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안 가겠다”는 서울 택시 기사들…‘포상금 헌터’에 떤다
서울 택시 기사들이 경기 김포에서 잇따르는 ‘타 사업구역 택시의 김포시 관내 불법영업행위’ 신고에 김포행 운행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김포시의 신고 포상금 제도를 노린 일부 김포 택시 기사들이 다른 지역 택시를 상대로 무차별적인 신고를 남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13일 서울개인택시조합에 따르면 김포시에 접수된 서울 택시 사업구역 외 영업 관련 신고는 2024년 572건(일반 299건, 개인 273건)에서 지난해 10월 기준 1142건(일반 541건, 개인 601건)으로 크게 늘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라 택시가 등록된 사업구역이나 업무범위를 벗어나 영업할 경우, 각 지자체는 과징금 부과부터 면허 취소까지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다. 그런데 조합에 따르면 접수된 신고 중 대부분은 전기차 충전을 위한 정차나 화장실 이용 등에 해당해 행정처분 대상에 해당하지 않았다.
기사들은 신고가 접수될 때마다 소명을 위해 법인 사무실을 찾거나 지자체에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이 경우 운행을 중단해야 해 사실상 영업을 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벌어진다. 서울 강서구 택시 기사인 최모(61)씨는 “집이 김포라 ‘빈 차’를 켜놓고 동네를 돌아다닐 때가 많은데 4차례나 신고당했다”며 “대부분 소명해 행정처분을 받지는 않았지만, 영업을 못 해 타격이 컸다”고 말했다.
김포 운행 때마다 신고가 접수되니 기사들 사이에서는 “김포를 가지 말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 택시 기사 송모(75)씨도 “서울 말고 다른 지역에 손님을 모시고 가는 경우가 많은데, 유독 김포에서만 신고가 접수된다”며 “신고 때문에 영업을 못 하니 (기사들 사이에서는) 아예 김포를 가지 말자고 말할 정도”라고 토로했다.
포상금 받기 위해 무차별 신고

서울개인택시조합 관계자는 “포상금과 더불어 다른 지역 택시에 대한 개인적인 악감정이 섞여 무차별 신고를 접수하는 것 같다”며 “다른 지역에서도 사업구역 외 영업 신고가 접수되긴 하지만, 김포시처럼 포상급을 지급하는 지자체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택시 기사들의 불만이 커지자 서울개인택시조합은 지난 1월 김포시에 “포상금 사냥 식의 악의적인 신고가 근절되지 않는다면 김포시행 운행 자제를 권고할 수밖에 없다”며 “상생하는 교통 문화를 위해 조속한 조치를 부탁한다”고 협조 공문을 보냈다.
김포시, 신고포장제 정비 예고
이에 김포시는 지난달 관련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을 담은 조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김포시는 “신고포상제는 상습적·은폐된 불법행위를 시민의 참여로 적발하기 위한 보완수단”이라며 “포상금 지급을 전제로 경미한 사항까지 반복된 신고가 이어지고 있어 제도 본래의 취지에 벗어나 포상금 지급대상의 위반행위에 대해 정비하고자 한다”고 입법 취지를 밝혔다.
김포시 관계자는 “해당 문제를 인지하고, 개선책을 발 빠르게 마련하고 있다”며 “신고를 많이 하는 분들께 직접 연락해 경미한 사항에는 자제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변민철 기자 byun.min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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