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해상 '맞불 봉쇄' 돌입…일촉즉발 호르무즈(종합)

이현우 2026. 4. 1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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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모든 항구 해상교통 봉쇄"
국제유가 4거래일만 100달러선
A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종전협상이 지난 11일(현지시간) 결렬된 직후, 미국이 이란 내 전체 항구에 대한 봉쇄 조치에 나섰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을 막아선 것보다 더 광범위하고 강력한 제재 조치다. 수출입 항 전체를 봉쇄해 경제를 고사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란은 전쟁 자금줄이 끊기게 되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일촉즉발의 상황 속에 국제유가는 다시 100달러선으로 치솟았다. 맞불 봉쇄작전이 장기전으로 이어질 경우,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美 중부사령부 "이란 항구 모든 해상교통 봉쇄"
로이터연합뉴스

중동지역을 관할 중인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12일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포고에 따라 미 동부시간 기준 13일 오전 10시(한국시간 13일 오후 11시)부터 이란 항구를 출입하는 모든 해상 교통에 대한 봉쇄조치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이번 봉쇄는 아라비아만과 오만만을 접한 이란의 모든 항구와 연안을 출입하는 모든 국가의 선박에 공평하게 시행할 것"이라며 "이란 항구를 출발지나 목적지로 하지 않는 선박은 항행의 자유를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행하는 모든 선박의 봉쇄절차를 시작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종전협상이 결렬되자 보복성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이란 측 협상단을 이끌었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은 SNS인 엑스(X)를 통해 "현재 미국 소비자들은 곧 4~5달러의 휘발유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군사적 전면전, 경제제재, 정치적 압박 속에서도 굴복하지 않았다. 오히려 적들이 얼마나 절망적인 상태인지 전세계에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협상 결렬에 맞불 봉쇄작전…이란 돈줄 차단 노리나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이란의 전체 항구에 대한 역봉쇄에 나선 것은 전쟁 자금줄을 완전히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CNN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과의 교전이 시작된 지난달 28일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일부 선박에 대해 200만달러(약 30억원) 규모의 통행료를 받았다. 또 전쟁기간 하루 평균 185만배럴의 원유를 주요 항구를 통해 수출하며 전쟁자금을 챙겨왔다.

미국이 해상을 봉쇄하게 되면 이란 경제는 고사할 가능성이 높다. CNN은 "이란은 개전 이후 대부분의 함선이 미군의 공격으로 침몰돼 미 해군의 해상봉쇄를 저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미 해군은 이달 초까지 이란 함선 150여척을 침몰시켰다고 밝혔으며, 이는 이란이 개전 이전 보유한 함선의 90%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다만 이란의 반격 출구가 모두 막히게 되는 것은 아니다. 이란 주요 항구가 해안선과 매우 가까운 좁은 해협들로 구성돼, 무인기(드론) 및 소형 자폭 고속정의 공격이 이어질 수 있다. 워싱턴연구소의 이란 전문가인 파르진 나디미 선임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여전히 기동성이 뛰어난 고속정의 60% 이상을 온전한 상태로 보유하고 있다"며 "이곳에서의 작전은 이란 해군이 전멸됐음에도 드론, 고속정, 기뢰 등에 여전히 취약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다시 100달러선 올라온 국제유가…맞불봉쇄 장기화 우려
AFP연합뉴스

미국의 역봉쇄 발표에 국제유가는 다시 급등해 배럴당 100달러선으로 올라섰다. 12일 미국 동부시간 오후 7시40분(한국시간 13일 오전 9시40분)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인도분은 전장대비 8.33% 오른 배럴당 104.21달러에,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8% 상승한 102.8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선으로 올라선 것은 4거래일만이다.

맞불 봉쇄가 장기화 할 경우 원유 수급 불안 가중에 세계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시장 분석 전문가인 로리 존스턴 코모디티 컨텍스트 설립자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현재까지 1300만배럴, 즉 세계 시장의 약 12%에 해당하는 원유 공급량이 줄어들었는데 미국이 이란 원유수출까지 완전히 차단하면 200만배럴이 추가로 감소할 것"이라며 "이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계 경제에 추가적인 비용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미국의 일방적인 이란 전역에 대한 해상봉쇄 조치가 국제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BBC는 미국 법률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번과 같은 일방적인 해안봉쇄는 국제 해상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며 "휴전 중인 상황에서 군사적으로 강제 해상봉쇄에 나서는 것이 현재 휴전 협의도 위반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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