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어서 힘없고 지쳐 보였다”…늑구 포획 시도했으나 달아나
대전 동물원(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가 발견돼 소방당국이 포획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늑구 "3~4m옹벽도 뛰어 넘어"
14일 대전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10분과 9시57분쯤 대전시 중구 이사동 야산에서 늑구로 보이는 동물을 봤다는 시민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인근에서 소방에 늑구의 영상을 촬영해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늑구가 발견된 장소는 대전 오월드 동물원에서 직선거리 2㎞가량 떨어진 야산인 것으로 파악됐다. 신고자는 “처음에는 노루인 줄 알았다”라며 “조명을 비춰보니 늑대임을 직감하고 자동차 비상등을 켜고 갓길로 유도했다”고 말했다. 이 신고자는 “그동안 굶어 힘이 없어 지쳐있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늑구는 탈출 직전 닭 2마리를 먹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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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 마셔도 기력 유지"
반면 이날 오전 브리핑에 참가한 청주대 동물보건복지학과 최현명 교수는 "늑구는 높이 3~4m옹벽을 뛰어 넘었고, 달아날때 힘차게 뛰는 것으로 보아 늑구의 건강상태가 좋아 보였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보문산 일대에서 물과 야생동물 사체를 계속 섭취하면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있는 것 같다"라며 "물만 마셔도 기력은 유지된다"라고 진단했다.

소방과 경찰 등 관계 당국은 14일 오전 2시10분쯤 중구 무수동 야산에서 늑구 위치를 파악, 마취총 등 장비를 동원해 출동했다. 늑구를 쫒던 중 오전 5시50분쯤에는 야산 물가에서 100~150m거리를 두고 대치하기도 했다. 마취총을 1발 발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늑구는 포획망 밖으로 벗어났다. 오전 7시28분쯤엔 드론으로도 늑구 포착에 실패했다. 최진호 야생생물협회 전무이사는 "마취총은 사거리가 20~30m인데 명중률이 떨어진다"라며 "늑구가 새벽 3시에 잠들었다가 잠시후 일어나 이동했고 트랩에도 걸리지 않는 등 활동이 기민했다"고 전했다.
소방당국은 "포획은 실패했지만, 늑구가 놀라서 조금씩 이동하는 상태"라며 "늑구가 다른 곳으로 가지 못하게 중구 무수동 일대에 인력 배치해서 인간띠 형성했다"고 밝혔다. 또 경찰 60명을 배치하고 군 드론 열화상과 일반 드론 등 6대를 투입했다.

청주대 최현명 교수는 “늑구가 배고파 지치면 먹이를 찾아 산 정상 쪽보다 힘이 덜 드는 밑으로 내려올 수 있다”라며 “이렇게 되면 텃밭이나 양계장 등에서 일하는 주민에 목격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늑구는 지난 8일 오전 9시15분쯤 대전오월드 사파리 철조망 밑 땅을 파내 탈출했다. 이튿날인 9일 오전 1시 30분쯤 인근 야산에서 움직이는 모습이 열화상카메라에 촬영됐지만, 드론 배터리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놓쳤다. 이때 모습을 마지막으로 엿새째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었다. 몸무게 30kg정도인 늑구는 2024년 1월 태어났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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