칙칙했던 금호동에 훈풍 불어온다

정다운 매경이코노미 기자(jeongdw@mk.co.kr) 2026. 4. 14. 21: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강변·도심 접근성 이제야 빛보나

한강변 입지와 도심·강남 접근성을 갖췄지만 노후 주거지 이미지로 저평가돼온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 정비사업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재개발 중심이던 이곳에 최근 재건축과 리모델링까지 더해지며 사업이 동시에 추진되는 모습이다. 입지를 바탕으로 주거 선호도가 꾸준히 높아지면서 정비사업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금호동은 한강 북쪽 지역 중에서도 도심과 강남 접근성이 뛰어나 수요가 많은 곳이다. 다만 신규 공급은 제한적이었다. 정비사업으로 가장 최근 공급된 단지는 2022년 입주한 금호14-1구역(서울숲르씨엘·108가구)이다. 이전에는 금호20구역과 금호15구역 재개발로 공급된 ‘힐스테이트서울숲리버(606가구·2018년)’와 ‘e편한세상금호파크힐스(1193가구·2019년)’ 정도다. 평지가 적고 구릉지가 많아 1000가구 이상 대단지도 e편한세상금호파크힐스와 ‘금호두산(1268가구·1994년)’ ‘금호벽산(1707가구·2001년)’에 그친다.

서울 성동구 금호동 노후 주택가. 이 일대에서는 재개발을 비롯해 아파트 재건축·리모델링 등 정비사업이 한창이다. (윤관식 기자)
이처럼 공급이 뜸했던 금호동에서 최근 정비사업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금호동에서 정비사업이 가장 많이 진행된 곳은 금호16구역이다. 지하 8층~지상 16층, 10개동, 595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시공은 현대건설이 맡았다. 단지 규모는 크지 않지만 3호선 금호역과 5호선 신금호역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점이 강점이다.

금호16구역은 2024년 4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뒤 지난해 이주를 마쳤다. 이후 부분 철거가 진행됐고, 올해 초에는 지장물 철거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조합은 철거가 끝나는 대로 착공 신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 늦어도 2026년 상반기에는 일반분양이 예상된다. 다만 조합원 수 대비 일반분양 물량이 적고, 전용 59㎡ 이하 소형 위주(약 57가구)로 공급될 예정이어서 청약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최근 소식을 전한 곳은 금호21구역이다. 신속통합기획 사업지로 지정된 뒤 2024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았고, 지난 2월에는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재개발 추진위원회 단계를 생략하는 ‘공공지원 조합직접설립 방식’이 적용되면서 사업 초기부터 속도를 끌어올린 점이 특징이다. 구릉지대에 위치했지만, 덕분에 일부 가구는 한강 조망권을 확보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금호21구역이 재개발 사업을 마치면 7만5447㎡에 달하는 이곳 부지엔 지하 4층~지상 20층, 총 1219가구 규모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게 된다. 금호21구역 조합은 신통기획 절차를 밟는 기간 4년, 아파트 공사 3년 6개월 등을 합하면 이르면 2032년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합은 1400가구 이상으로 가구 수를 늘릴 계획도 세우고 있는데, 계획대로 재개발될 경우 인근에서 벽산아파트(1707가구·2001년 준공) 다음으로 규모가 큰 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한때 공공재개발을 추진하다 무산된 금호23구역은 최근 민간재개발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 2월 말 소유주 대상 설명회를 열고 민간도심복합개발 추진 방안을 공유했다.

민간도심복합개발은 올해 1월 서울시 조례로 도입된 제도다. 내부 갈등이나 사업성 부족으로 지연된 노후 저층 주거지를 대상으로 동의율 요건을 낮추고 용적률을 높여 사업 속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금호23구역은 ‘주거중심형’ 방식 적용을 검토 중이며, 준주거지역 기준 용적률을 최대 700%(기존 500%)까지 높일 수 있다. 증가분 절반을 공공분양 또는 임대주택으로 공급해야 하지만 사업성 개선 효과가 크다는 평가다.

초역세권 금호두산 재건축 시동

최대 단지 금호벽산은 리모델링

재개발에 더해 재건축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금호두산아파트가 대표 사례다.

금호두산은 1994년 준공된 1267가구 대단지다. 당초 리모델링을 추진했지만 준공 30년을 넘기면서 재건축으로 방향을 바꿨다. 역세권 활성화 정책을 활용해 사업성을 높이겠다는 판단이다. 용적률 최대 340%를 적용해 최고 30층, 약 1600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다. 재건축진단 예치금 모금도 절반 이상 진행되며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단지 대부분이 3호선 금호역에서 250m 이내에 위치한 초역세권이라는 점도 강점이다.

금호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아파트 소유주가 기존 면적과 비슷한 크기의 새 아파트를 받는다고 가정할 때 가구당 분담금이 4억~5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아직 사업 초기인 만큼 진행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외에 금호동 동쪽에서는 일대 최대 규모 단지인 금호벽산 리모델링 사업이 한창이다. 기존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을 반영해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잡았다. 금호벽산은 수평·수직 증축을 통해 기존 1707가구를 1963가구까지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시공은 현대건설·삼성물산 컨소시엄이 맡았다. 지난해 6월 리모델링 사업이 건축심의를 통과한 데 이어 같은 해 사업계획 심의 접수를 위한 동의서 징구까지 마치며 정비 업계 주목을 받았다. 대현산공원·독서당공원이 가깝고 지하철 5호선 행당역·신금호역 사이에 위치해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재개발·재건축·리모델링 등 대규모 정비사업이 맞물리며 일대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금호16구역에서 전용 59㎡를 배정받은 조합원 매물은 최근 15억2000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이 매물 권리가액이 1억6570만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웃돈만 13억5000만원 이상 붙은 셈이다. 인근 단지 규모가 비슷한, 2012년 입주한 ‘금호자이2차’ 전용 59㎡가 지난 3월 17억8500만원(3층)에 실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금호16구역 신축 아파트 시세는 이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조합설립인가 단계인 금호21구역에선 전용 110㎡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매물이 18억300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추정권리가액이 8억280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역시 웃돈이 10억원 이상 붙었다. 인근 입주 15년 차를 맞은 ‘래미안하이리버’ 전용 114㎡ 저층 아파트가 지난 4월 4일 22억8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다만 금호16·21구역 모두 추가분담금이 어느 선에 책정되는지가 관건이다.

이외에 금호두산은 재건축 초기 단계임에도 전용 59㎡가 지난 3월 16억500만~16억3500만원에 실거래됐다. 최근엔 1층 매물 호가가 17억원에 형성돼 있다. 불과 1년 전인 지난해 3월 10억2000만원(8층)에도 팔렸던 아파트다.

금호16·21구역에 금호두산, 금호벽산까지 사업을 마치면 금호동 일대에는 5500가구 넘는 새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게 된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금호동은 구릉지라는 단점마저 ‘한강뷰’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입지”라며 “일대가 새 아파트촌으로 정비되고 나면 비슷한 입지임에도 시세가 수억원씩 뒤처졌던 옥수동과의 격차도 크게 좁힐 것”이라고 총평했다.

[정다운 기자 jeong.dawo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55호(2026.04.15~04.21일자) 기사입니다]

[Copyright (c) 매경AX.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