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채권 흔들릴 때…중국만 상승 "대표적 안전자산은 아냐"

염지현 2026. 4. 1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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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달 13일 10년 만기 중국 국채금리는 연 1.805%로 중동전쟁 직전인 2월 27일(연 1.829%)보다 0.024%포인트 하락했다(국채값은 상승). 로이터=연합뉴스.

중동전쟁 여파로 주요국 국채 가격이 급락하는 가운데 중국 국채만 나 홀로 강세다. 고유가 충격과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압박 속에서 중국 국채가 피난처로 부상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달 13일 10년 만기 중국 국채 금리는 연 1.805%로 중동전쟁 직전인 2월 27일(연 1.829%)보다 0.024%포인트 하락했다. 채권 금리와 채권값은 반대로 움직이므로, 전쟁 기간 중 중국 국채 몸값은 오른 셈이다. 같은 기간 미국을 비롯해 영국·일본 등 주요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최소 0.3%포인트 이상 상승하며 대조적인 흐름을 띠었다. 특히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3일 한때 1997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연 2.49%까지 올랐다. 한국 국채 금리도 전쟁 이후 오름세다. 14일 10년물 기준 연 3.658%로 2월 말보다 0.212%포인트 상승했다.

김주원 기자

전쟁발 에너지 충격이 각국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자극하면서 기준금리 상승 우려가 채권시장에 반영된 결과다. 이와 달리 현재 중국 경제는 금리 인상 압박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다변화된 에너지 구조와 낮은 물가 수준으로 전쟁 충격이 덜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대규모 원유 수입국이지만 전체 에너지 공급의 약 83%를 국내산 석탄과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

중동전쟁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원유 수입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작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호르무즈해협 등 해상 통로가 막히면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미얀마를 잇는 육상 파이프라인을 통해 원유를 조달할 수 있다. 골드만삭스의 앤드루 틸튼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달 초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인터뷰에서 “중국은 석탄 중심 에너지 구조와 육상 원유 파이프라인, 전략 비축유, 정부 개입 여력을 바탕으로 고유가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동전쟁 이전부터 경기 침체를 우려할 만큼 낮았던 중국의 물가 상승률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2월 1.3%로 3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3월엔 다시 1%로 둔화했다. 여전히 당국 목표치(2%)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구조적 요인에 더해 투자자 자금이 중국으로 유입되는 흐름도 채권값을 끌어올린다. 최근 중국 금융시장에서 주식과 채권값이 동시에 오르는 이례적인 흐름도 나타났다. 1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상하이·선전증시 대형주로 구성된 CSI300 지수와 중국 국채 총수익률 지수가 지난달 18일부터 동반 상승세로 전환했다. 통상 위험회피 국면에서 반대로 움직이는 두 자산이 같은 방향을 보인 것은 2년 만이다. 수년간 중국 투자 비중을 낮게 유지했던 글로벌 펀드들이 중동전쟁을 계기로 중국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대형 증권사인 시틱증권의 밍밍 이코노미스트는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를 통해 “유동성 완화와 중국 경제 안정화 기대에 따라 중국 자산의 투자 매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는 중국 국채가 글로벌 안전자산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하긴 이르다고 입을 모은다. 자본 통제로 개인의 투자 접근성이 낮은 데다, 정책 불확실성도 여전히 한계로 지적된다.SCMP 분석 결과를 보면 이달 9일 기준 중국 국채 시장의 외국인 참여 비중은 5%에 그쳐 아시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박상현 iM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중국 국채가 홀로 선방한 것은 투자자들이 전쟁 충격이 덜한 중국을 일시적인 피난처로 삼은 이유가 크다”며 “정부가 자본을 통제하는 중국 경제 특성상 중국 국채가 글로벌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나 금을 대체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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