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적 전쟁 인플레…투자자, 코스피 떠나 미국으로?
예상 하회 美 물가 …3개월 뒤 정상화?
"인플레 리스크서 선진국 증시 기대↑"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물가상승 여파가 실물 경제에 본격 반영되는 가운데 미국의 기초체력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미국은 유가 상승에도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덜 오르며 전쟁 후폭풍이 3개월가량에 그칠 거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에너지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어떤 식으로든 출구전략에 합의할 경우, 상대적으로 맷집이 뛰어난 미국증시 주목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50.25포인트(0.86%) 내린 5808.62에 장을 마쳤다.
지난 주말 미국과 이란의 1차 종전 협상이 성과 없이 종료되자 외국인 및 기관 투자자들이 매도세를 키웠다.
특히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에 맞서 미국이 해당 해협 역봉쇄 카드를 꺼내 들자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보이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는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70%에 달하는 데다 해당 물량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관련 불확실성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협상 타결 기대감을 유지하며 매수세를 키운 덕에 이날 코스피 하락 폭이 크지 않았지만, 전쟁 후폭풍은 서서히 우리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실제로 반도체 호황을 근거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개선을 예상하던 해외 분석기관들이 하나둘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영국 리서치 회사인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지난 10일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0.4%포인트 하향 조정한 1.6%로 수정했다.
에너지 대외 의존도가 높아 중동 사태와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에 크게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프랑스 투자은행(IB) 나틱시스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0.8%포인트 낮춘 1.0%로 제시했다.
특히 한국 포함 아시아 신흥국들이 "중앙은행이 도울 수 없는 스태그플레이션 환경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흥국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확대되는 가운데 선진국, 특히 미국은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쟁 여파로 부담이 늘고 있음에도 시장 예상을 웃도는 경제 지표로 맷집을 과시하고 있는 만큼, 투자자 관심이 증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CPI) 헤드라인은 에너지비 급등 영향으로 지난해 대비 3.3% 올랐지만, 시장 예상치(3.4%)보다는 낮았다.
근원 CPI가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2.6% 상승하며 선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분석 결과, 이번 충격은 헤드라인 CPI에 단기적 교란을 가하지만 실물 경제에 대한 하방 압력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전형적인 공급 측 가격 쇼크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에너지 충격이 CPI 헤드라인 상승을 시작으로 '심리 전이(기대 인플레이션)', '2차 파급(근원 CPI 전이)' 순으로 전개되고 있으나, 관련 파급력과 지속기간이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관련 맥락에서 미국 CPI 헤드라인은 전쟁 여파로 이번 달 4.4% 수준까지 상승한 뒤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인플레이션 후폭풍이 미미할 수 있는 미국 시장에 더 큰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는 셈이다.
백관열 LS증권 연구원은 "중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불가피한 리스크라면 상대적으로 아웃퍼폼을 할 수 있는 국가 및 자산은 신흥국보다 선진국"이라며 "유가 상방 압력이 높을수록 MSCI 선진국 지수가 MSCI 신흥국 지수 대비 이익 모멘텀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익 모멘텀이 증시 성과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신흥국 대비 선진국 증시의 아웃퍼폼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시장이 바라지 않는 미국·이란 최종 협상 불발 및 확전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증시 전반에 대한 선호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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