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오르지 않고도 산을 온전히 만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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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은 어느 산과도 견줄 수 없는, 이름 그대로 '무등(無等)'의 산이다.
그 무등산 자락을 한 바퀴 도는 길이 있다.
들산재를 넘나들던 생활의 길로 500년 넘게 이어져 왔고, 한때는 우마차도 오갔다.
들산재로 오르는 길에는 까시등골과 수락골, 북당골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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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운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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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화제 벚꽃이 흩날리는 각화제, 물빛 위로 문화대교와 도심의 풍경이 겹쳐지며 봄날의 한 장면 |
| ⓒ 문운주 |
그 무등산 자락을 한 바퀴 도는 길이 있다. 이름하여 '무돌길'. 산을 오르지 않고도 산을 온전히 만나는 길, 마을과 숲, 들과 계곡을 잇는 길이다. 걷는다는 것은 결국 풍경을 통과하는 일이 아니라 그 안에 스며드는 일이라는 것을 이 길은 조용히 일러준다.
날씨가 변덕을 부린다. 일교차도 유난히 크다. 11일 아침, 광주 북구 시화마을에서 길을 나섰다. 친구 2명과 함께다. 담양·화순·광주에 걸쳐 있는 무등산을 한 바퀴 돌아보는 여정이다. 총 길이 51.8km에 이르는 무돌길 가운데 이날은 북구 구간 3코스, 싸리길과 조릿대길, 덕령길을 잇는 길을 걷는다.
싸리길은 각화마을 사람들이 싸리를 채취해 바구니와 빗자루를 만들어 팔던 데서 이름이 붙었다. 들산재를 넘나들던 생활의 길로 500년 넘게 이어져 왔고, 한때는 우마차도 오갔다. 그래서 각화마을은 '싸리 생활용품 마을'로 불리기도 했다.
시화문화마을 광주문학관을 지나 제2순환도로 아래를 통과하면 각화제에 닿는다. 농사를 위해 물을 가두어 두던 저수지다. 삶을 위해 쌓아 올린 물길은 세월이 흐르며 쉼의 공간으로 바뀌었다. 세량지와 풍암, 운천처럼 이제는 시민들이 찾는 풍경이 됐다.
각화제 둘레의 데크길에는 물빛과 벚꽃이 어우러진다. 뒤돌아보면 저수지와 다리, 고층 아파트가 겹겹이 쌓여 또 다른 풍경을 만든다. 10여 년 전 이 길이 시골 오솔길처럼 고요했던 기억과는 사뭇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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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벚 햇살에 스며든 산벚꽃 |
| ⓒ 문운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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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싸리길 숲 그늘 아래 피어난 자주괴불주머니 |
| ⓒ 문운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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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까치꽃 길섶에 소담하게 피어난 봄까치꽃 |
| ⓒ 문운주 |
"음복하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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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촌마 등촌마을 초입, 무돌길 조릿대길 안내판이 서 있는 자리. 산과 마을을 잇는 무돌길 2코스 길의 시작점 |
| ⓒ 문운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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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덕령길 무돌길 덕령길 초입, 충장공 김덕령 의병장의 흔적을 따라 걷는 역사와 길의 시작점 |
| ⓒ 문운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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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숭아꽃 봄 햇살을 머금은 복숭아꽃 |
| ⓒ 문운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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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늘밭 숲길 옆으로 이어진 마늘밭, 산과 들이 맞닿은 자리에도 누군가는 심고 고향을 지킨다 |
| ⓒ 문운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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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위 머위는 쌉싸름한 맛을 지닌 봄나물로, 시골에서 흔히 즐겨 먹던 대표적인 계절 음식 |
| ⓒ 문운주 |
각화중학교에서 등촌마을까지 9km, 약 4시간. 2만 2천 보의 걸음 끝에 만난 것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다. 옛사람들의 삶과 길, 그리고 충장공 김덕령의 흔적이었다. 무돌길은 산을 도는 길이지만, 결국 사람과 시간을 만나는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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