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면 탈출하는데, 왜 38년 옥살이 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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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으로 개종하라'는 요구에 '아니요'라 답한 죄로 햇빛조차 보기 힘든 돌탑에 38년간 갇힌 여인이 있다.
18세기 프랑스 칼뱅주의 개신교인 위그노의 대표 인물 중 한 명인 마리 뒤랑(1711∼1776)이다.
'예'라고 답하면 '세상에서 가장 처참한 탑'에서 즉시 벗어날 수 있었지만 뒤랑과 그의 곁을 지킨 위그노 여성은 끝내 그 유혹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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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그노 뒤랑 삶 다룬 뮤지컬 공연
극작가 “인물 ‘성장캐’에 중점 뒀다”

‘가톨릭으로 개종하라’는 요구에 ‘아니요’라 답한 죄로 햇빛조차 보기 힘든 돌탑에 38년간 갇힌 여인이 있다. 18세기 프랑스 칼뱅주의 개신교인 위그노의 대표 인물 중 한 명인 마리 뒤랑(1711∼1776)이다. ‘여성 이단자의 감옥’ 콩스탕스 탑에서 뒤랑은 매일 두 차례 개종 압박을 받았다. 간수들은 포상금을 노리고 배식 때마다 개종을 강요했다. ‘예’라고 답하면 ‘세상에서 가장 처참한 탑’에서 즉시 벗어날 수 있었지만 뒤랑과 그의 곁을 지킨 위그노 여성은 끝내 그 유혹을 거부했다.

광야아트미니스트리(대표 김관영) 20주년 기념으로 선보인 뮤지컬 ‘저항: 찬송이 된 사람들’은 뒤랑의 실화를 다룬 작품이다. ‘더 북: 성경이 된 사람들’에 이어 종교개혁 시리즈 2탄으로 제작진은 프랑스 현지 답사와 프랑스위그노연구소(대표 조병수 전 합동신학대학원대 총장)의 자문을 거쳐 완성했다. 김관영 대표는 최근 서울 강남구 광야아트센터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프랑스 파리에만 위그노 유적지가 1000여곳이나 있고 박해 당시 센강이 위그노의 피로 물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뒤랑 생가에서 본 ‘하나님은 찬송을 받으시라’와 콩스탕스 탑에 새겨진 ‘레지스테’(저항하라는 뜻)란 글귀에 깊은 감명을 받아 이를 작품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극은 열아홉 나이에 탑에 갇힌 뒤랑과 신앙 때문에 가족과 자유를 잃은 여성 수감자들의 일상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생후 6개월 딸을 안고 들어온 베이, 옥중에서 15세로 성장한 카트린느, 뒤랑의 오빠 탓에 사위가 구속됐다고 믿는 마담 소텔 등 실존 인물이 등장한다. 김수경 극작가는 “여성들이 겪었을 심리적 갈등과 육체적 고통, 개종과 타협의 유혹 등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며 “특히 뒤랑을 영웅이 아닌 현대인의 삶과 신앙에 모범을 보여주는 인물로 보여주는 ‘성장캐’로 표현하려 했다”고 했다. 뒤랑 역의 이재경은 “일상의 두려움과 유혹 가운데 진리 안에 머무르고자 하는 마음으로 작품에 임했다”고 말했다.
극에는 구약성경 시편을 가사로 활용한 곡이 등장한다. 실제 위그노들도 시편 찬양으로 신앙을 고백하며 모진 핍박을 견뎠다. 오루피나 연출가는 “기도와 묵상이 삶인 위그노를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선 극적이고 과도한 표현보다는 이들의 일상인 시편을 편안하게 녹여내는 게 관건이라고 봤다”며 작품 속 곡들이 예배 현장에서도 활용되길 바란다고 했다. 지난 10일 첫 공연을 시작한 작품은 종교개혁일인 오는 10월 31일까지 광야아트센터에서 이어진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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