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환율·고금리에 대한 효과적 대책 시급 [서지용의 금융 톡톡]
금리 상승 부담은 정부의 금리인하요구권 강화와 가산금리 통제를 통해 완화
통화·금융정책의 역할 분리와 조화를 통해 물가, 환율, 금리 안정 추진

최근 국내 경제는 다시 ‘신(新) 3고’의 파고에 휩싸였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 불안이 이어지면서 물가상승 압력은 좀처럼 꺾이지 않는다.
기대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시장금리는 상승 기조이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따른 달러 강세와 미국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한국의 기준금리는 높은 수준의 고환율을 고착화시켰다.
고환율은 수입물가 상승을 초래하는 등 다시 고물가 상승압력의 악순환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세가지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국내에서는 내수시장을 위축시키는 소비부진을 초래하고 있다.
높은 물가, 원화 약세, 대출 이자 부담이라는 삼중고가 가계 및 기업의 여건을 동시에 짓누르고 있다.
문제는 시장이 고금리 체제에 이미 적응하고 있음에도, 한국은행(한은)의 기준금리는 여전히 완화적 수준에서 동결을 반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시장금리는 정책금리를 선행하며 상승하고 있고, 은행채 금리와 국채 금리는 이미 ‘고금리 시대’를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한은의 기준금리는 최근 2.50%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묶인 채, 실질금리 측면에서 물가 대비 마이너스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는 통화정책의 중립 수준이 명확히 왜곡된 상태이며, 결과적으로 원화가치 약세를 고착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한은의 금리동결은 단순한 ‘경기 부진’ 고려라기보다, 금융부담 증대에 따른 사회적 파급을 우려한 방어적 판단으로 읽힌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의 ‘금리동결’은 고물가·고환율 하에서 오히려 금융 안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
시장금리와 기준금리 간의 괴리, 그리고 낮은 기준금리 수준은 자본 유출과 환율 불안을 초래한다.
기준금리가 낮게 억제될수록 달러 자산으로의 쏠림이 커지고, 원화의 약세는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다시 물가를 자극한다. 결과적으로 ‘3고’는 낮은 기준금리와 무관치 않다.
고물가 시대에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차주의 부담을 확대 시킨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하지만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급등하는 현 상황은 ‘기준금리’ 때문이라기보다 ‘가산금리’ 구조 때문이다.
이는 금융기관들이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이자이익 보전을 위한 전략으로 가산금리를 인상하면서 발생한 것이다.
이 문제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이 아니라 정부의 ‘금리인하요구권 강화’ 및 ‘은행 가산금리 통제 메커니즘’ 구축을 통해 관리돼야 한다.
특히, 기존의 대출총량규제 기반 스트레스 테스트(STR: Stress Test Regulation)는 단순히 ‘대출 공급 규모를 제한’한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
이제는 차주의 실제 상환능력에 기반한 스트레스 DSR(Debt Service Ratio)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즉, 정부는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거시건전성(macro-prudential) 제도개선을 통해 차주의 이자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한은이 담당해야 할 영역은 ‘기준금리의 조정’이다. 개별 차주의 금융비용 통제는 금융감독과 정책의 영역이다.
결국, 기준금리를 동결한 채 정부가 무리하게 시장금리를 안정시키려 한다면, 장기적으로 통화정책의 신뢰는 손상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기준금리의 인상 검토를 통해 왜곡된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원화 가치 방어와 외국자본 유출 최소화, 기대인플레이션의 억제라는 3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2025년 하반기 이후 비교적 높은 수준의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며, 명목금리보다 실질금리를 중시하는 정책으로 전환했다.
즉, 금리 인하 기대를 억제함으로써 물가안정 목표를 우선시했고, 이는 달러 강세를 통해 글로벌 자본 흐름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마찬가지로 금리 인하 시점을 뒤로 미루면서, 인플레이션 기대가 확실히 꺾이기 전까지는 통화정책 완화를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오히려 초저금리에서 벗어나 점진적 정상화에 착수했다. 이들 선진국 중앙은행의 공통점은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사이의 신호 정합성 회복’이다.
금리가 단순히 물가억제 수단이라기보다, 경제 주체들에게 ‘통화 당국의 확고한 의지’를 전달하는 정책 신호로 작용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한국은 ‘신3고’의 구조적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통화정책 정상화를 검토해야 한다.
시장금리와 기준금리 간 왜곡을 줄이고 원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최소 0.25~0.5%포인트의 점진적 인상은 불가피하다.
다만, 금리 상승으로 인한 차주 부담 증가는 정부의 역할로 관리해야 한다.
즉,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금리인하요구권 강화, 은행 가산금리 인상 제한, 그리고 대출 총량규제 중심의 STR 대신 상환능력 기반의 스트레스 DSR 도입이 병행돼야 한다.
이러한 조치가 통화정책과 금융정책의 역할을 분리하면서도 서로 보완해 시장 신뢰를 회복시키고, 물가·환율·금리를 안정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글/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jyseo@smu.ac.kr/rmjiseo@hanmail.net)
※외부 필진 칼럼입니다.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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