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두려워하지 마"…'41세 최고령 MVP' 한선수가 후배들에게 전하는 조언 [현장 일문일답]

유준상 기자 2026. 4. 13. 22:0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광장동, 유준상 기자)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의 베테랑 세터 한선수가 3년 만에 MVP의 영예를 다시 안았다.

한선수는 13일 서울 광진구의 그랜드 워커힐 호텔 비스타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시상식에서 남자부 정규리그 MVP를 받았다. 기자단 투표에서 34표 중 15표를 얻어 정지석(대한항공, 11표),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즈(등록명 레오·현대캐피탈, 5표) 등을 제쳤다.

이로써 한선수는 2022-2023시즌 이후 3년 만에 MVP를 차지했다. 3년 전 자신이 세운 최고령 MVP 수상 기록을 갈아치웠다.

V-리그에서 두 차례 이상 MVP를 받은 건 한선수가 역대 5번째다. 역대 최다 수상자는 레오(4회)다. 가빈 슈미트(등록명 가빈), 문성민, 정지석이 두 차례씩 MVP를 수상했다.

1985년생인 한선수는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대한항공의 2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프로에 입성한 뒤 10년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리그 최정상급 기량을 뽐내는 중이다.

한선수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세트당 평균 10.468개의 세트를 기록, 이 부문 6위에 올랐다. 정규리그에 이어 챔피언결정전에서 동료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팀이 통합 우승을 달성하는 데 팀을 보탰다.

지난해 11월 21일 남자부 2라운드 OK저축은행과의 홈경기에서는 의미 있는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만9959세트를 기록한 한선수는 41세트를 추가, V-리그 역대 1호 2만 세트를 만들었다.

시상식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한선수는 "만약 (팀 동료인) (정)지석이가 부상 없이 정규리그를 다 뛰었다면 MVP를 받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어려운 일들이 많았지만, 마지막에는 우승도 하고 상도 받고 행복한 시즌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30대 중반 이후에도 기량을 뽐내고 있는 건 팀원들 덕분이라는 게 한선수의 이야기다. 한선수는 "함께한 팀원이 많다. 오랫동안 같이 했다. 그 선수들도 젊은 게 아니라 경력이 쌓이고 노하우가 생기고 베테랑이 돼 가고 있다. 팀이 계속 챔피언결정전에 오를 수 있는 강한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젊은 선수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한선수는 "실패와 경험이 가장 큰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젊은 선수들도 그냥 그런 실패나 이런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안 되는 걸 계속 해보고 멈추지 말고 끝까지 하다 보면 자신의 것이 생긴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다음은 한선수와의 일문일답.

-세터가 정규시즌 MVP를 받는 데 쉽지 않은데, 벌써 두 번째 MVP 수상이다. 소감이 어떤가.
▲만약 (정)지석이가 부상 없이 정규리그를 다 뛰었다면 MVP를 받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지석이가 챔피언 결정전에서 MVP를 받았으니까 '나도 한 번 욕심을 내볼까'라고 생각하긴 했는데, 받게 될 줄은 몰랐다. 경사가 났다. 어려운 일들이 많았지만, 마지막에는 우승도 하고 상도 받고 행복한 시즌인 것 같다.

-2023년에 최고령 MVP를 받았는데, 3년이 지나서 또 받은 소감은.

▲지금은 솔직히 몸을 만들고 매 경기를 소화하느라 정신이 없는데, 그때보다 지금이 더 값진 것 같다. 내 몸 관리를 해야 하고 경기를 준비해야 하고 그런 건 있는데, 그때보다 지금이 더 값진 것 같다. 젊은 선수들과 계속 함께하고 있지만, 함께한다는 것에 뭔가 좀 희열을 느낀다. 선수들이 떨어지면 안 된다는 강인한 정신을 내게 불어넣는 것 같다. 그래서 더 값지고 행복한 것 같다.

-무대 위에서 시상 소감을 말할 때 계약 기간이 1년 남았으니까 더 열심히 해보겠다고 했는데, 그 이후의 계획이 있나.

▲아직 계획을 세우진 않았다. 나이도 많고 계약 기간이 내년까지이긴 하지만, 1년 1년에 올인하는 나이다. 내년만 바라보고 가는 것 같다. 끝나면 그 다음을 바라보는 스타일이라서 내년만 바라보고 갈 것 같다.

