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 한은 "가상자산거래소에도 '서킷 브레이커' 필요"

김유리 2026. 4. 1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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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거래소가 직원의 입력 오류를 사전에 인지하고 통제할 '이중확인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량주문 등 이상거래를 차단하거나, 가상자산 가격의 급격한 변동이 발생하는 경우 거래를 중지시킬 수 있는 한국거래소의 '서킷 브레이커' 등과 같은 시스템적 장치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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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025년도 지급결제보고서 발간
"입력 오류 사전 인지·통제할 이중확인 시스템 갖춰야"

가상자산거래소가 직원의 입력 오류를 사전에 인지하고 통제할 '이중확인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량주문 등 이상거래를 차단하거나 가상자산 가격의 급격한 변동이 발생하는 경우 거래를 중지시킬 수 있는 한국거래소의 '서킷 브레이커' 등과 같은 시스템적 장치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 강남구 빗썸 라운지. 연합뉴스

13일 한국은행은 '2025년도 지급결제보고서' 내 '빗썸거래소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 자료를 통해 "빗썸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의 일차적 원인은 지급 단위를 잘못 입력한 실수지만, 핵심 원인은 이런 운영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한 내부통제 장치가 없었던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지난 2월6일 빗썸이 고객에게 이벤트 당첨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직원 실수로 지급 단위가 원화가 아닌 비트코인으로 잘못 입력됐다. 이로 인해 62만원 상당의 비트코인 대신 62만비트코인(약 60조원 상당)이 지급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비트코인을 오지급받은 일부 고객이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매도하면서 빗썸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일시적으로 9800만원에서 8100만원 수준까지 급락했다. 이로 인해 여타 이용자가 패닉셀, 자동손절(stop-loss) 등으로 저가에 비트코인을 매도하거나 비트코인을 담보로 실현된 대출이 강제 청산 당하는 등 약 10억원 규모의 피해를 봤다.

이번 사고로 빗썸 내부 장부상 비트코인이 증가한 것일 뿐 빗썸이 블록체인상 실제로 보유한 비트코인 총량에는 변화가 없었다. 이에 따라 고객이 시장에 매도한 비트코인 수량(1788개)만큼 내부 장부와 실제 보유 수량이 불일치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빗썸은 외부 거래소(바이낸스 등)에서 추가로 비트코인을 매입했다.

자료는 "상급자 결재나 내부감시부서 등의 확인 없이 담당자가 비트코인 등을 지급할 수 있었고, 내부 장부와 실제 블록체인 지갑 잔고 간 대조를 하루에 한 차례만 실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거래소가 실제로 보유한 비트코인을 초과해 장부상에 생성하고 이를 실제 거래할 수 있는 구조적 취약성이 내재해 있었다"고 지적했다.

사고 발생 인지까지 20분, 거래소 대응까지 추가로 20분이 소요돼 오지급된 비트코인이 매도되는 이상거래를 탐지하거나 막지 못한 것도 피해를 확산시켰다는 분석이다. 이상거래로 인한 시장가격의 급변에 대응하는 장치가 부재했던 것도 사태를 키운 원인이었다고 자료는 짚었다. 빗썸은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운영하고 있었으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으며, 실무자가 이벤트 대상 테스트 계정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사고를 인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자료는 "현재 가상자산업계는 기존 제도권 금융회사에 비해 내부통제장치가 미흡하고 규제 강도가 낮다"며 "다른 가상자산거래소에서도 유사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관련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거래소가 고객에게 현금 또는 가상자산 지급 시 직원의 입력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시스템적으로 사전에 인지하고 통제할 수 있는 이중확인 시스템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자료는 "거래소의 가상자산 내부 장부와 블록체인상 잔고 간의 정합성이 실시간·자동으로 확인될 수 있도록 하고, 인적 오류에 의한 오지급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IT시스템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량주문 등 이상거래를 차단하거나, 가상자산 가격의 급격한 변동이 발생하는 경우 거래를 중지시킬 수 있는 한국거래소의 서킷 브레이커 등과 같은 시스템적 장치 도입도 검토 해야 한다고 봤다. 자료는 "현재 정부와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디지털자산기본법(가칭) 제정 시 이런 사항을 법령에 반영해 가상자산거래소 운영의 안전성과 투명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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