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판매량 신기록 찍자마자 가격 ‘기습’ 인상한 테슬라

이용상 2026. 4. 13.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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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국내 전기차 시장의 판을 뒤흔들고 있다.

지난달 수입차 월간 최대 판매량 기록을 갈아치운 뒤 곧바로 가격을 기습 인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전기차 시장서 1위 점유율을 가진 테슬라의 오락가락 가격 정책이 판을 흔들고 있다"며 "전기차 성능 평준화로 가격이 중요한 기준이 되는 상황에서 경쟁사들도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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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YL·롱레인지, 모델3 퍼포먼스
보조금 개편안 등 여러 영향 분석
경쟁사에게도 적잖은 영향 줄 듯
국민일보DB


테슬라가 국내 전기차 시장의 판을 뒤흔들고 있다. 지난달 수입차 월간 최대 판매량 기록을 갈아치운 뒤 곧바로 가격을 기습 인상했다. 그러나 이런 조치를 단행한 배경에는 단순 수요 증가를 넘는 다양한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가 국내 전기차 가격의 기준점 역할을 해왔던 만큼 현대자동차·기아 등 경쟁사의 셈법도 복잡해지는 분위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10일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YL(롱바디) 가격을 기존 6499만원에서 6999만원으로 인상했다. 지난 3일 국내에서 사전계약을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500만원을 올렸다. 모델Y 롱레인지 AWD(5999만→6399만원)와 모델3 퍼포먼스(5999만→6499만원) 가격도 함께 인상했다.

테슬라는 지난달에만 판매량 1만1134대를 기록해 수입차 브랜드 역사상 처음으로 월간 1만대를 돌파했다. 수입차는 연간 1만대를 넘게 팔면 업계에서 ‘1만대 클럽’이란 타이틀을 붙이곤 하는데, 이를 단 1개월 만에 내연기관차도 없이 달성한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가격 인상을 단순 수요 증가 때문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우선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최근 공개한 ‘전기차 보급 수행자 선정 평가 기준’에서 제조사의 국내 산업 기여도를 평가해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대부분 수입차는 보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 때문에 판매량보다 대당 마진을 높이는 전략으로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계약한 고객의 이탈을 막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도 있다. 모델Y L은 현대차그룹의 쏘렌토나 싼타페를 대체할 패밀리카로 주목받는다. 전시장에 고객이 몰린 사진이 커뮤니티 등에서 확산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는 계약을 해지할 때 계약금 500만원을 전부 환불해 주기 때문에 새 모델이 출시되면 계약을 먼저 해놓고 추후 취소하는 고객이 적지 않다”며 “가격을 인상하면 기존 계약 고객은 그만큼 이득을 본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계약 해지를 막는 가두리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어차피 테슬라가 한국에 배정한 물량만큼 계약을 채웠기 때문에 굳이 판매량을 더 늘릴 필요가 없어서 가격을 올렸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이번에 가격을 인상한 3개 차종은 한국 배정 물량이 많지 않다. 모델Y L은 한국에 초기 300대 들어왔는데 사전계약 반나절 만에 1만대 넘는 신청이 몰렸다는 얘기도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특성상 환율 변동은 가격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

테슬라는 과거에도 특별한 성능 개선 없이 가격을 자주 바꿨었다. 다른 완성차업체들이 주로 연식 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가격을 조정하는 것과 다르다. 2022년엔 한 해에 6번 이상 가격을 올리면서 “보조금 혜택을 충분히 누리다 시장에 안착하자 가격을 올려 영업이익을 높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같은 테슬라의 가격 정책은 경쟁사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준다. 실제로 테슬라가 올해 초 가격을 인하하자 현대차·기아, 볼보 등이 잇달아 차량 가격을 내렸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전기차 시장서 1위 점유율을 가진 테슬라의 오락가락 가격 정책이 판을 흔들고 있다”며 “전기차 성능 평준화로 가격이 중요한 기준이 되는 상황에서 경쟁사들도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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