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그단스크, 쇼팽 그리고 민주주의자... 대통령의 폴란드 총리 환영사
[이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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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과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공식 방한 환영 오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2026.4.13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
| ⓒ 연합뉴스 |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한국을 공식 방문 중인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 환영 오찬에서 읊은 김광균 시인의 '추일서정'의 한 구절이다. "엄혹했던 일제강점기 시절에 조선의 시인 김광균은 조국의 현실을 폴란드 도룬(토룬) 시의 가을 하늘에 빗대어 노래한 것"이란 설명과 함께였다. 폴란드 중부의 토룬 시 역시 나치 독일에 점령돼 구시가지가 포로수용소로 활용됐던 아픈 역사를 가진 곳이다.
'추일서정'만이 아니었다. 이 대통령은 폴란드의 민주화를 추동한 자유노조 운동의 근거지 그단스크(Gdansk) 조선소와 폴란드의 대표적인 음악가 쇼팽을 환영사에 담으면서 이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양국의 교류·협력을 하나의 역사적 관계로 묶어냈다.
"1980년대 폴란드의 그단스크, 우리 때 그다니스크라 불렀는데..."
이 대통령은 "(한국과 폴란드 모두) 외세의 침략에 끊임없이 저항하고 민족의 자긍심과 문화를 당당히 지켜내고 국난을 딛고 민주화와 경제 성장을 동시에 이뤄냈다"며 그단스크 조선소에서 시작됐던 '연대노조 운동'을 거론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1980년대 폴란드의 그단스크, 우리 때 그다니스크라고 불렀는데. 그단스크 조선소에서 시작된 연대노조운동은 대륙을 넘어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에 전해진 희망의 등불이었다"고 했다.
이어 "1990년대 폴란드가 시자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대우, LG 등 한국 기업들이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고 이는 폴란드의 경제 성장에 중요한 한 축이 됐다"며 사실상 폴란드의 민주화와 경제 성장 모두 한국과 연결돼 서로에게 영향을 끼쳤다고 평했다.
쇼팽은 양국 국민의 문화적 교감을 상징했다. 이 대통령은 "그가 고향을 그리워하며 남겼던 슬픔의 선율은 오늘도 수많은 한국 국민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며 "세계 최고 권위의 쇼팽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조성진씨는 이제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음악가 중 한 사람이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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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 공식 방한 환영 오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2026.4.13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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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추일서정·그단스크·쇼팽을 넘어서는 다음 단계의 협력 관계를 쌓아가자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처럼 깊은 우정 위에 쌓아올린 우리 양국의 협력 관계는 불확실한 세계 정세를 맞이하여 방산과 인프라 등 전략적 분야의 협력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면서 "방산 협력은 단순히 무기를 수출하는 일이 아니다. 국가의 안보를 다른 나라에 맡길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강한 신뢰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양국의 방산 협력이 단순한 무기 수출입이 아니라 폴란드 내 공동생산, 기술이전, 교육훈련 등 호혜적 협력에 기반하고 있음을 강조한 것.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우수한 무기 체계는 폴란드의 무기로 진화해서 유럽 시장이라는 큰 무대를 향해서 뻗어가고 있다"며 "유럽이 방산 역량을 강화하는 추세에 맞물려 양국 간 방산 협력이 폴란드의 국방력 그리고 방위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길에 함께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용주의 철학' 그리고 '민주주의자'라는 점에서 투스크 총리와 공통점이 있다고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국민들의 삶을 우선하는 우리 양국 정상들의 확고한 의지가 있기 때문에 양국의 협력이야말로 우리 양국의 공동 번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총리님이나 저나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고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있는 민주주의자라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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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최 공식 방한 환영 오찬에서 답사하고 있다. 2026.4.13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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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그는 "비슷한 연대기와 비슷한 가치를 공유한다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이 대통령이 12.3 내란 당시 보여준 모습에 찬사를 보냈다.
이에 대해 투스크 총리는 "대통령께서 민주주의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셨는지 잘 알고 있다"며 "특히나 1년 전에 대통령께서 직접 보여주셨던 그 용기는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고, 저한테도 많은 영감을 가져다준 계기였다"고 말했다.
투스크 총리는 이와 함께 "우리는 동일한 이해 관계뿐만 아니라 동일한 가치관을 갖고 미래를 함께 향해 나아갈 수 있다"며 "다음에는 바르샤바에서 같이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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