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라인 긋고 간 美·서두르지 않는다는 이란… 중동 소용돌이

김철오 2026. 4. 13.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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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대(對)이란 전쟁에 가장 회의적인 J D 밴스 부통령이 이란과의 첫 대면 협상을 '노딜'로 끝내면서 중동 정세는 다시 안갯속에 휩싸였다.

미국 테이어마셜연구소의 데이비드 로슈 교수는 알자지라방송에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는 레드라인을 명확하게 제시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내부 결속만은 분명하게 확인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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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스 협상 하루 만에 ‘노딜’ 복귀
트럼프 강경 기조만 재확인 관측
이란 “외교 안 끝나” 뒷문 열어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카세야센터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UFC 327’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그는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미국과 이란의 개전 후 첫 대면 협상이 ‘노딜’로 끝날 때도 관중석에 있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대(對)이란 전쟁에 가장 회의적인 J D 밴스 부통령이 이란과의 첫 대면 협상을 ‘노딜’로 끝내면서 중동 정세는 다시 안갯속에 휩싸였다. 미국과 이란의 대화가 재개돼도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밴스가 협상 교착에 직면하면서 트럼프는 이란과의 호르무즈 해협 갈등은 물론 핵 협상까지 장기화되는 어려운 선택지 앞에 놓이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란이 상대적으로 덜 적대적인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2015년 체결한 핵 합의에도 2년이나 소요된 만큼 트럼프 행정부와의 핵 협상은 더 장기화할 수 있다는 게 NYT의 진단이다. CNN은 “이란은 그동안의 협상에서 긴 시간을 들여 느리게 진행하는 전략을 택해 왔다”고 짚었다.

당초 트럼프가 밴스를 협상장에 보내는 것만으로도 종전 합의에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밴스는 개전을 이틀 앞둔 지난 2월 26일 백악관 상황실에서 열린 마지막 회의에서 트럼프에게 “좋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원한다면 지지하겠다”며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하지만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11일 시작된 이란과의 협상에 참석한 밴스는 하루 만에 “최종이자 최후의 제안을 제시했다”며 미국으로 돌아갔다. 이에 밴스가 오히려 트럼프의 강경 기조를 재확인시키기 위해 직접 찾아온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테이어마셜연구소의 데이비드 로슈 교수는 알자지라방송에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는 레드라인을 명확하게 제시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내부 결속만은 분명하게 확인됐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중동연구소의 로스 해리슨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이란에 공개적으로 띄웠던 최후통첩을 협상장의 비공개 대화에서도 같은 어조로 전달했다면 양국의 합의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우려했다.

이란도 강경한 태도로 맞받았다. 이란 준관영 파르스통신은 자국 협상 대표단과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에는 다음 협상 계획이 없다.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합리적으로 합의할 때까지 호르무즈 해협에도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한 번의 협상만으로 합의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외교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뒷문을 열어뒀다.

NYT는 이번 협상에서 밴스 부통령이 밝힌 핵 문제 외에도 호르무즈 해협, 제재 해제가 핵심 쟁점이었다고 보도했다. 이중 이란은 전쟁 피해 배상 차원에서 바레인 독일 일본 이라크 카타르 등에 동결된 270억 달러 규모의 수익금을 가져갈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호르무즈 개방과 제재 해제를 양측이 지렛대로 삼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안전 통항 보장과 관련해 이란의 동결된 자산 해제에 동의했다”고 보도했지만, 백악관은 즉각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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