해진다. 포트폴리오의 장기적인 안정성과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미국 시장을 핵심축으로 삼아 자산의 무게중심을 두고, 한국 시장은 선별적인 투자 기회로 분산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다.

구조적 성장이 뒷받침되는 미국 선진 시장이 포트폴리오의 든든한 기둥 역할을 한다. 한국 시장에서는 미국의 혁신 사이클과 밸류체인에 깊숙이 편입된 핵심 수혜주와 우량주를 중심으로 선별 접근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미국의 성장 사이클이 장기화할수록, 그 생태계에 필수적인 한국 기업들의 상승 동력 역시 길게 이어질 것이다.

여전히 한국 시장에 자산의 대부분을 두고 있는 투자자라면, 원화 가치의 변동성을 보완하기 위해 달러화 자산을 꾸준히 늘려가는 전략이 필수적이다. 최근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 요인 등으로 인해 한국은 물론 미국 증시마저 단기적인 조정세를 겪었다. 이러한 변동성 장세야말로 새로운 흐름에 부합하는 포트폴리오 조정을 실행에 옮길 최적의 기회다.

세상은 변했고 돈을 버는 방법도 진화하고 있다. 글로벌 혁신을 진두지휘하는 미국, 그리고 그 생태계의 없어서는 안 될 핵심 파트너로 도약하고 있는 한국에 전략적으로 분산 투자하는 것이 불확실성의 시대를 헤쳐 나아갈 새로운 자산배분 전략의 핵심이다.

임성호 아크마스자산운용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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