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막혀도 먹는다’는 뇨끼, 해산물로 풀어낸 김낙영 셰프의 레시피 [쿠킹]
〈편집자주〉한식의 찌개나 볶음만큼이나, 파스타는 이제 우리 식탁에서도 익숙한 메뉴입니다. 외식은 물론 집밥으로도 자연스럽게 즐기고 있죠. 그중에서도 생면 파스타는 아직은 조금 특별하게 느껴지지만, 전문가의 탄탄한 레시피만 있다면 집에서도 충분히 도전해볼 수 있습니다. 생면 파스타 전문점 ‘카밀로 라자네리아’와 ‘서교난면방’을 운영하며 파스타부터 우리 난면까지 폭넓게 선보이고 있는 김낙영 셰프가 최근 출간한 『파스타 프레스카(더테이블)』에는 그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쿠킹은 이 책 속 레시피 3가지를 골라, 더 맛있고 신선한 생면 파스타의 매력을 3회에 걸쳐 전합니다. 마지막회는 리보르노 스타일 감자 뇨끼와 해산물입니다.
③ 리보르노 스타일 감자 뇨끼와 해산물

이탈리아에는 스트랑굴라프리베테(strangulaprievete)라는 다소 도발적인 별칭을 가진 음식이 있습니다. 직역하면 수도사의 목을 매게 한다는 뜻입니다. 그 맛이 어찌나 뛰어난지, 절제가 미덕인 수도자조차 이성적인 식사를 멈추지 못하고 탐닉하다 결국 목이 메고 말았다는 전설에서 유래한 이름입니다. 이 유혹적인 별칭의 주인공은 바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뇨끼(Gnocchi)입니다.
우리는 보통 뇨끼 하면 포슬포슬한 감자의 질감을 먼저 떠올리지만, 사실 뇨끼의 역사는 감자보다 훨씬 깊습니다. 김낙영 셰프는 고대 로마 시대부터 이어져 온 뇨끼는 아메리카 대륙의 감자가 유럽 전역에 보급되기 전까지, 지금과는 전혀 다른 형태와 재료로 식탁에 올랐을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감자와 뇨끼의 만남은 16세기경 이탈리아 캄파니아 지역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이탈리아의 저명한 푸드 저널리스트 발레리아 마페이(Valeria Maffei)가 미식 전문지 감베로 로쏘에 기고한 내용에 따르면, 소렌토 타소 광장의 한 선술집 요리사가 감자라는 이국적인 식재료에 매료되어 이를 으깨 소량의 밀가루와 섞어본 것이 오늘날 감자 뇨끼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그는 조리 중 반죽이 흩어지지 않도록 돌처럼 작고 둥글게 빚어냈는데, 이때 나무 옹이 혹은 육두구를 뜻하는 이탈리아 방언 노끼오(nocchio)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소렌토에 뇨끼 데이가 존재할 만큼 이탈리아인들의 뇨끼 사랑은 각별합니다. 한국에서도 한때 생면 파스타의 뒤를 이어 뇨끼 전문 바들이 성행하며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았죠. 보통은 크림소스나 버터, 허브를 곁들여 고소하게 즐기는 방식이 익숙하지만, 김낙영 셰프는 볼로냐의 한 식당에서 맛본 해산물 뇨끼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해산물 특유의 깊은 감칠맛이 부드러운 뇨끼와 완벽한 조화를 이뤘기 때문입니다.

김 셰프는 그날의 신선한 충격을 되살려, 마치 리보르노를 여행한 볼로냐 요리사가 추억을 복기하듯 이 요리를 다시 구성했습니다. 그는 “쫀득한 식감을 위해 밀가루를 늘릴 수도 있겠지만, 입안에서 구름처럼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현지의 맛을 재현하고 싶다면 밀가루 사용량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보시길 권한다”며 정통 방식의 묘미를 강조했습니다.
Today`s Recipe 김낙영 셰프의 '리보르노 스타일 감자 뇨끼와 해산물'

