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브 코딩 2시간…기자도 만드는 투자성향 분석 사이트[무너진 코딩 성벽]②
진행 막히면 더 쉽게 답변해주기도
AI 안내에만 의존하는 한계도 존재
편집자주
말로 아이디어를 설명하면 인공지능(AI)이 코드를 작성해주는 '바이브 코딩' 시대다. 개발자 직업이 인기를 끌면서 코딩 열풍이 불던 지난 10년과 비교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누구든 코딩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됐지만 관련업계 취업은 더 어려워졌고 보안 문제도 심각해졌다. 급격히 진행된 개발 패러다임 전환은 우리 실생활을 어떻게 바꿔놓고 있을까. 아시아경제는 바이브 코딩이 바꿔 놓은 산업 전환의 현장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경영학을 전공한 기자는 코딩과 전혀 관련 없는 문과 출신이다. 컴퓨터 언어를 읽을 줄도 모르지만 바이브 코딩을 활용해 사주와 MBTI(성격유형검사)를 종합해 투자 성향을 분석해주는 사이트를 직접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단 두 시간. 인공지능(AI)과 대화하면서 코드를 작성하고 프로그래밍을 하는 바이브 코딩 덕분이었다.

바이브 코딩을 직접 시도하면서 활용한 도구는 오픈AI의 생성형 AI 모델 '챗GPT'와 프로그래밍 전문 모델 '코덱스'(Codex)다. 먼저 챗GPT에 "바이브 코딩으로 사주와 MBTI를 종합해서 투자 성향을 알려주는 사이트를 만들고 싶은데 아이디어가 어때?"라고 물었다. 그러자 챗GPT는 좋은 아이디어라고 하면서도 "사주와 MBTI를 투자 조언으로 삼으면 위험하고 성향 탐색형 콘텐츠 및 보조 도구로 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첫 화면은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 흥미를 끌 수 있는 요소는 어떤 것인지 알려줬다.

기자는 16개 MBTI 유형과 사주마다의 투자 성향을 목록으로 정리해달라고 했다. 챗GPT는 곧바로 각 MBTI와 사주의 투자 성향과 강점 및 약점, 어울리는 투자 스타일, 경계해야 하는 투자 실수 등을 정리했다.

사용자들이 편하게 기능을 쓸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UI·UX(사용자 인터페이스·사용자 경험) 역시 잘 모르기 때문에 참고할 만한 여러 사이트를 챗GPT에 알려줬다. 챗GPT는 입력은 간단하고 결과는 차트형으로 정리하는 화면으로 구성했다. 이에 맞게 프롬프트를 짜달라고 하자 '최종본'으로 코드를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코덱스에 넣을 수 있도록 정리해달라"고 하자 거기에 맞춰서 코드를 수정했다.
사이트 제작 원하니 코드 곧바로 작성…부족한 부분도 알아서 수정
이후 챗GPT에서 코덱스로 플랫폼을 옮겼다. 코덱스는 단순 코드를 짜는 것뿐만 아니라 오류를 수정하고 파일을 정리하는 등 개발의 전 과정을 전문적으로 수행한다. 코덱스에 챗GPT가 짜준 코드를 집어넣고 "부족한 부분이 있나요?"라고 물었다. 코덱스는 "바로 만들 수 있을 정도로 탄탄하지만 사주 계산 범위, 성별 사용 목적 등을 추가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새로운 코드를 만들어줬다.
처음엔 코덱스가 짜 준 코드를 어떻게 사이트로 구현하는지 전혀 방법을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이 사이트를 주변 사람도 접속하는 동시에 서버 운용 비용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요구사항을 알렸다. 이에 코덱스는 "버셀(Vercel)이란 사이트를 통해 배포하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깃허브(GitHub)란 사이트에도 가입하라고 했다. 문제는 버셀과 깃허브란 사이트를 처음 들어봤고 나오는 단어들도 생소하다는 점이다. 코덱스가 모든 과정을 알려줬지만 문과생인 기자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에 모든 화면을 하나하나 캡처해서 코덱스에 물어보기 시작했다. 코덱스의 답변도 더 단순해졌다. 코덱스는 "여기서 더 안 건드려도 된다" "사이트 상단의 왼쪽의 버튼을 누르면 된다"며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혹시 잘못 누르면 되돌릴 수 없을까 우려돼 화면이 바뀔 때마다 캡처해서 물어봐도 코덱스는 전혀 짜증 내지 않고 모든 것을 친절히 답했다.
아무것도 몰라도 짜증 안 내고 답변…두 시간 만에 사이트 탄생코덱스가 안내한 대로 따라 하니 새로운 링크가 만들어졌다. 그 링크를 복사해서 붙여넣었다. 파란색 바탕의 투자 성향 분석 사이트, '당신의 투자 성향, 동서양 화합으로 알려드립니다'가 탄생했다.
이름과 탄생 연월 및 시간, MBTI를 집어넣으니 투자 성향 분석 결과가 나왔다. 기자는 '원칙 중심의 분석가'였다. 해당 분석 결과를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는 기능도 있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투자 성향도 알릴 수 있다.

새로운 투자 성향 분석 사이트를 기획하고 배포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2시간에 불과했다. 복잡한 컴퓨터 언어를 전혀 모르는 문과 출신 기자도 바이브 코딩을 통해 머릿속 아이디어를 온전한 결과물로 만들어낸 것이다.
물론 한계도 명확했다. AI가 짜준 코드에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할 경우 비전공자 입장에서는 원인을 찾고 해결하기 막막할 수밖에 없다. 버셀이나 깃허브 같은 개발 도구들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 채, AI의 안내에만 의존해 목적지에 도달했다는 찜찜함도 남았다. 다만 단순히 코드를 짜는 능력보다 AI에 무엇을 지시하고 설계할 것인지 '기획하는 능력'이 중요해진 건 분명했다.
관련기사: [무너진 코딩 성벽]①"개발자 회의는 이렇게 바뀌었습니다"…바이브 코딩 전성시대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이은서 기자 lib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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