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오거스타]오거스타의 神은 매킬로이를 또 점지했다…24년만의 마스터스 2연패 달성(종합)
4대 메이저 최고액 상금 450만 달러 획득
임성재·김시우, 각각 46위와 47위에 그쳐

‘명인열전’ 마스터스(총상금 2250만 달러) 주간이 되면 미국 조지아주 인구 20만 명의 소도시 오거스타의 낮은 전 세계에서 몰려든 골프팬들로 도시 전체가 들썩인다.
하지만 오거스타 내셔널GC(이하 ANGC)가 가장 아름다워지는 골든 아워(오후 5시~7시 사이)를 지나 밤이 되면 도시는 정적만 흐르고 하늘엔 금방이라도 쏟아질듯 별들만 초롱초롱 빛난다. 마치 ANGC의 신들이 마스터스 그린재킷 주인을 점지하기 위해 열띤 격론을 벌이는 듯하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우승하면 2021~2022년 타이거 우즈(미국) 이후 24년만의 백투백 우승, 캐머런 영(미국)이 정상 등극에 성공하면 올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과 마스터스를 동시에 석권하는 ‘사우스이스턴 더블’ 달성이다.
‘영포티’의 상징 저스틴 로즈(영국)의 우승으로 막을 내리면 작년에 매킬로이에게 당한 연장전 패배를 설욕하며 20전21기로 생애 첫 그린 재킷을 입게 된다. 그리고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4타 차 역전승에 성공하면 2년만의 타이틀 탈환이다. 누가 우승해도 또 한편의 서사가 완성되는 상황이다.
12일(현지시간) 90번째 대회 그린 재킷 주인공을 가리기 위한 마지막 4라운드가 펼쳐졌다. 매킬로이와 영이 1타 차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했다. 리더보드 상단을 차지했던 선수들이 전반 9홀을 마쳤을 때만도 오리무중의 팽팽한 접전이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챔피언을 결정하는 것은 인간의 영역처럼 보였다. 아니었다. 그들은 신들이 전날 밤 작성한 시나리오 대로 움직일 뿐이었다.
최대 승부처인 ‘아멘 코너(11번~13번 홀)를 지나면서 신들이 정한 챔피언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10번 홀(파4)까지 2타 차 선두를 내달리던 로즈가 11번(파4)과 12번 홀(파3) 연속 보기로 선두에서 내려왔다.

그 자리를 매킬로이가 꿰차면서다. 4번 홀(파3) 더블보기, 6번 홀(파3) 보기로 선두 자리를 내주었던 매킬로이는 7번(파4)과 8번 홀(파5) 연속 버디, 그리고 12번 홀에서 1타를 더 줄여 공동 2위권의 추격을 2타 차이로 벌렸다.
로즈는 13번 홀(파5)에서 투온에 성공해 이글 기회를 잡았으나 3퍼트로 파에 그쳐 스스로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기회를 잡은 매킬로이는 13번 홀(파5)에서 1타를 더 줄여 2위권과의 간격을 3타 차이로 더 벌렸다.
앞서서 경기를 펼친 셰플러와 로즈가 각각 16번 홀(파3)과 15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2타 차이로 추격했으나 거기까지였다.
17번 홀(파4) 셰플러의 버디 퍼트가 홀 바로 옆에 멈춰 서면서, 그리고 로즈가 같은 홀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사실상 승부는 마침표를 찍었다.
승기를 잡은 매킬로이는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티샷이 오른쪽 숲으로 들어가 위기를 맞았으나 보기로 막아 와이어투와이어로 대회 2연패(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를 완성했다.
1965~1966년 잭 니클라우스(미국), 1989~1990년 닉 팔도(영국), 2001~2022년 우즈에 이어 마스터스 역사상 통산 네 번째다.
매킬로이는 우승 직후 클럽하우스 챔피언 룸에서 가진 프레드 리들리 ANGC 회장과 인터뷰에서 “그린 재킷 얻기 위해 17년을 기다렸는데, 이렇게 두 번 연속으로 입게 되다니 정말 믿기지 않는다”라며 “그동안 이 대회에서 포기하지 않고 버텨온 시간들이 비로소 보상받기 시작한 것 같다. 끝까지 잘 버텨내어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승부의 원동력은 12번과 13번 홀 연속 버디였다”며 “초반에 9언더파로 내려 왔을 때 ‘14언더만 되면 우승 기회가 오겠다’고 생각했는데 18번 홀 티박스에 섰을 때는 2타차인 13언더파로도 충분했다”며 긴박했던 순간을 뒤돌아 보았다.
시즌 첫 승을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장식한 매킬로이는 상금 450만 달러(약 66억 8475만 원)를 획득했다.

이날 보기없이 버디만 4개를 솎아내 4타를 줄인 셰플러가 2위(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에 입상했다. 준우승 상금은 243만 달러(약 36억 976만 5000원).
티렐 하튼(영국)이 LIV골프 선수로는 최고 성적인 공동 3위(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로 대회를 마쳤다. 러셀 헨리, 영, 로즈도 공동 3위의 성적표를 받아 쥐었다.
임성재와 김시우는 각각 46위(최종합계 3오버파 291타)와 47위(최종합계 4오버파 292타)로 대회를 마쳤다.
‘레전드’ 프레드 커플스(미국)는 1라운드 때 리더보드를 보며 캐디 마크 채니에게 “로리(매킬로이)는 작년 이후로 여기서 다시는 지지 않을지도 모르겠어”라고 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으로 마스터스 우승에 대한 부담이 더 이상은 없으리라 예상하고 했던 커플스의 예언은 당분간 적중할 것으로 보인다.
오거스타(미 조지아주)=정대균골프선임기자(golf5601@kmib.co.kr)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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