"뇨끼 반죽은 만든 직후 바로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상황에 따라 냉장 보관은 2일, 냉동 보관은 최대 1개월까지 가능합니다. 냉동할 때는 먼저 평평한 쟁반에 강력분을 고루 뿌린 뒤, 뇨끼가 서로 달라붙지 않도록 간격을 두어 펼쳐 놓습니다. 그 상태로 한 번 얼린 뒤 지퍼백이나 밀폐 용기에 옮겨 담으면 형태가 뭉쳐지지 않아 보관이 용이합니다.
리보르노 스타일의 해산물 뇨끼엔 피시 스톡(Fish Stock)을 사용하는데요. 피시 스톡은 생선 뼈(500g)에 셀러리(30g), 양파(100g), 월계수잎(5장), 통흑후추(5알), 물(4L)를 넣고 뭉근하게 끓여 만듭니다. 이때 생선 뼈는 수산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서더리(생선을 손질하고 남은 머리, 뼈, 지느러미 등) 한 팩 분량을 활용해도 충분히 훌륭한 맛을 낼 수 있습니다. 완성된 피시 스톡은 식힌 뒤 포션을 나누어 진공 포장해 냉동 보관하고, 사용할 분량만 해동해 사용합니다. "
뇨끼 반죽
재료(8인분) : 생감자(점질 감자) 1kg, 꽃소금 적당량, 강력분 380g, 그라나 파다노 치즈 50g, 한주소금 10g, 달걀 1개 (약 65g), 넛맥 가루 약간
뇨끼 만드는 법
1. 생감자 1kg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한 후 중심부에 칼집을 낸 후, 190℃로 예열된 오븐에
넣고 185℃로 줄여 약 40분간 익힙니다.
2. 한 김 식힌 후 껍질을 제거하고, 굵은 체에 내려 넓게 펼쳐줍니다.
3. 감자 위에 체 친 강력분, 강판에 간 그라나 파다노 치즈, 한주소금을 고르게 뿌리고 잘 풀어둔 달걀을 뿌립니다.
4. 스크래퍼를 이용해 반죽을 잘게 다지듯 골고루 섞다가, 넛멕을 갈아 뿌린 후 다시 섞습니다
5. 날가루가 보이지 않고 모든 재료가 고르게 섞이면 반죽을 한 덩어리로 만듭니다.
6. 반죽을 지름 1㎝ 정도의 원통형으로 만들고 2㎝ 길이로 자릅니다.
7. 반죽 표면에 덧가루(강력분)을 뿌린 후 뇨끼 보드 또는 포크를 이용해 무늬를 만들어 줍니다.
토마토 소스
재료 : 양파 100g, 마늘 20g, 홀 토마토(캔) 800g,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30g, 소금 6g, 설탕 4g, 바질 5g,
토마토 소스 만드는 법
1.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을 두른 팬에 작게 썬 양파와 마늘을 넣고 중불에서 색이 너무 강하게 나지 않게 주의하며 볶습니다.
2. 마늘의 색이 변하기 시작할 때 손으로 가볍게 으깬 홀 토마토를 넣고, 중불을 유지한 채 바닥이 눌어붙지 않도록 저어 줍니다.
3. 끓기 시작하면 분량의 소금과 설탕을 넣고 섞은 후, 생바질을 손으로 찢어 넣고 약 2분간 더 저어 줍니다.
tip 토마토의 산미가 강할 경우에는 설탕을 조금 더 추가하고, 녹을 때까지 고루 섞습니다.
7. 불을 끄고, 팬째로 얼음물에 담가 빠르게 식힙니다.
리보르노 스타일 감자 뇨끼와 해산물
재료(2인분) : 뇨끼 240g, 양파 20g, 셀러리 20g, 대파 20g,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적당량, 마늘 1톨,
생선살 50g, 홍합 8개, 바지락 50g, 새우 50g, 피시 스톡(생선 육수) 120g, 화이트와인 30g, 소금 약간, 후추 약간, 토마토소스 240g, 월계수 잎 2장, 이탈리아 파슬리 적당량
리보르노 스타일 감자 뇨끼와 해산물 만드는 법
1.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가열한 후 마늘을 넣어 향을 내고 팬에서 빼 줍니다.
2. 채 썬 셀러리와 양파, 대파를 넣고 가볍게 볶습니다.
3. 생선살, 해감한 홍합과 바지락, 새우, 피시 스톡을 넣고 살짝 익힙니다.
4. 화이트와인을 넣고 알코올을 불로 날리는 플람베 작업을 한 후, 소금과 후추로 밑간합니다.
5. 피시 스톡을 붓고 뚜껑을 덮어 조개가 입을 열 때까지 익힌 후, 토마토소스, 월계수 잎을 넣고 가열합니다.
6. 끓는 물 4L에 뇨끼를 넣고 중불로 낮춰 뇨끼가 떠오를 때까지 약 2분 30초~3분간 익힙니다.
tip 물이 세게 끓어 대류하지 않도록 유지한 상태에서 익힙니다. 바닥이나 가장자리에서 작은 기포만 올라오는 잔잔한 끓임 상태를 유지하면, 뇨끼가 서로 부딪히거나 형태가 무너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7. 조개가 입을 열고 약 1분이 지나면 조개를 꺼내 접시에 담습니다.
8. 뇨끼가 떠오르면 바로 건져 5에 담습니다.
9. 올리브오일을 한 바퀴 두르고 소스가 적당히 잘 어우러질 때까지 가열한 후 소금으로 간을 맞춥니다.
10. 조개류가 담긴 접시에 담고, 이탈리아 파슬리와 올리브오일을 뿌려 마무리합니다.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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