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구형에 임성근 눈물 사과... 채해병 어머니 "처벌 안되면 못산다"

김화빈 2026. 4. 1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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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근 등 결심공판] 임 전 사단장 측 "현장 중대장이 수중수색의 기점" 무죄 선고 호소

[김화빈 기자]

▲ 영장실질심사 받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2025년 10월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 이정민
"채해병의 명복을 빌며 (고인의) 부모님과 유족께 진심을 담아 죄송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다."

13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 523호 법정. 채해병 사망사건 피고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사건 발생 1000일 만에 울먹이며 사과했다. 유족이 법정에서 엄벌을 호소하고 채해병 특검(특별검사 이명현)이 징역 5년을 구형한 뒤 나온 발언이었다.

임 전 사단장의 눈물 사과에도 유족 반응은 차가웠다. 채해병 어머니 하아무개씨는 재판 막바지에 손을 든 뒤 발언 기회를 얻자마자 "(채해병 직속 중대장인) 장수만 전 중대장 말고는 한 사람도 자발적으로 와서 사과한 사람이 없다"라며 "특히 저 임 전 사단장은 자기 회피만 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씨는 거듭 "임 전 사단장은 처벌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저히 못 산다"라며 "(재판장님) 꼭 그렇게 해달라"라고 호소했다. 이후 하씨는 재판이 끝난 뒤 복도에서 특검보들을 기다렸고, 이들의 두 손을 부여잡고 "고맙다"라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특검 "임성근, 증거인멸 책임회피... 책임 하급자에 돌려"
 2023년 7월 19일 오전 경북 예천군 호명면서 수색하던 해병대원 1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가운데 해병대 전우들이 침울한 표정으로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 부장판사)는 이날 채해병 사망과 관련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를 받는 임성근 전 사단장(소장), 박상현 전 여단장(대령), 최진규 전 포11대대장(중령), 이용민 전 포7대대장(중령), 장수만 전 제7포병대대 본부중대장(대위)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선 특검의 구형과 피고인들의 최후진술이 이뤄졌다.

특검은 "군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비극의 재발을 막기 위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며 임 전 사단장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김숙정 특검보의 구형 의견이다.

"군에서는 (상급) 지휘관의 한 마디가 명령으로 인식되므로 민간의 어떤 관리자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막강하며, 그 (막강한) 권한 만큼 책임이 따르는 게 당연한 이치다. 국방부 훈령에 의하면 '군인의 길은 지휘관을 핵심으로 생사를 같이' 하며, 군 수칙 또한 '나는 나의 행동에 책임을 지며, 조국이 나를 보호하고 있음을 확신한다'고 돼 있다. 그러나 피고인(임성근)은 그 다짐을 지키지 않았다. 생사도 함께 하지 않았고, (병사를) 보호하지도 않았다. (자신의) 행동에 책임도 지지 않았다."

김 특검보는 "임 전 사단장은 수중수색 상황을 언론 보도를 통해 인식했음에도 묵인·방치했고, 사고 이후에는 수사 정보를 수집하며 증거 인멸과 책임 회피로 일관했다"라며 "가장 큰 권한을 행사하고도 그 책임은 하급자에게 돌리는 태도는 죄질이 매우 무겁다"라고 말했다.

이어 "임 전 사단장은 가장 큰 권한을 가진 지휘자로서 상부(합참) 단편명령을 위반해 (채해병이 순직한) 작전을 실질적으로 통제·지시했다"라며 "(그는) 안전보다 적극·공세적 수색을 강조하고, 포병대대를 특정해 반복 질책함으로써 (수중수색으로 이어지는데) 영향을 미쳤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모든 (해병대) 간부와 대원들이 임 전 사단장의 무리한 현장 지원, 불명확한 지시, 공세적 수색 압박을 (이 순직사건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하며 '사단장에 가장 큰 책임 있다'고 진술함에도 (임 전 사단장은 단편명령에 따라 작전통제권을 이양해) 법적 책임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임성근 변호인 이완규 변호사 "허리까지 들어가라 지시한 적 없다"

반면 이완규 변호사(임 전 사단장 변호인, 윤석열 정부 법제처장 출신)는 "무죄 선고"를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 변호사는 "이 사건 발생은 장 전 중대장이 중대원들로 하여금 허리까지 들어가서 수중수색을 하게 해 위험에 빠뜨리게 한 게 원인이고 그게 현실화하여 사고가 발생했다"라며 "장 전 중대장을 기점으로 '허리까지 (중대원들을) 침수하게 한' 원인을 찾으면 된다"라고 반박했다.

이 변호사는 "(무엇보다) 임 전 사단장은 장병들에게 '허리까지 들어가'라고 지시한 사실이 없음에도 오랫동안 언론을 통해 (본인이) 그런 지시를 한 것처럼 보도되며 많은 멸시를 받았다"라고 주장했다. 또 "임 전사단장은 주의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없고, 임 전 사단장 행위와 인과관계를 입증할 증거 등도 없다"라고 덧붙였다.

임 전 사단장은 최후진술에서 "이번 구속기간 사랑하는 아버님을 하늘나라로 보내드렸는데, 그 슬픔은 어떤 것으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라며 "하물며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채해병 부모님의 큰 슬픔은 그 어떤 것으로도 위로가 되지 않겠으나 다시 한번 채해병의 명복을 빌겠다. 유족께 진심을 담아 죄송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다"라며 울먹였다.

그러면서 "제가 '안전 장구도 갖춰주지 않고 채해병을 수중에 들어가게 해 수색하라고 지시했다'는 등의 왜곡된 사실을 접하며 이를 밝히고자 하면서 많은 분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라며 "부하들과 채해병의 부모님 마음까지 아프게 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했다.

특검, 임 전 사단장 외 지휘관들도 실형 구형
 박상현 전 해병대 제1사단 제7여단장이 2024년 7월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 관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있다. 앞줄 오른쪽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 남소연
특검은 박 전 여단장과 최 전 대대장에 대해 각각 금고 2년 6개월을 구형했다. 이 전 대대장 금고 1년 6개월, 장 전 중대장 금고 1년을 구형했다.

김 특검보는 "이 사건 작전을 총괄 지휘해야 할 박 전 여단장은 실효적인 안전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임 전 사단장의) 무리한 지시를 그대로 전달하고 안전통제 등을 실시해야 했음에도 이를 소홀히 했다"라며 "그럼에도 지휘권자로서의 책임을 부인한 채 '(채해병이 순직한) 포병부대만 일탈했다'며 책임을 전가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라고 했다.

김 특검보는 최 전 대대장에 대해 "상부로부터 명시적으로 승인받지 않고 '허리까지 들어간다'고 입수한계를 확정해 전파해 위험성을 확대한 책임이 매우 무겁다"라고 말했다.

혐의를 인정한 이 전 대대장과 장 전 중대장에 대해서도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하나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라며 "안전통제 실시 의무가 있음에도 현장통제를 소홀히 함으로써 결과 발생에 중요한 원인을 제공했다"라고 했다.

1심 판결은 내달 8일 오전 10시에 선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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