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엔비디아 다음 ‘돈’ 몰릴 산업은…국민성장펀드 투자처 공개
‘성장기업발굴협의체’로 딥테크·지역기업까지

“국민성장펀드는 대한민국 첨단전략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인내자본으로서 그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4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전략위원회 2차 회의’에서 “첨단산업 투자전쟁과 에너지전쟁의 국면에서 긴박한 자금 수요에 한 발 앞서 대응하기 위해 제2차 메가프로젝트와 첨단산업 생태계 조성방안을 논의·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엔 국민성장펀드 전략위원회 민간 공동위원장인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그리고 조용병 은행합회장 등이 참석했다.
5년간 ‘50조원+@’ 규모 첨단산업 생태계 지원
정부는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를 본격 가동하며 이번 회의에서 2차 메가프로젝트와 함께 향후 5년간 50조원+@(연 10조원) 규모 첨단산업 생태계 지원계획을 내놨다. 이 가운데 15조원은 정부·정책금융이 직접투자로, 35조원은 민간 전문 운용사를 통한 민관합동펀드(간접투자)로 공급해 ‘민간투자의 공백을 메우는 자금’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1차 메가프로젝트가 신안우이 해상풍력, 평택 HBM 공장, 울산 전고체배터리, AI 반도체 리벨리온 등 대형 프로젝트에 1분기 6조6000억원을 집행하며 시동을 건 단계라면, 2차 메가프로젝트는 바이오·OLED·무인기·소버린 AI·에너지·새만금 등 향후 자금이 향할 방향을 보다 입체적으로 제시한다.
바이오 분야에선 글로벌 임상 3상과 상업화 직전 단계에 집중한다. 임상 2상까지 마친 뒤 막대한 3상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기술을 해외에 넘기던 구조를 끊고, 국민성장펀드가 직접투자·대출을 결합해 ‘마지막 구간 자금’을 공급하는 구조다.
디스플레이는 프리미엄 OLED 시장 방어가 목표다. 개별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대규모 설비투자를 정책성 대출로 뒷받침해 한국 OLED의 초격차를 유지한다.
무인기·방산 프로젝트는 미래 모빌리티와 방위산업을 동시에 겨냥한다. 동체·전자장비·동력계뿐 아니라 소재·부품·엔진·배터리·반도체·응용서비스까지 전후방 공급망 전반에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눈에 띄는 부분은 ‘소버린 AI’다. 1차 메가프로젝트의 ‘K-엔비디아’가 AI 반도체(NPU)에 초점을 맞췄다면, 소버린 AI는 반도체→데이터센터→파운데이션 모델→응용서비스로 이어지는 밸류체인 전체를 겨냥한다. 민간 AI 데이터센터와 국산 거대언어모델(LLM)을 키워 해외 빅테크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소버린 AI는 국가가 외부, 특히 해외 빅테크 기술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고 자국의 인프라·데이터·인력·네트워크를 활용해 AI를 직접 구축·운영하는 역량을 뜻한다.
에너지 인프라와 새만금 첨단벨트는 ‘첨단+지방’ 전략의 상징이다. 지방 대규모 태양광·육상풍력 발전으로 데이터센터에 청정전력을 공급하고, 새만금 국가산단 일대에 로봇·수소·데이터센터를 묶은 첨단 클러스터를 조성해 지방에 모험자본을 집중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국민성장펀드는 대한민국 첨단전략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인내자본”이라며 “2차 메가프로젝트는 산업 파급효과가 크면서도 지방에 소재한 사업이 대부분으로 지방경제 활력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기업발굴협의체’로 딥테크·지역기업까지
정부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민관합동펀드 35조원으로 회수시장·M&A·지역전용펀드를 포함한 20여개 자펀드를 만들고, 직접투자 15조원과 저리대출로 대규모·고위험 프로젝트를 떠안는 구조를 설계했다. 단순히 개별 프로젝트를 찍어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 이후 회수·재투자까지 염두에 둔 자본 선순환 틀을 함께 만들겠다는 취지다.
특히 VC·PE·부처가 키워온 기업을 국민성장펀드로 ‘이어달리기’하는 성장기업발굴협의체를 신설해, 재무·담보 여건이 약한 기술기업에도 스케일업 기회를 열어주겠다는 점이 눈에 띈다. 대형 금융사 위주 딜 소싱으로는 담기기 어려웠던 딥테크·지역 기업까지 아우르겠다는 의도다. 결국 국민성장펀드는 장기 인내자본 성격을 분명히 하면서, 첨단·지방·소버린 AI를 축으로 한 국가 전략산업 펀드로 위상을 굳히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임성영 기자 rssy020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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