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같다” “대통령도 음주운전”…선거판 달구는 ‘혼돈의 쇼츠’

여성국, 김규태 2026. 4. 1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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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가 임박하면서 여야 후보들의 부적절한 발언이 담긴 ‘숏폼(짧은 동영상)’이 선거판의 돌발 변수가 되고 있다. 유권자 비하, 전과 옹호 등 정제되지 않은 언행이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확산해 논란을 빚으면서다.

논란에 불을 지핀 건 양승조 전 충남지사의 발언을 담은 유튜브 쇼츠였다. 양 전 지사는 지난달 26일 충남 논산 딸기 축제 현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경선 유세를 펼쳤다. 이 영상에서 양 전 지사는 축제를 방문한 시민들에게 “민주당을 도와달라”, “서울에서 오셨냐”고 말을 걸었다.

양승조 전 충남도지사가 지난 2월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광역단체장 후보 면접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 전 지사는 유세를 하고 지나칠 때 한 시민이 “민주당 아니에요. 민주당 때문에 안 돼”라고 말하자, 몇 걸음 뒤 혼잣말로 “아이고, 돌아이구나”라고 중얼거렸다. 이 장면은 양 전 지사의 유튜브 채널(양승조TV)에 중계됐고, 이후 지역 언론과 각종 채널에서 쇼츠로 확산했다.

논란이 커지자 양 전 지사는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민주당 아니에요’, ‘민주당 때문에 안돼’라는 대답이 불법 계엄과 내란을 일으킨 세력, 윤어게인 세력에 대한 지지로 느껴졌다”며 “감정이 앞서 혼잣말로 비속어를 사용했다”고 적었다. 이어 “비록 혼잣말이었어도 비속어 사용은 잘못된 것이다. 서울에서 온 관광객분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했다.

지난 11일 민주당 안산시장 예비후보 정견 발표회를 담은 쇼츠도 유권자의 반발을 샀다. 이 자리에서 천영미 민주당 예비후보는 경쟁 후보 측을 향해 “저 음주 전과 한 번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전과가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안 찍었느냐”고 했다. 이어 “그런 부분 조심해주시고 정중하게 사과해달라”고 했다. 각종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퍼진 이 영상의 댓글엔 “잘못한 사람이 큰소리친다”, “적반하장”이란 반응이 이어졌다. 현장 상황을 잘 아는 민주당 관계자는 “천 후보가 상대 후보의 네거티브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나왔다”며 “현장에선 잘 정리가 됐는데, 상대 후보 측이 SNS에 올린 영상이 논란을 키워 아쉽다”고 했다.

천영미 민주당 안산시장 예비후보 쇼츠. 유튜브 캡쳐


국민의힘에선 ‘윤 어게인’ 옹호와 지역 비하 발언이 논란이 됐다. 윤갑근 국민의힘 충북지사 예비후보는 지난 7일 강성 유튜버 고성국씨 유튜브 방송에 나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옹호하며 “네이밍을 윤 어게인이 아니라 자유 민주 어게인, 보수 어게인, 이렇게 붙여도 될 가치 지향적인 개념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으로 활동한 윤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은 윤 어게인 세력을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동지들이라 생각하고 있다”고도 했다.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당 지도부를 향한 발언이 문제가 됐다. 주 의원은 지난 9일 한 유튜브 방송에서 장동혁 대표를 향해 “세월호 선장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배가 기울어 침수가 시작됐는데 그냥 배에만 남아 있으라고 한 세월호 선장이 있었다”며 “우리 당 지금 상태가 똑같다”고 해 당 안팎에서 비판을 받았다.

지난 7일 유튜버 고성국씨 방송에 나온 윤갑근 국민의힘 충북지사 예비후보. 유튜브 캡쳐


지역 감정을 자극하는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앞서 주 의원과 김영환 충북지사는 지난달 컷오프 직후 페이스북에 이정현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을 향해 “호남 출신이 대구 정서를 얼마나 아냐”, “충북 선거를 왜 지역 정서를 전라도 출신 공관위원장이 좌지우지하냐”고 적었다.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막말 논란의 원인으로 정치 담론의 하향 평준화와 정치적 양극화를 지목한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막말 논란은 낮아진 정치 수준 세태를 반영한다”며 “선거 막판에는 말로 승부가 갈리는 경우도 있다. 유권자를 무섭게 생각하고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반면 이선우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과거엔 후보들의 말실수·설화로 중도층 이탈이 많이 됐지만, 요즘은 정치적 양극화 심화로 본선 변수가 될 가능성은 작아졌다”고 했다.

여성국·김규태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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