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버게임즈' 파산이 남긴 경고…게임업계 허리가 흔들린다

이학범 기자 2026. 4. 1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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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학범기자] '로드오브히어로즈'로 이름을 알린 국내 게임사 클로버게임즈가 법인 파산을 신청하면서 업계 안팎에서 산업의 허리가 약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개발비와 마케팅 부담이 증가하는 가운데 한 번의 흥행 실패가 회사 존속 문제로 이어지는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지난 9일 클로버게임즈는 최근 3년간 30억원 이상의 사재를 투입했음에도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러 법인 파산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최근 비슷한 흐름은 다른 중소 게임사에서도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개발사 픽셀트라이브는 '가디스오더' 출시 약 50일 만에 자금난과 경영 사정을 이유로 업데이트 종료를 알렸고, 끝내 파산했다.

디지털휴먼 기술로 주목받았던 '무당: 두개의심장' 개발사 EVR스튜디오도 지난해 매출 약 66만원에 그치며 모든 인력이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테일즈' 개발사 콩스튜디오 역시 운영 조직 소속 개발자들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이처럼 흥행 부진에 따른 조직 축소와 생존 위기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단순한 개별 기업의 경영 실패를 넘어 시장 구조 변화가 누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팬데믹 이후 높아진 개발 인건비에 더해 마케팅 비용 부담이 커졌고 금리 상승 이후 투자 시장까지 얼어붙으면서 중소 개발사가 실패를 흡수할 여력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시장 환경도 중소 게임사에 우호적이지 않다. 최근 게임 시장은 출시 초반 이용자와 매출을 빠르게 끌어모으는 흐름이 한층 강해졌다.

이에 신작 성과를 완성도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졌고 대규모 마케팅 집행 능력과 검증된 지식재산권(IP) 보유 여부가 흥행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용자 저변이 예전만 못하다는 점도 부담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5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게임 이용률은 50.2%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9.7%p 낮아졌고, 지난 2022년 74.4% 이후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며 관련 집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용자 확대가 둔화한 상황에서 한정된 이용 시간과 소비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형 IP로의 이용자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중소 게임사의 입지는 더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형 게임사라고 해서 상황이 여유로운 것은 아니다. 넥슨은 지난 3월31일 자본시장 브리핑을 통해 패트릭 쇠더룬드 회장 체제 아래 비용 효율화 기조와 구조 개편을 공식화했다.

크래프톤도 2025년 자발적 퇴사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등 인력 효율화에 나섰다. 개발 비용 증가와 흥행 불확실성 속에서 수익성 방어에 힘을 쏟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를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닌 산업 생태계 차원의 과제로 보고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가 투자, 세제 지원 등을 통해 산업 전반의 흥행 부담을 낮추고 중소 게임사가 다음 작품에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여력을 제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가 도입될 경우 오는 2029년까지 제작비 투자 규모가 1조5993억원 증가하고 이에 따른 부가가치가 1조4554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나아가 생산 유발액은 2조2550억원, 취업자 수는 1만5513명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게임산업은 일부 대형 게임만 살아남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며 "산업의 다양성과 지속 가능성을 지키려면 정부가 중소 게임사들이 차기작을 준비할 수 있는 여력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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