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10일도 못 버텼다…‘육천피’ 가로막는 의외의 변수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이후 세계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른 낙폭을 보인 한국 증시가 전쟁 후에도 빠르게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코스피는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 합의 소식에도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육천피’(코스피 6000) 탈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전인 지난달 27일부터 양국의 2주간 휴전 합의가 이뤄지기 전인 지난 7일까지 1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13.08% 떨어져 세계 주요 지수 가운데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인도네시아(-13.05%)에 이어 세 번째로 낙폭이 컸다.
같은 기간 미국 3대 지수인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4.7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85%, 나스닥종합지수는 3.21% 하락했다. 한국과 원유 의존도가 비슷한 일본 닛케이(-9.21%), 대만 가권지수(-6.16%) 등과 비교해도 한국 증시의 낙폭이 더 컸다.
시장에서는 전쟁 전까지 한국 증시가 유독 가파르게 올랐던 만큼 조정 폭도 컸다고 보고 있다. 코스피는 연초부터 중동 사태 직전까지 48.17% 올라 상승률 3위인 대만(22.17%)의 두 배를 웃도는 기록을 남겼다. 같은 기간 코스닥도 28.8% 상승해 2위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전쟁이 끝나면 증시는 다시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까. 실제 미국이 이란과의 2주간 휴전을 발표한 이후 코스피는 주요국 증시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휴전 발표 직후인 지난 8일 코스피는 6.87% 올랐고, 이후 사흘간(8~10일) 상승률은 7.5%였다. 이는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12.30%), 대만(8.74%)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다만 전쟁이 끝나더라도 국제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는 데는 훨씬 많은 시간이 소요돼 원유 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증시 회복도 더딜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오를 땐 로켓, 내릴 땐 깃털’ 같은 유가 특성 때문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중동 전쟁이 조기에 끝나더라도 내년 말 국제유가는 전쟁 전보다 약 43% 높은 배럴당 90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 기간 한국, 독일, 일본과 같이 연료 수입 비중이 높고 제조업 중심 구조를 가진 국가 증시는 부진했다”며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장기화하면 한국은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의 동반 상승으로 물가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석유 최고가격제와 같은 수요 통제가 지속하면 소비 심리가 악화하고 경기 회복이 더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변동성이 심한 장세에 개인 투자자들의 잦은 단기 매매도 증시 회복을 가로막을 수 있는 변수다. 신한금융그룹 신한미래전략연구소는 이날 보고서에서 “국내 개인투자자의 포트폴리오 평균 보유 기간이 9일에 불과하다”며 “고위험 투자를 선호하는 성향이 증시 변동성을 키우고, 코스피의 구조적 저평가를 고착화하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장서윤 기자 jang.seo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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