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가기 부담돼요”…코로나도 아닌데 ‘집콕’ 소비 는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직장인 서모(33)씨는 이번 주말 봄 나들이 계획을 취소했다. 그는 “보통 이맘때면 차를 몰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교외로 벚꽃 구경을 갔지만, 기름값과 외식비 부담이 커지면서 계획을 접고 집에서 책을 읽고 요리를 해 먹었다”고 말했다.
중동전쟁발 고유가가 일상 트렌드를 바꾸고 있다. 외출 수요가 늘어나는 봄철이지만 야외 활동 대신 ‘집콕 소비’(집에 머물며 외출을 줄이는 소비·생활방식)가 확산하고 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마트와 이커머스에서는 캠핑·등산 등 야외활동 상품 매출은 크게 줄고, 게임기·도서 등 실내 여가 상품과 쌀·간편식 등 집밥 관련 매출은 증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외출을 줄였던 코로나19 당시와 유사한 소비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디지털 게임기와 관련 용품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66.3% 급증했다. 게임용 키보드·마우스 등 주변기기 매출도 15.1% 늘었다. 쌀과 냉장 간편식 매출이 각각 30.4%, 5% 증가한 반면, 봄철 수요가 늘어나는 캠핑·등산용품 매출은 20% 이상 감소했다.

롯데마트와 수퍼에서도 같은 기간 게임·피규어 매출은 107.8% 증가했지만, 캠핑용품은 55.2%, 자동차용품은 21.9%, 여행용품은 33.4% 줄었다. 특히 주로 집 근처에서 이용하는 롯데수퍼 매출은 14.8% 증가한 반면, 차를 타고 가는 경우가 많은 롯데마트 매출은 4.2% 감소했다. 이커머스 SSG닷컴에선 소설책과 20㎏ 대용량 백미 매출이 각각 233%, 102% 증가했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고유가·고물가로 소비자들이 장거리 이동에 따른 비용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며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경우 야외활동 관련 업계와 여행지 등 지방 상권이 타격을 받을 수 있고 소비 전반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정부와 업계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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