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스토킹 압색 영장 나왔는데… 인스타, 5달 뒤 “자료제공 불가”

임송수 2026. 4. 13.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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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여성 A씨는 2023년부터 약 1년6개월 동안 영문도 모른 채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서 익명 계정을 통한 스토킹으로 고통받다가 우여곡절 끝에 범인을 특정해 현재 소송 중이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외국계 소셜미디어 운영사들이 계정 제공 등 수사 협조에 소극적으로 나오면서 이들 소셜미디어에서 벌어지는 사이버 스토킹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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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칭 계정 만들고 협박 메시지 보내
외국 플랫폼 비협조로 규명 못해
경찰은 검거 건수 등 통계조차 없어


30대 여성 A씨는 2023년부터 약 1년6개월 동안 영문도 모른 채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서 익명 계정을 통한 스토킹으로 고통받다가 우여곡절 끝에 범인을 특정해 현재 소송 중이다. 경찰 수사를 거쳐 알게 된 스토킹 범인은 전 남자친구의 연인인 20대 여성 B씨였다. B씨는 카카오톡 익명 계정으로 A씨에게 일방적으로 연락해 협박을 일삼거나 음란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에 A씨 전화번호를 무단 유포하기도 했다. 재판에 넘겨진 B씨에게 법원은 약식명령으로 벌금 300만원을 부과했다.

그러나 인스타그램을 통한 스토킹은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A씨를 사칭한 계정은 A씨 주변 인물들을 팔로우하고, 다이렉트메시지(DM)를 통해 A씨에게 ‘네가 한 짓들을 10배 갚아주겠다’ 등의 협박성 메시지를 보냈다. A씨는 다른 스토킹과 마찬가지로 B씨가 범인이라고 의심했지만,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 측의 비협조로 범죄 사실을 규명하지 못했다. 지난해 6월 사칭 계정 가입자의 정보를 받기 위한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됐지만, 인스타그램은 5개월 뒤에야 “임의협조를 통한 자료 제공이 불가능하다”고 회신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외국계 소셜미디어 운영사들이 계정 제공 등 수사 협조에 소극적으로 나오면서 이들 소셜미디어에서 벌어지는 사이버 스토킹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일선 수사 현장에서 수사관이 고소인에게 ‘(메타 측의) 협조가 어려워 수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미리 말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수사가 까다로운 건 메타의 운영 정책과 관련이 있다. 메타는 계정이 삭제되면 관련 정보를 즉시 모두 삭제한다. 이 때문에 범죄 혐의 계정에 대한 영장을 청구해도 계정이 삭제되면 실익이 없게 된다. 카카오톡이 계정을 탈퇴하더라도 90일 뒤 로그 기록 등이 삭제돼 신고 시점에 따라 계정주 특정이 가능한 것과는 대비된다. 일선서의 한 경찰관은 13일 “국내 플랫폼은 수사 협조가 잘되지만 해외 기업 본사들은 (국내 기업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오래 걸려 수사에 차질이 생길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은 사이버 스토킹 현황 파악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다. 사이버 스토킹 발생 및 검거 건수 관련 공식 통계는 2020년을 끝으로 집계되지 않고 있다. 2021년 스토킹 처벌 수위를 강화한 스토킹처벌법 제정에 따라 경찰 내부에서도 조직 개편을 했는데 그 이후 통계 관리 주체가 모호해진 데 따른 영향이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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