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웅 아빠, 천국서 봐요"…눈물바다 된 소방대원 영결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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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다녀온 저를 보며 주먹 인사를 건네던 아빠의 마지막 모습이 자꾸만 생각납니다. 아빠는 나의 영웅이자 정말 멋진 남자예요. 마지막까지 제가 아는 완벽하고 멋진 아빠로 남아줘서 고마워요."
그는 "다치지 말고 오래오래 같이 근무하자던 평범한 약속 하나 지키지 못한 못난 동생(선배)을 용서해 달라"며 "이제는 뜨거운 화마도, 무거운 장비도 없는 곳에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편히 쉬어라. 네가 사랑했던 소방관의 사명은 남겨진 우리가 짊어지고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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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바다 만든 가족들의 마지막 인사
"도서관에 다녀온 저를 보며 주먹 인사를 건네던 아빠의 마지막 모습이 자꾸만 생각납니다. 아빠는 나의 영웅이자 정말 멋진 남자예요. 마지막까지 제가 아는 완벽하고 멋진 아빠로 남아줘서 고마워요."
화마(火魔)는 기어코 도민의 영웅들을 가족의 품에서 앗아갔다. 14일 전남 완도농어민문화체육센터에서 전라남도청장(葬)으로 엄수된 고(故) 박승원 소방경과 고(故) 노태영 소방교의 영결식장. 유가족과 동료들이 남긴 마지막 편지와 추도사가 울려 퍼지자, 식장은 이내 걷잡을 수 없는 슬픔과 통곡으로 가득 찼다.

이날 영결식은 남겨진 이들의 애끓는 사모곡(思慕曲)이었다. 고(故) 박승원 소방경의 큰아들은 떨리는 목소리로 아빠를 향한 마지막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출근 전날 밤, 도서관에서 돌아온 아들과 다정하게 주먹 인사를 나눴던 아빠는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아들은 "아직 준비되지 않았고 아무리 생각해도 거짓말 같다"며 울먹이면서도 "우리 가족 이제 천국에서 다시 만나자. 최고의 아빠, 사랑한다"고 덤덤히 작별을 고해 주위를 더욱 숙연하게 했다.

형을 한순간에 잃은 고(故) 노태영 소방교의 동생은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성인이 되고 10년이 지나는 동안, 형하고 단둘이서 술 한 잔 마셔보지 못한 게 제일 후회가 된다"며 "나중에 다시 만나게 된다면, 화마가 없는 시원한 곳에서 천천히 술 한 잔을 나누고 싶다.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행복하길 바란다"고 애달픈 마음을 전했다.
생사를 넘나드는 화재 현장을 함께 누볐던 동료 소방관들의 추도사 역시 참석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박 소방경과 동고동락했던 한 동료는 "수동 벨 소리가 나면 가장 먼저 장비를 챙기고, 누군가는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순간에도 먼저 불길 앞으로 나아갔던 사람"이라며 고인을 회상했다.

그는 "우리가 더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 지켜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자책감이 가슴에 남는다"며 "당신이 지키고자 했던 그 자리, 이제 우리가 짊어지고 도민의 생명을 지키겠다. 승원아, 고생 많았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결혼을 앞두고 있던 청년 소방관 노 소방교를 향한 선배의 추도사는 장내를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함께 무거운 장비를 들고 자격증을 준비하며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주었던 든든한 동생이었다.
추도사에 나선 동료는 "결혼을 앞두고 신혼여행지는 어디가 좋을지, 앞으로 어떻게 예쁘게 살지 고민하며 수줍게 웃던 얼굴이 자꾸 떠오른다"며 오열했다.

그는 "다치지 말고 오래오래 같이 근무하자던 평범한 약속 하나 지키지 못한 못난 동생(선배)을 용서해 달라"며 "이제는 뜨거운 화마도, 무거운 장비도 없는 곳에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편히 쉬어라. 네가 사랑했던 소방관의 사명은 남겨진 우리가 짊어지고 가겠다"고 말했다.
망설임 없이 화마 속으로 뛰어들었던 두 영웅. 비록 육신은 곁을 떠났지만, 그들이 남긴 숭고한 용기와 희생의 불꽃은 남겨진 가족과 동료, 그리고 전남도민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꺼지지 않는 별로 남게 됐다.
호남취재본부 이준경 기자 lejkg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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