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19%…2년 기간제법, 정규직 전환율 되레 줄였다

김연주, 장원석 2026. 4. 13. 00:1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0일 열린 민주노총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년 가까이 유지돼 온 기간제 제도 개선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의 “기간제법이 사실상 2년 이상 고용금지법이 됐다”는 발언이 불씨가 됐다.

기간제 2년 사용 제한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제정된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이른바 비정규직 보호법에서 비롯됐다. 비정규직으로 일을 시작한 근로자가 장기간 비정규직에 머무는 문제를 해소하려는 취지였다. 그러나 제도 시행 후 기업들이 정규직 의무 전환 기준인 2년을 채우기 전에 계약을 종료하는 관행이 자리 잡았다.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려던 정책이 오히려 부작용을 낳은 대표적 ‘코브라 효과’ 사례로 지적된다.

실제 통계상으로도 기간제법의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고용노동부의 ‘사업체 기간제 근로자 현황조사’를 보면 2024년 말 기준 기간제 근로자 비중은 전체의 11.8%로 나타났다. 조사 시작 시점인 2010년(10.4%)보다 1.4%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15년간 비중은 큰 변동 없이 줄곧 10% 초반대에 머물렀다. 정규직 전환율 역시 2024년 말 기준 8.6%에 그쳤다.

김주원 기자

한국노동연구원의 2023년 보고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현황 분석’에서도 제도의 실효성 약화가 지적됐다. 비정규직이 2년 후 정규직으로 전환된 비율은 2009년 27.9%에서 2018년 14.9%로 낮아졌고, 2020년에도 19.4%에 머물렀다.

정흥준 서울과기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간제법이 현장에서는 기대했던 효과보다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점은 오래전부터 지적돼 온 문제”라며 “2년이 되기 전에 계약을 종료하고 인력만 교체해 쓰는 관행이 이어져 왔고, 최근에는 이를 3개월·6개월 단위로 더 쪼개는 방식으로 악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노동계의 강한 반발이 문제 해결이 지연된 배경으로 꼽힌다. 이명박 정부는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방향의 법 개정을 추진했고, 박근혜 정부 역시 노동개혁의 목적으로 기간제법 개정에 나섰다. 특히 박근혜 정부는 35세 이상 기간제 노동자의 사용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비정규직 확대를 우려한 노동계의 반발로 입법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제도를 기간 연장 방식으로 개선할 경우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데 전문가들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준희 광운대 법학부 교수는 “기간 연장과 더불어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차별 금지와 구제 절차를 더욱 강화해 공정성을 높여야 한다”고 짚었다. 정흥준 교수는 “반복적인 기간제 고용으로 사실상 제도 회피가 이뤄지는 직무에 대해서는 근로계약 갱신기대권 등을 명확히 해 부작용을 줄여야 노사가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2년이란 단순 기간제한보다는 보다 합리적인 방식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권혁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기간제 규제는 현행법과 같은 상한 기간 규제보다 사유 제한 방식이 합리적일 수 있다”며 “기간 규제는 없애되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에 기간제를 허용하고 기간제에 대한 고용불안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했다.

구체적인 방안은 한국노동연구원이 6월까지 진행하는 ‘기간제 활용 실태조사’ 연구용역에 담길 전망이다. 고용 현황, 기간제 사용 현황, 기간제 사용 실태는 물론 제도 개편 방향에 대한 의향, 55세 이상 사용 기간 제한 예외 규정의 이용 실태, 제도 개편에 대한 의향 등을 광범위하게 조사할 전망이다.

세종=김연주·장원석 기자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