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돌아온 '유미의세포들3'... '시즌3의 저주' 깰까
[양형석 기자]
지난 1986년과 1987년에 개봉한 오우삼 감독의 액선 누아르 <영웅본색1, 2>는 홍콩은 물론 아시아 전역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영웅본색>은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고 주윤발을 비롯해 적룡, 고 장국영 등은 남학생들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오우삼 감독이 아닌 서극 감독이 연출한 <영웅본색3>는 마크(주윤발 분)가 송자호(적룡 분)를 만나기 10년 전 이야기를 다루며 흥행에 실패했다.
2001년에 개봉해 서울에서만 122만 관객을 동원했던 윤제균 감독의 <두사부일체>는 2003년 주인공 계두식(정준호 분)이 교생이 됐다는 설정의 속편 <투사부일체>로 전국 610만 관객을 모으며 전편을 능가하는 흥행성적을 기록했다(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하지만 제작진과 배우가 교체되고 배경도 학교에서 직장으로 옮긴 3편 <상사부일체>는 2007년에 개봉해 94만 관객에 그치며 흥행 실패했다.
<반지의 제왕>이나 <다크나이트>처럼 '3부작 트릴로지'로 기획된 시리즈가 아니면 3개의 시즌까지 이어지는 작품들은 내용이 진부해지고 힘이 빠질 수 밖에 없다. 이는 한국 드라마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13일 티빙과 tvN의 월화드라마로 선보이는 이 작품은 오랜 고질병이었던 '시즌3의 저주'를 깨려고 한다. 지난 2022년 시즌2가 나온 이후 4년 만에 시즌3로 돌아오는 김고은 주연의 <유미의 세포들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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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오징어게임>도 시즌3가 시리즈 중 가장 부진한(?)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
| ⓒ 넷플릭스 |
지난 2016년에 방송돼 27.6%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낭만닥터 김사부>는 2020년 서현진과 유연석, 양세종 등이 하차하고 이성경과 안효섭, 소주연이 합류한 시즌2도 27.1%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닐슨코리아 시청률 기준). 하지만 2023년 시즌2의 주역들에 이경영, 이신영, 이홍내 등 새로운 배우들이 합류한 시즌3는 높은 화제성에도 최고 시청률 16.8%를 기록하며 앞선 두 시즌의 성적에 미치지 못했다.
<아내의 유혹>, <왔다 장보리> 등을 집필한 김순옥 작가가 각본을 쓴 <펜트하우스>는 2020년에 방송된 시즌1이 28.8%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월화드라마로 편성됐던 <펜트하우스>는 더 많은 시청자들을 확보할 수 있는 금토드라마로 자리를 옮긴 시즌2에서 29.2%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두 달 만에 다시 편성된 <펜트하우스3>는 방영 기간 내내 한 번도 시청률 20%를 넘지 못했다.
2021년 <펜트하우스> 시즌2와 3 사이에 편성된 <모범택시>는 배우 교체의 악재에도 16%의 최고시청률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그리고 2023년에 방송된 시즌2에서는 지상파 3사 미니시리즈 중 최초로 시청률 20%를 돌파하면서 21%의 최고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작년 연말과 올해 초에 걸쳐 방송된 <모범택시3>는 높은 화제성에도 최고 시청률 14.2%를 기록하며 시리즈 중 가장 낮은 시청률에 머물렀다.
'시즌3의 저주'는 역대 넷플릭스에서 가장 성공한 드라마로 꼽히는 천하의 <오징어 게임>도 피해가지 못했다. 2021년 26억5200만 시간의 누적 시청 시간을 기록한 <오징어게임1>은 시즌2, 3를 동시에 제작한 후 2024년 연말과 2025년 6월 시즌2와 시즌3를 차례로 공개했다(넷플릭스 TOP10 집계 기준). 하지만 <오징어게임>은 시즌2가 19억2600만 시간, 시즌3가 14억5800만 시간으로 갈수록 성적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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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미의 세포들3>는 김유미 역의 김고은(오른쪽)을 제외한 주요 캐릭터들이 대거 교체됐다. |
| ⓒ <유미의 세포들3> 홈페이지 |
<유미의 세포들>이 4년 만에 시즌3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결정적인 비결은 역시 시즌1,2의 주인공이었던 김고은이 다시 한 번 김유미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사실 <유미의 세포들> 시즌1이 공개될 때만 해도 김고은은 드라마 <더 킹: 영원의 군주> 부진 이후 상승세가 한 풀 꺾여 있었다. 하지만 <유미의 세포들>에서 밝은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또래 시청자들의 많은 시랑을 받았고 2024년 영화 <파묘>로 '천만 배우'가 됐다.
사실 남 부럽지 않은 스타 배우로 성장한 김고은에게 <유미의 세포들3>는 굳이 무리해서 출연하지 않아도 되는 드라마였다. 하지만 김고은은 자신의 데뷔 첫 단독 주연작이었던 <유미의 세포들>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고 넷플릭스 드라마 <자백의 대가> 촬영을 끝낸 후 <유미의 세포들3>에 합류했다. 애초에 김고은이 하차했다면 <유미의 세포들> 시즌3는 제작 여부가 불투명했을 것이다.
<유미의 세포들3>에는 남자 주인공 구웅 역의 안보현을 비롯해 박진영, 신예은 등이 출연하지 않는다. 유미의 직장 후배 이루비 역의 이유비 역시 특별 출연으로 짧게 등장할 예정이다. 따라서 <킹더랜드>와 <옥씨부인전>, <레이디 두아> 등에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신예 김재원이 새 남자 주인공 신순록 역으로 안보현의 자리를 얼마나 잘 메워줄지 지켜 보는 것도 <유미의 세포들3>의 감상 포인트다.
<유미의 세포들3>는 앞선 두 시즌과 마찬가지로 OTT 서비스 티빙에서 매주 월요일 오후 6시에 두 편 씩 선공개된 후 월요일과 화요일 밤에 tvN을 통해 TV로 방영된다. 열혈 시청자들은 OTT를 통해 먼저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시청률 경쟁에서는 불리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유미의 세포들3>가 '시즌3의 저주'를 깨고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다면 향후 시즌제 드라마의 제작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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