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OCI홀딩스, 스페이스X에 폴리실리콘 공급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bjh0413@mk.co.kr) 2026. 4. 1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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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자회사 OCI테라서스와 다년 계약
非중국 전략 자산 공급자로 위상 재평가
OCI홀딩스의 말레이시아 자회사 OCI TerraSus 전경.(OCI홀딩스 제공)
화학·에너지기업 OCI홀딩스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와 태양광 폴리실리콘 공급계약을 맺기로 하고 막바지 조율 중이다. 머스크의 우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상으로 태양광 수요 확대 기대가 커지면서 국내 기업의 비(非)중국 공급망 선점 가능성이 주목받았는데, OCI홀딩스가 깃발을 꽂게 됐다. 스페이스X와 대규모 공급계약으로 OCI홀딩스는 비중국산 전략 자산 공급자로 위상 재평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우주·데이터센터·미국 전략산업 편입으로 중장기 교두보를 확보한 만큼 전통 태양광 고객사를 넘어 실질적인 수요 다각화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OCI홀딩스 말레이시아 자회사 OCI테라서스(TerraSus)는 스페이스X와 폴리실리콘 다년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로 하고 세부 조건을 조율 중이다. 계약 규모와 기간 등에 대해서는 사실상 교섭이 끝난 상태로 파악된다. 최근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말레이시아를 직접 찾아 계약 전반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계에서는 약 1조원 규모로 3~5년 다년 공급계약을 유력하게 점친다. 지난해 말 기준 OCI테라서스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은 연 3만5000톤으로 최근 가동률은 약 90%(실생산량 3만1500톤)다. 이 가운데 기존 장기계약(한화 등) 배정분을 뺀 잔여 생산능력(Capa) 절반 정도가 스페이스X 몫으로 배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계에서는 기존 장기공급계약 물량을 제외한 잔여 생산능력을 약 1만8907톤 수준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비중국산 폴리실리콘 평균가격은 약 18.1달러/kg다. 이를 고려한 공급계약 규모는 1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OCI홀딩스 측은 “확인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초고순도 폴리실리콘 기술력 부각
-우주·데이터센터 등 美 전략산업 편입
최근 일론 머스크 CEO는 다보스포럼에서 ‘우주 AI 데이터센터’ 구상과 함께 연간 200GW 규모 태양광 제조 역량 확보 계획을 밝혔다. AI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태양광이 비용·효율성 측면에서 현실적인 전력원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이 과정에서 국내 기업들이 중국 경쟁을 따돌리고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지 주목받았다.

산업계에서는 OCI홀딩스가 미국 고객사에 필수적인 ‘Non-PFE’(非금지외국기관·Non–Prohibited Foreign Entity) 제품의 희소 공급자라는 점에서 일찌감치 관련 수주 가능성을 점쳐왔다. 미국 고객이 각종 규제 리스크를 피하려면 중국 등 금지 국가와 무관한 ‘깨끗한’ 공급망에서 만든 제품이 필수다. 지난해까지는 중국산을 써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미국의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안(OBBBA)’ 탓에 비금지외국기관(Non-PFE) 요건을 충족해야 세제혜택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비중국 폴리실리콘은 OCI홀딩스를 포함해 독일 바커(Wacker), 미국 헴록(Hemlock) 등 소수 글로벌 기업만 생산한다. OCI테라서스의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은 전 세계 비중국 폴리실리콘 총 생산량의 30%를 웃돈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머스크가 3년 내 200GW라는 미국 태양광 제조 공장을 자체적으로 짓기엔 제약이 많다”며 “비중국계 태양광 업체들과 협업이 미국 내 태양광 공장을 건설하기에 최적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스페이스X 물량 수주로 OCI홀딩스는 위상 재평가가 기대된다. 지금까지 OCI테라서스의 폴리실리콘은 미국 내 셀·모듈 생산을 위한 핵심 원재료로 주로 쓰였다. 미국 태양광산업협회(SEIA)에 따르면, 지난해 정책 변수에도 불구하고 미국 태양광 신규 설치는 2026년 약 40~45GW 수준을 기록해 누적 설비 용량이 320GW를 넘어설 전망이다.

한발 더 나아가 우주·데이터센터와 맞닿은 미국 전략 수요처로 고객군을 넓혀 OCI홀딩스 위상 자체가 달라질 것으로 산업계는 바라본다. 전통 태양광 가치사슬을 넘어 차세대 전략 산업과 연결된 만큼 OCI홀딩스를 단순 범용 소재업체가 아니라 미국 중심 비중국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바라볼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이다.

특히, OCI테라서스가 생산하는 10-Nine급 폴리실리콘은 공정 난도가 높아 진입장벽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10-Nine은 불순물이 거의 없는 초고순도(99.99999999%) 제품이다. 덕분에 한 번 공급망에 들어가면 최소 3년에서 길게는 10년가량 장기공급계약(LTA)으로 이어지는 특성이 있다. 지난 2022년 인적분할 전 당시 OCI는 한화솔루션과 10년간 1조4000억원(약 12억달러) 규모 공급계약을 맺고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납품 중이다.

이번 공급계약 수주에는 이 회장과 일론 머스크 CEO 간 남다른 인연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과거 이 회장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유학 시절 학부 4학년이던 머스크와 같은 수업을 듣고 팀 프로젝트를 했던 인연은 잘 알려진 일화다. 이 회장은 지난 1996년 와튼스쿨에서 금융·마케팅분야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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