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가고 직장인 왔다"…바이브 코딩이 바꾼 교육 현장[무너진 코딩 성벽]③
정보통신업 취업자 수 감소세
"제조업체 직원 대상 AI 관련 교육하기도"
편집자주
말로 아이디어를 설명하면 인공지능(AI)이 코드를 작성해주는 '바이브 코딩' 시대다. 개발자 직업이 인기를 끌면서 코딩 열풍이 불던 지난 10년과 비교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누구든 코딩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됐지만 관련업계 취업은 더 어려워졌고 보안 문제도 심각해졌다. 급격히 진행된 개발 패러다임 전환은 우리 실생활을 어떻게 바꿔놓고 있을까. 아시아경제는 바이브 코딩이 바꿔 놓은 산업 전환의 현장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코딩 교육 업계가 죽어가고 있다."
기업에서 프로그램 개발자 채용을 우대하던 2021년부터 코딩 교육 업체를 운영해온 연시완(36·남) 스타트업코드 대표는 인공지능(AI)과 대화하면서 프로그래밍을 하는 '바이브 코딩' 등장에 코딩 교육업계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창업 당시인 2021년은 고연봉을 준다는 말에 누구나 개발자가 되려고 했고 코딩 교육 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나던 시기였다. "코딩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도 부트캠프 수개월이면 개발자로 취업이 가능하다"는 문구를 어디서든 볼 수 있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AI의 바이브 코딩 성능은 뛰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실제 구현이 되면 개발 현장에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한적은 있지만 이렇게까지 개발자가 직접 코드를 작성하는 게 필요 없는 시대가 올 지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연 대표는 "개발자 채용이 계속 줄어드는 추세이고, 채용하더라도 신규보다는 경력을 선호하는 경향"이라며 "확실히 코딩 교육 업계가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 개발자 수요는 한 풀 꺾였다. '정보통신업'의 취업자 수는 지난해 2월 116만1000명으로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경제활동인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해당 업종의 취업자 수는 올해 1월과 2월 모두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만1000명, 4만2000명 감소했다. 오픈AI의 생성형 AI 모델 '챗GPT 4.5'와 'o3', 앤스로픽의 생성형 AI 모델 '클로드 오퍼스4'와 '클로드 소넷4' 등 바이브 코딩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AI 모델이 연이어 나오던 시기와 겹친다.
코딩 교육 업계 '직격탄'…정부 지원 초점도 'AI'
코딩 교육 기업들은 폐업 직전에 몰리거나 다른 살 길을 모색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1세대 부트캠프'로 불리던 IT 교육 업체 '코드스테이츠'는 2022년 기준 매출액 360억원을 기록하는 등 가파르게 성장했지만, 개발자 취업 시장이 얼어붙는 동시에 무자격 강사 논란까지 발생하면서 가라앉기 시작했다. 한때 274명에 달하던 임직원 수는 구조조정 등을 거쳐 38명으로 감소했다. IT 교육 업체 '팀스파르타'는 지난해 10월 교육 프로그램 '스파르타 코딩 클럽'의 명칭을 '스파르타 클럽'으로 변경하는 등 이른바 '코딩 지우기'에 들어갔다.
연 대표도 코딩에 중점을 뒀던 교육 초점을 AI로 전환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바이브 코딩으로 인해 프로그래밍 비전공자들도 애플리케이션 등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판단, 비전공자들을 대상으로 한 바이브 코딩 등 AI 관련 교육으로 눈을 돌렸다.
연 대표는 직원 2명과 함께 지난 3년 간 수정한 적 없는 교재 내용도 새롭게 바꾸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AI 관련 개념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주변 개발자들에게 주로 쓰는 AI 도구와 업황 등을 물어보면서 교재 내용을 수정하고 있다. 연 대표는 지난해 9월 경기 시흥시에 위치한 제조업체로 가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AI 관련 교육을 하기도 했다. 교육 대상이 개발자를 준비하던 '취준생'에서 '직장인'으로 변했다. 연 대표는 "예전보다 개발자 지망생은 줄었지만 AI에 관심 가지는 직장인 또는 창업자들이 교육 프로그램을 찾고 있다"며 "민간과 공공 영역 모두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에 맞춰 AI 활용 교육 상품을 만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정부의 지원도 '코딩 교육'에서 'AI 교육'으로 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K-디지털 트레이닝'의 훈련 실시 인원은 지난해 4만7699명을 기록했다. 2021년 1만263명을 시작으로 2022년 2만2394명, 2023년 3만1922명, 2024년 3만7628명 등으로 참여자 수는 줄지 않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기본적인 코딩 교육보다는 AI 활용 등으로 초점을 맞추는 건 사실"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AI 활용 인력을 많이 늘리려는 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취준생 대신 직장인 만나는 코딩 교육 업체…"미래 예측 어렵다"
앞으로는 코딩 등 IT 교육 업계는 어떻게 될까. 연 대표는 "솔직히 예상이 어렵다"고 말을 꺼냈다.
"반년 전 주목받던 기술이 지금은 쓰지 않을 정도로 기술 변화가 빨라요. 이만큼의 기술 변동기가 없습니다. AI가 성숙해지고 발전 속도도 안정을 찾으면 교육 업계의 방향도 명확하지 않을까요?"
관련기사: ①"개발자 회의는 이렇게 바뀌었습니다"…바이브 코딩 전성시대
②바이브 코딩 2시간…기자도 만드는 투자성향 분석 사이트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이은서 기자 lib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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