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걸려 구치소 간 남매…중학생 누나만 엄마 면회 막혀 눈물, 왜 [부모 형벌 나눠 지는 자녀]

임성빈, 오삼권, 김예정 2026. 4. 14.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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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자 부모와의 돌봄 접견에 들어가는 동생과 구치소 앞에서 기다리는 누나의 모습을 표현한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일러스트 제미나이

지난 2024년, 엄마가 수용된 인천구치소를 찾아간 중학생 한주(가명)와 초등학생 한제(가명) 남매는 구치소 문 앞에서 ‘중학생은 들어갈 수 없다’는 통보를 받고 눈물을 흘렸다. 토요일을 맞아 3시간 거리의 전북 군산 집에서부터 어렵게 인천까지 찾아갔지만 “만 13세 이상 아동은 토요 돌봄 접견을 할 수 없다”는 답변에 가로 막혔다. 남매는 간곡하게 사정했지만, 결국 접견에는 결국 열 살 한제만 들어갈 수 있었다. 열다섯 살 한주는 엄마를 만나지 못하고 동생이 나올 때까지 구치소 밖에서 기다려야 했다.

미성년 시기 부모와 떨어져 살아야 하는 수용자 자녀가 약 1만3000명에 달하는 가운데 교정시설 현장에선 여전히 각종 규정과 여건을 이유로 이들 자녀의 접견권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등학생 수용자 자녀가 구속된 부모를 보려면 학교 수업을 빠져야 하기 때문에 주변에 알려질 위험을 감수하거나, 학교에 “체험학습에 간다” 등의 거짓말을 하고 면회를 가야만 하는 상황이다.

청주여자교도소에 설치된 아동친화형 가족접견실 모습. 중앙포토

13일 법무부에 따르면 법무부 교정본부는 지난 2022년부터 매주 토요일 ‘아동 접견의 날’을 운영하고 있다. 당시 정부는 아동 접견의 날 운영의 취지를 “수용자의 19세 미만 미성년 자녀의 정서적 안정과 가족관계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통상 교도소·구치소 등 교정시설 접견 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인데, 학업 때문에 이 시간대 접견할 수 없는 아이들이 많다는 지적에서다.

이에 따라 미성년 자녀 중 13세 미만 아동은 수용시설 내 가림막 등 접촉 차단 시설이 없는 곳에서, 일반 접견보다 더 긴 시간 부모를 만나는 ‘돌봄 접견’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교정시설이 돌봄 접견에 ‘13세 미만’ 규정을 예외 없이 적용하면서, 13세 미만 동생과 13~18세 형제·자매가 접견에 가는 경우 한주·한제 남매처럼 동생만 접견에 들어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13세나 18세나 똑같이 학교에 가야 해 평일 접견이 어려운 건 마찬가지인 상황임에도, 규정은 다르게 적용되는 것이다.

시민사회에선 돌봄 교섭의 ‘13세 미만’ 규정에 합리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수용자 가족 지원 활동을 해온 사단법인 세움의 이경림 대표는 “유엔 아동권리협약에 따르면 모든 아동은 본인이 원할 때 부모를 만날 권리(면접권)가 있다”며 “14세, 15세라도 아직 부모의 돌봄이 필요한 나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정시설 대다수가 주거지역에서 멀리 위치하고 아동이 이동하기 어려운 곳에 있어 학교에 거짓말하고 가는 경우가 많다”며 “면접을 제한하는 규제는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부는 교도관 등 인원이 부족해 아동 돌봄 접견을 늘리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법무부 교정본부는 중앙일보 질의에 대한 서면 답변에서 “교정시설 내 돌봄 접견실과 인력 등이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이런 여건에서 돌봄 접견 대상을 19세 미만으로까지 확대할 경우 오히려 13세 미만 아동의 접견 기회가 줄어들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로써는 돌봄 접견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임성빈·오삼권·김예정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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