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집 구했다” 부산 북갑 출마 공식화…‘3파전’ 벌어지나

무소속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얼마 전 부산 북구 만덕에 집을 구했다”며 사실상 부산 북갑 출마를 공식화했다.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를 51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국민의힘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 한 전 대표가 북갑에서 3파전을 치를 가능성이 커졌다.
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사 소식을 전한 뒤 “하교하는 중학생들과 만났던 조용하고 살기 좋은 곳”이라며 “부산 시민을 위해 살겠다”고 적었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월 14일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뒤 부산 등판 가능성을 꾸준히 시사해왔다. 지난달 7일과 14일 북구 구포시장과 사직 야구장을 각각 찾았고, 이달 8일엔 국민의힘 북갑 당협위원장인 서병수 전 의원과도 만났다.
한 전 대표 측은 “보궐선거에선 관할 지역구로 주소지를 이전하는 게 의무가 아니다”며 “배수진의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했다. 한 전 대표는 한때 주호영 의원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 출마 가능성도 거론됐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서 공천 배제(컷오프)된 주 의원이 대구시장 무소속 출마를 망설이자 방향을 틀었다.
북갑은 전재수 의원이 지난 9일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확정되며 자리가 비게 됐다. 전 의원은 이달 30일 전까지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이미 밝힌 상태다. 한 전 대표는 전 의원의 사퇴로 보궐선거가 확정되면 공식 출마 선언을 할 방침이다. 한 친한계 의원은 “김영삼(YS) 전 대통령 이후 부산의 거목으로 불리는 정치인이 없었던 만큼 보수 재건을 위한 뜻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친한계 초선 의원도 “한 전 대표는 ‘낙동강 벨트’인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을 사수하는 선봉장 역할을 맡는다”고 했다.

한 전 대표가 무소속 등판하면서 북갑 선거는 ‘3파전’ 구도가 됐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3파전으로는 민주당을 이길 수 없다”는 부산 지역의 김도읍 의원과 일부 친한계의 북갑 무공천 요구에 대해 “수권 정당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박성훈 수석대변인)이라고 이미 여러 차례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후보로는 윤석열 정부 초대 국가보훈부 장관을 지낸 박민식 전 의원이 유력하다. 그는 통화에서 “출마할 테면 얼마든지 하라. (한 전 대표에 대해) 서울에서 보는 것과 현지에서 느끼는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며 “나는 끝까지 갈 것“이라고 했다. 3자 구도로 끝까지 경쟁해 승리하겠다는 뜻이다. 박 전 장관은 전 의원과 이곳(분구 전 북-강서갑 포함)에서 맞대결해 2승 2패를 했었다.

민주당은 하정우 수석의 차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지난 12일 “하 수석의 출마 가능성이 8부 능선이 넘었다”고 했다. 정청래 대표는 이번 주 하 수석을 만나 출마를 요청할 계획이다.
최근 부산 지역의 3파전은 2024년 4·10 총선 때 수영에서 벌어졌다. 당시 장예찬 전 여의도연구원장이 국민의힘 후보가 됐다가 공천이 취소되자 무소속 출마를 택해 국민의힘 정연욱 후보(50.33%), 유동철 민주당 후보(40.47%), 장예찬 후보(9.18%)가 경쟁해 결국 정 후보가 승리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는 “양당 경쟁 구도에서는 무소속 한동훈이 보수 표를 결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반면 부산의 친한계 의원은 “국민의힘이 여당이던 때와 지금은 선거 지형이 천양지차”라며 “‘윤 어게인’ 강성 보수로만 흐르는 국민의힘에 비해 개혁 보수 성향이 강한 부산에서 한 전 대표의 강점이 더 부각될 수 있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한 전 대표와 박민식 전 장관의 초반 여론조사 결과가 중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수 표심이 초반에 어디로 쏠리느냐에 따라 3파전의 지속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는 얘기다. 영남 중진 의원은 “표심이 비등하다면 경쟁 구도가 불이 붙겠지만 한 쪽으로 기운다면 결국 2파전으로 좁혀질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3자 구도가 계속되면 보수 단일화 요구가 커질 것”이라며 “그때 지지율이 누가 높을지, 누가 더 버틸 수 있을지에 따라 구도가 정해질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계파 갈등 고조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장동혁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 당 인사가 아닌 정치인에 대해 지지 발언을 하거나 공천에 대해 얘기를 하는 것은 명백한 해당 행위”라고 강조했다. 반면 친한계 의원은 “장 대표 개인적 주장에 불과할 뿐”이라며 “한 전 대표가 출마하면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김규태·양수민 기자 kim.gyut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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