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레버리지 ETF 명가 디렉시온 "장기 보유보다 매일 점검이 핵심"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전병훈 기자 = "레버리지 ETF는 매일 모니터링해야 하는 단기 트레이딩 수단입니다. 장기 보유는 우리가 권고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서학개미들이 가장 열광하는 레버리지 ETF를 설계한 회사의 글로벌 세일즈 책임자가 직접 한국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에드워드 에길린스키(Edward Egilinsky) 디렉시온 글로벌 세일즈·유통 총괄 대표는 최근 서울을 방문해 연합인포맥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고위험·고수익 수단으로 단기 전술적 트레이딩을 위한 상품"이라며 "장기적으로 묻어두는 수단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뉴욕주립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금융업에 입문한 그는 2011년 디렉시온에 합류, 14년째 세일즈·유통 총괄을 이끌고 있는 베테랑이다.
◇"서학개미, 테슬라 2배 ETF 시총 37% 보유…한국이 아태 최대 시장"
이 당부가 무게를 갖는 이유는 한국 투자자들의 디렉시온 상품 사랑이 각별하기 때문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한국 투자자들은 미국 반도체 지수를 일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ETF를 31억3천만 달러어치 보유했다. 해외주식 보관금액 10위다. 테슬라 주가를 일별 2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ETF도 16억7천만 달러어치를 담아 19위를 기록했다. 테슬라 2배 ETF는 한국 투자자 보유액이 해당 ETF 시가총액의 37%에 달하며, 반도체 3배 ETF도 시가총액의 약 14%를 한국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다.
에길린스키 대표는 "아태지역은 미주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시장이며, 그 중에서도 한국이 아태지역 최대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AI·반도체·기술주에 대한 투자 성향이 미주 시장과 가장 유사하다"며 "한국 지수 구성상 미국 AI·반도체 공급망과 깊이 연결돼 있어 이들 섹터에 대한 친밀도가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한국 투자자가 레버리지 상품을 장기 보유하고 있다는 세간의 인식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실제 일별 거래량과 회전율을 보면 단기 트레이딩이 중심"이라며 "한국에서 인기가 많은 레버리지 ETF들도 불과 며칠 만에 전체 자산 규모에 맞먹는 거래량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 보유를 고려하는 투자자들에게는 "매일 점검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단일종목 ETF, 마진 없이 레버리지 가능…기관 30%·소매 70%"
단기 전술적 트레이딩의 특징은 최근 서학개미들이 눈을 돌리고 있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에길린스키 대표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해 "지수 추종 상품보다 집중 위험(concentration risk)이 추가된다"고 설명하면서도 고유한 강점을 짚었다. 그는 "ETF 구조로 패키징돼 있어 마진 없이 레버리지를 활용할 수 있고 투자 원금 이상의 손실이나 마진콜도 없다"고 설명했다.
공매도가 어려운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인버스 단일 종목 ETF가 유용한 대안이 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직접 공매도는 마진 거래 시 투자 원금보다 손실이 더 커질 수 있고 마진콜 등 추가 위험에도 노출될 수 있지만, 인버스 ETF는 초기 투자금 이상을 잃지 않는다"며 "보유 주식의 평가이익을 실현하지 않으면서 하락 위험만 헤지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활용 맥락으로는 실적 발표 시즌을 꼽았다. 에길린스키 대표는 "실적 발표 전후로 어떻게 포지셔닝하느냐가 바로 이 상품이 쓰이는 방식"이라며 "뉴스 헤드라인에 반응하는 단기적 시각을 레버리지로 표현하는 도구"라고 설명했다.
단일 종목 선정 기준에 대해서는 "테슬라, 엔비디아 등 각 섹터를 대표하는 대형주 중심으로 라인업을 구성한다. 유동성과 스케일 때문"이라며 "목표로 하는 일별 레버리지 배율을 안정적으로 추종하려면 기초자산의 시장 깊이가 충분해야 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뉴욕 증시 ADR 상장 추진과 관련해서는 "ADR이 상장된다면 단일 종목 ETF 출시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다양한 투자자들이 각자의 목적으로 상품을 활용하는 만큼 투자자 구성도 폭넓다. 기관 약 30%, 개인 약 70% 수준으로, 기관에는 헤지펀드·자산운용사·프랍데스크 등이 포함된다. 에길린스키 대표는 "기관은 전체 전략의 일부로 편입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개인은 높은 수익 추구나 헤지 목적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두 그룹 모두 더 높은 수익을 위해 더 높은 위험을 감수하려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교육이 최우선…3배도 높은데 그 이상은 과도"
이렇듯 고위험·고수익을 좇는 투자자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만큼, 에길린스키 대표가 인터뷰 내내 가장 많이 강조한 단어는 다름 아닌 '교육'이었다.
디렉시온의 김희중 전무는 현재 금융투자협회의 레버리지 ETP 교육 콘텐츠에 출연해 개인 투자자의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개인 투자자가 레버리지 ETP를 투자하기 위해서는 해당 교육을 사전에 의무로 들어야 한다. 에길린스키 대표는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메커니즘과 리스크를 충분히 이해한 뒤 거래에 나서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짚었다.
그는 최근 시장에 불고 있는 초고배율 레버리지 확산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최근 바이낸스는 코스피 대형주 지수 ETF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토큰증권 무기한 선물을 상장해 최대 10배 레버리지를 허용했다.
에길린스키 대표는 이 같은 흐름에 대해 "레버리지가 높아질수록 타이밍이 더욱 중요해진다"며 "3배도 이미 높은 수준인데, 10배 상품에서 하루 10% 역방향 움직임이 발생하면 사실상 해당 투자는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디렉시온이 1997년부터 쌓아온 오랜 경험이 '3배'라는 레버리지 한도 설정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설명이다.
건전한 투자 문화 정착을 거듭 강조한 에길린스키 대표는 향후 계획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는 단순 레버리지·인버스를 넘어 전반적인 포트폴리오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으로 라인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디렉시온은 1997년 설립된 미국의 레버리지·인버스 ETF 전문 운용사로 120여 개의 ETF를 운용하며 운용자산(AUM) 규모는 500억 달러를 상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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