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 SNS, 검증 시스템 갖추고 신중하게 발신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관련해 소셜미디어에 올린 내용이 국내외적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이스라엘 병사들이 팔레스타인 아이를 고문한 뒤 건물에서 떨어뜨렸다’는 주장이 담긴 영상을 자신의 ‘X’ 계정에 공유하며 “이게 사실인지, 사실이라면 어떤 조치가 있었는지 알아봐야겠다. 우리가 문제 삼는 위안부 강제, 유대인 학살이나 전시 살해는 다를 바가 없다”고 적었다. 전쟁 상황에서도 인권은 지켜져야 하고, 민간인 약자의 희생은 없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로 읽혔다. 하지만 문제의 영상은, 실제로는 시신을 떨어뜨린 것을 아이를 고문한 뒤 떨어뜨린 것처럼 왜곡한 영상이었다. 시점도 최근이 아니라 2024년 9월이었다. 비록 이 대통령이 사실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가짜뉴스’가 담긴 영상을 검증 없이 공유한 것은 적절하지 못했다.
올 초부터 이 대통령의 SNS 메시지 발신이 부쩍 늘어났다. 대통령의 SNS는 국민과의 직접적인 소통 수단일 수도 있지만, 대통령의 발언이 갖는 무게만큼이나 오해를 일으킬 소지도 크고 위험 요인도 크다. SNS 메시지가 단문이고 순식간에 전파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순수한 국내 문제를 넘어 외국 정부나 국민이 관련된 메시지는 더욱 그렇다. 대통령의 견해는 해당 국가의 공식 입장으로 이해되는 경향이 있다. 이번 일만 해도 이스라엘 외무부가 강력 항의해 옴으로써 외교 마찰로까지 비화했다. 우리 외교부는 보편적 인권에 대한 신념을 표명한 글의 의도를 오해한 데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도, 홀로코스트 피해자에 대한 애도의 뜻을 밝히며 수습에 나서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월에도 캄보디아 내 중국 범죄조직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한국인 건들면 패가망신’이라고 현지어로 메시지를 올렸다가 캄보디아 측의 항의를 받았었다.
이번 사안을 계기로 대통령의 SNS 메시지 발신 시스템 전반을 점검하고 잘못된 부분은 즉시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불필요한 외교 마찰로까지 번진 이번 사안만 해도 대통령이 공식 계정에 사실과 다른 내용을 올리기까지 청와대 내부에서 검증하거나 보좌하는 과정은 전혀 없었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메시지 전달 체계를 정비해야 할 것이다. 이란 전쟁의 향방에 국익이 걸린 예민한 시기인 만큼 세계인이 보는 소셜미디어에 대통령이 의견을 밝히다 부작용을 낳는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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