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데이터센터 금지 물결 확산하나…메인주 첫 통과 앞둬
샌더스 등 美 곳곳에서 법안 발의
전기요금 우려…업계는 "지역 경제 성장 기여"
미국에서 주(州) 정부 최초로 데이터센터 설립 금지법이 마련된다. 대형 데이터센터 건설을 2027년까지 금지하는 법안이다. 데이터센터들이 들어서면서 전기요금이 올라가자 설립 시기를 늦추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미 민주당 소속 멜라니 삭스 메인주 의원은 올해 초 새로운 대형 데이터센터 건설을 일시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매체는 메인주에서 해당 법안이 몇 주 내 통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인주에서는 2027년까지 못 지어"
이 법안은 2027년까지 신규 데이터센터 설립을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기간에 주 에너지·환경 규제 당국이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대한 규제 기준을 마련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이 법은 민주당이 다수를 이루고 있는 하원을 통과했다. 공화당 의원 6명도 찬성하는 등 초당적 지지를 받았다. 주 상원은 아직 법안 표결을 진행하지 않았으나, 재닛 밀스 주지사가 법안 지지를 선언하는 등 통과가 확실시되고 있다.
데이터센터 설립 확대에 우려하는 것은 메인주만이 아니다. 뉴욕, 사우스캐롤라이나, 오클라호마, 버몬트 등 다른 주에서도 유사한 일시 금지 조치에 동참하고 있다. 카운티나 시 차원에서도 수십건의 금지 조치가 나왔다. 일부 지역에서는 데이터센터의 전기·용수 사용량, 사용료, 지역 사회에 공개해야 하는 정보 범위 등을 규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달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하원의원은 관련 규제를 마련하기까지 미 전역에서 신규 AI 데이터센터 건설과 확장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AI 데이터센터 모라토리엄' 법안을 공동 발의하기도 했다.
초당파 연구기관인 데이터센터 워치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140개 이상의 지역 단체들이 약 1년 동안 600억달러가 넘는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투자를 저지하거나 지연시켰다.
공화당 소속 스티븐 롱 하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이 문제는 정당을 넘어서는 문제"라며 "최근 몇 년간 상황이 너무 빠르게 변했다는 점이 주된 원인이라 생각한다. 공공 정책이 이러한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
데이터센터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지역민들의 반발도 커졌다. 데이터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라 불릴 만큼 전력 소모량이 많기에 이로 인한 전기 요금 인상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 민주당 소속 에이미 로더 메인주 의원에 따르면 메인주를 비롯한 여러 주에서 데이터센터 설립 유예안 발의의 주요 동기로 전기 요금 인상 우려를 꼽았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의 전기 요금은 전년 동월 대비 6.7% 상승했다. 특히 워싱턴D.C.의 경우에는 같은 기간 전기 요금이 23% 올랐다. 주요 외신들은 데이터센터 가동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데이터센터는 AI와 기타 컴퓨팅을 구동하기 위해 막대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가계 에너지 비용이 높아진다는 우려가 커지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에 전력 비용 부담을 요구하며 '전기요금 납부자 보호 서약'을 체결하게 했다.
CNN은 지역 주민에게 관련 사항을 공유하지 않은 채 비밀스럽고 빠르게 추진하는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대한 반감도 크다고 짚었다. 데이터센터 연구자인 제이슨 벡필드 하버드대 교수는 "주 의원들이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속도, 규모, 불투명성에 반응하고 있다"며 "이 분야(데이터센터)에는 강한 비밀주의 문화가 있어서 일반 주민들과 그들이 선출한 대표들이 상황을 따라잡는 것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관련 업계는 데이터센터 확산이 지역 경제 성장에 기여한다는 입장이다. 빅테크와 데이터센터 개발 업체를 대표하는 데이터센터 연합은 성명을 통해 "데이터센터 산업은 일자리 창출, 투자 유치, 세수 증대 등 지역사회와 주에 상당한 이익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데이터센터 맵에 따르면 미국 50개 주에 걸쳐 4146개의 데이터센터가 있다. 582개의 데이터센터가 있는 버지니아주는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 밀집 지역이며, 텍사스주에는 436개, 캘리포니아에는 289개가 있다. 빅테크들과 트럼프 행정부가 인공지능(AI) 선두주자로 만들기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AI 개발 토대가 되는 초대형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가 급증하게 됐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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