-처음으로 우승을 경험한 게 34세였고, 올해 한국 나이로 42세다. 8년간 6번 우승한 건데, 30대 중반 이후로 전성기 누릴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이라고 보나.

▲함께한 팀원이 많다. 오랫동안 같이 했다. 그 선수들도 젊은 게 아니라 경력이 쌓이고 노하우가 생기고 베테랑이 돼 가고 있다. 팀이 계속 챔피언결정전에 오를 수 있는 강한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젊었을 때는 몸은 좋았지만, 이런 경험은 많지 않았다. 우승하면서 경험이 조금씩 쌓인 것 같다. 챔피언결정전은 지든 이기든 선수에게는 큰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챔피언결정전에 오르고 싶은 선수도 엄청 많고 다른 구단도 1년 동안 다 준비하지만, 못 오르는 구단도 있다. 챔피언결정전에 가지 못하고 은퇴하는 선수도 있다. 그만큼 챔피언결정전이 어려운데, 그런 무대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큰 경험이고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성장을 딛고 지금의 한선수가 있지 않을까 싶다.

-2010-2011시즌 챔피언결정전 4전 전패도 도움이 됐다고 보는가.

▲압도적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고 챔피언결정전에 가서 0-4로 졌는데, 그것도 큰 성장이었다. 그런 실패와 경험이 가장 큰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젊은 선수들도 그냥 그런 실패나 이런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안 되는 걸 계속 해보고 멈추지 말고 끝까지 하다 보면 자신의 것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무대 위에서 황승빈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내려왔는데, 이유는.

▲(황)승빈이가 젊을 때 대한항공에서 보조 세터로 있었는데, 그때 승빈이와 항상 잘 어울리고 잘 지냈다. 승빈이는 의욕이 넘친다. 그때 계속 주전으로 있었지만, 승빈이는 경기 뛰고 싶은 욕심과 해내고 싶은 욕심이 많은 선수였다. 승빈이가 다른 팀에 간다면 주전 세터로 뛸 선수라고 생각했다. 그때보다 더 성장하면서 지금 주전 세터가 됐다. 이렇게 챔피언결정전에서 패하면서 좌절을 겪었을 때 승빈이는 더 성장할 것이다.

-황승빈이 이제는 (한선수에 대해) 코트 위에서 적이라고 하는데, 바라봤을 때 어떤 감정인가.

▲승빈이도 이제 어린 선수가 아니고 고참에 속하는 선수라서 나도 똑같이 그렇게 생각해주는 게 차라리 내가 더 고마운 것이다. 코트에서는 싸워야 하기 때문에 적으로만 생각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서로 지지 않으려고 한다. 

-한국 배구의 미래는 어떤 것 같나.

▲지금 젊은 세터들이 다 미래인데, 그것에 대해서 좀 더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다. 뭔가를 배우려고 하고 정체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

-비시즌에 진행되는 아시아선수권대회는 올림픽 직행 티켓 걸려 있어 중요하다. 태극마크에 애착이 있는 선수인데, 제안이 온다면 태극마크를 달 의향이 있나.

▲난 항상 변함없이 얘기하는데, 난 대표팀에서 필요하면 언제든지 간다고 했다. 이제 좋은 세터들이 많다. 젊은 세터도 많다. 내가 진짜 도움이 되고 뽑히면 그 상황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대표팀은 항상 자긍심을 갖고 내가 어릴 때부터 목표했던 게 대표 선수다. 그건 선수들이 더 자긍심을 갖고 대표팀에 뽑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난 대표팀에서 정말 많이 성장했다.

-좋은 세터가 되려면 필요한 게 무엇인가.

▲토스를 잘하는 건 당연히 기본이다.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자신의 감정에 흔들리지 않는 것, 냉정한 플레이를 해야 한다.

-본인만의 비결이 있나.

▲성격이 좀 좋지 않다. 고집도 있고 하나를 가면 끝까지 가는 성격이기도 하다. 요즘 딸을 키우고 젊은 선수들과 배구하면서 많이 바뀌긴 했는데, 그래서 젊은 선수들에게도 생각하지 말고 계속 직진하라고, 멈추지 말라고 조언한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Copyright © 엑스포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