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전 다크호스 된 이것…공군, ‘한국판 루카스’ 띄운다

이유정, 심석용 2026. 4. 13.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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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6일 아라비아해의 미국 해군 산타 바바라함(LCS 32)에서 저비용 무인 전투 공격 시스템이(LUCAS)가 발사되고 있다. 사진 미 해군

이란전에서 실전 데뷔한 미국의 저비용 자폭 드론 ‘루카스(Low-cost Uncrewed Combat Attack System)’가 현대전의 또다른 다크호스로 떠오른 가운데 우리 공군도 루카스급 저비용 무인 체계(드론) 도입을 추진하는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맥락에서 드론작전사령부 폐지를 검토했던 국방부는 본부 차원의 드론 조직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 이란전을 기점으로 군 내부에 드론의 중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투기 굴리던 공군의 ‘값싼 진화’


공군은 12일 “중동 전쟁을 계기로 저비용 무인기의 필요성이 인식돼 관련 소요 반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비용 무인기’는 미국의 루카스 드론과 유사한 공격형 자폭 드론을 뜻한다는 게 공군의 설명이다. 지난 2월 말 시작한 이란 전쟁의 전훈을 분석한 결과 공군도 공격형 자폭 드론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결과라고 한다.

공군이 그간 전투기 등 유인 항공기 전력 확보에 주력해온 걸 고려하면 새로운 흐름인 셈이다. 현대전의 필수품으로 떠오른 드론은 통상 기체 길이 3m 상당 크기로 미군의 5단계 분류 기준 ‘그룹 3 무인기’를 말한다. 샤헤드·루카스가 여기 해당한다. 공군이 저비용 드론에 대한 소요 추진을 한다는 건 이런 전천후 공격형 자폭 드론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의미가 있다.

공식적으로 확인하진 않지만, 공군도 1999년부터 이스라엘의 ‘하피’ 자폭 드론 부대를 일부 운영해왔다. 다만 하피 드론은 북한의 방공 레이더 가동에 반응해 공격하는 ‘핀셋 용도’였다. 또 도입한 지 20년이 지나 노후화와 성능 개량 비용 부담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하피(Harpy) 발사 장면, 사진 IAI


이에 공군은 하피 드론을 대체하기 위한 소요 제기를 했는데, 이를 루카스 등 저비용 드론을 도입하는 쪽으로 수정했다고 한다. 샤헤드·루카스의 특성을 고려하면 새로운 드론은 전방위 공격형으로 쓰일 가능성이 크다. 최종 도입이 결정되면 국산 자폭 드론을 단기간 실전 배치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미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샤헤드·루카스와 유사한 ‘KUS-LM’ 개발을 마무리한 상태다.


미국도 샤헤드 활용 ‘교훈’…드론혁신본부 가닥


루카스는 이란의 샤헤드를 역설계해 만든 무인기로, 쉽게 말해 샤헤드의 복제품이다. 샤헤드가 중동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 맹위를 떨치면서 미국도 이를 도입한 건데, 대당 3만 5000달러 정도로 추정된다.

이번 이란전은 국방비를 1000조 넘게 써 ‘천조국’으로 불리는 미국이 이란이나 중동 무장 정파가 쓰던 값싼 드론을 실제 작전의 하위 요소로 편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 자체로 현대전의 중요한 기점이 될 거란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관은 지난 8일(현지시간) “현재 수백대의 미군 드론이 이란에 대한 공격·방어 작전에 완전히 통합해 운용되고 있다”며 “루카스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라고 밝혔다.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을 총괄하는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관은 지난 8일(현지시간) “현재 수백대의 미군 드론이 이란에 대한 공격·방어 작전에 완전히 통합해 운용되고 있다”며 “루카스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자폭 드론 차용은 세계 무기 시장과 현대전 전술 운용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우리 군 역시 이런 추세를 반영하는 셈이다.

국방부 안에서도 이란 전쟁 발발 이후 드론 정책을 총괄하는 기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기류다. 비상 계엄 사태 등을 이유로 드론작전사령부를 전면 폐지하려 했던 정부는 국방부 본부급으로 기능을 이전하는 방안으로 선회했다.

구체적으로 가칭 ‘드론혁신본부’를 도입해 드론 전력과 운용 등을 총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드론이 현대전의 필수재로 자리 잡는 상황에서 각 군이 산발적으로 드론 전력을 도입하는 건 비효율적이란 지적에 따른 조치다. 다만 드론혁신본부는 기존 사령부의 작전 기능은 수행하지 않고, 각 군에 맡긴다는 방침이다.


해군도 초계무인기 소요 결정


그렇지 않아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각 군에선 드론 무인 체계의 소요 검토와 제기가 폭발적으로 늘었는데, 지난 2월 말 이란 전쟁을 기점으로 이런 수요 폭증은 두 번째 변곡점을 맞는 분위기다. 해군 역시 지난 달 해상초계무인기(UAV)에 대한 소요를 확정했다. 방위사업청이 진행하고 있는 드론 사업만 대대급·사단급·군단급 이상으로 11개나 된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 군의 드론 사업은 빈 수레가 요란한 수준”이란 지적이 군 안팎에 상당하다. 이는 우리 군의 드론 운용 실태가 현재까지 ‘간보기 수준’에 가까운 것과 맞닿아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우리 군에서 드론 전력을 가장 많이 도입한 육군은 공격형 자폭 무인기 100여대, 정찰용 1400여대, 대드론 체계 200여대를 운용하고 있다. 지상작전사령부 예하 드론봇전투단 등이 폴란드에서 도입한 ‘워 메이트’ 자폭 드론을 운용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 날려보낸 이란제 샤헤드-136. 여기엔 휴대용 대공 미사일(MANPADS)이 장착된 모습이 포착됐다. 사진 우크라이나군 엑스(X)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하루에 많게는 700~800여대 물량공세로 샤헤드(러시아명 게란) 드론을 쓰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새 발의 피’ 수준이다. 북한도 김정은이 이미 2024년 자폭 드론의 대량 생산 체계를 갖추라고 지시했고, 평안북도 방현에 실제 생산 시설을 구비해 가는 정황도 속속 포착되고 있다.

그런데도 군 내부에선 여전히 드론을 주요 전력으로 여기지 않는 기류가 있다. 종심이 짧고 남북 최전방에 화력이 집중된 한반도에선 전쟁 초반 북한이 장사정포와 근단거리 미사일을 집중적으로 퍼붓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큰데, 현재까지 군 당국의 대비 역시 이런 대화력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윤상용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는 “현대전에서 드론은 더이상 게임 체인저도 아니고, 모든 군사적 요소를 담을 수 있는 일종의 그릇이자 기본 체계”라고 짚었다. 실제 미사일보다 싸고, 포탄에 비해 유도 기능이 뛰어난 드론을 활용한 비대칭 소모 전술은 이미 전장의 ‘뉴 노멀’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조상근 카이스트 연구교수는 “이란전에서도 입증됐듯 전쟁이 소모전 양상으로 갈 경우 탄 재고와 생산 능력을 뒷받침하는 ‘갭 메우기’로 드론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는 드론을 포탄·연료 같은 전력 지원 체계로 인식하고 일정 수준을 비축해야 한다는 뜻도 된다.

이와 관련,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박사도 “한국은 1990년대 후반부터 무인기를 독자 개발하는 등 무인기 선진국이었다”라며 “정작 군이 드론을 받아 들이지 않으면 지금처럼 교리 발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태가 지속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유정·심석용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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