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4시 16분, 광화문이 멈췄다

김군욱 2026. 4. 12. 11:5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오후 4시 16분.

광화문 한복판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멈춰 섰다.

세월호 참사 이후 태어난 2014년생 백송시원 양은 "노란 리본을 통해 세월호를 알게 됐다"며 "왜 4월이 되면 사람들이 아파하는지 이해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행동에 함께하겠다"며, 세월호 이후의 이야기를 계속 전하겠다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12주기 시민대회 수백 명 참여... 반복되는 참사 속 책임요구

[김군욱 기자]

오후 4시 16분.
광화문 한복판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멈춰 섰다.
▲ 묵녕 4시 16분 모두 고개를 숙이고 묵념으로 시작한다
ⓒ 김군욱
손에 들고 있던 휴대폰도, 이야기를 나누던 목소리도 그 순간 사라졌다. 어깨에 붙은 노란 나비만 바람에 흔들렸다.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맞은지난 11일 오후, 서울시청 일대에서는 '진실과 생명안전은 기본이지!"가 (사)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와 4월 16일의 약속 국민연대 주관으로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수백 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시민들은 각자의 이유로 광장에 나왔지만, 한 가지 마음은 같았다. 잊지 않겠다는 것,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 세월호참사 12주기 세월호 참사 12주기 수백 명의 시민이 모여 시민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 김군욱
이날 집회는 선언문 낭독으로 시작됐다. 세월호 참사 이후 태어난 2014년생 백송시원 양은 "노란 리본을 통해 세월호를 알게 됐다"며 "왜 4월이 되면 사람들이 아파하는지 이해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행동에 함께하겠다"며, 세월호 이후의 이야기를 계속 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세월호 참사 당시 희생자들과 같은 나이였던 세대의 발언이 이어졌다. 서다은씨는 "2014년, 저는 단원고 친구들과 같은 열여덟이었다"며 "그들이 바다를 건너지 못한 시간, 저는 이미 제주의 바람 속에 있었다"고 말했다.

"우리는 서른이 되었지만, 그들은 영원히 열여덟에 머무릅니다."

같은 시간을 살았지만 다른 삶을 살아온 세대의 고백은, 멈춰버린 시간의 간극을 또렷하게 드러냈다.

발언은 국가의 책임을 향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 유형우씨는 "세월호 때도, 이태원에서도 우리는 똑같이 묻는다"며 "국가는 어디에 있었습니까. 왜 시민들은 보호받지 못했습니까"라고 외쳤다. 이어 "그 긴 시간 동안 우리는 매일 무너졌고, 숨 쉬는 것조차 고통이었다"고 말했다.
▲ 이태원 참사 족가족 이태원 참사 유가족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
ⓒ 김군욱
김순길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사무처장은 "아이들의 핸드폰 속 불꽃놀이는 영원히 되돌릴 수 없는 마지막 장면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참사의 역사는 멈추지 않고 있다. 이름과 장소만 바뀔 뿐"이라며, 반복되는 재난 속에서 국가의 책임을 물었다.김 처장은 "말뿐인 위로가 아니라 법과 제도로 책임을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이번 집회를 단순한 추모를 넘어, 반복되는 참사를 멈추기 위한 요구라고 입을 모았다.

광장에는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참가자부터 청년,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시민들이 모였고, 반려견과 함께한 이들도 눈에 띄었다. 노란 리본이 달린 가방과 손팻말, 가슴에 붙인 배지들이 서로를 알아보게 했다. 말은 많지 않았지만, 광장은 조용한 감정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발언이 끝난 뒤, 유가족, 시민, 청소년이 모인 '노란빛 합창단'이 '다시 만난 세계'를 부르자 분위기는 조금씩 바뀌었다. 시민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노래를 따라 부르며 서로를 바라봤다.
▲ 노란빛 합창단 유가족, 시민, 청소년이 모인 노란빛 합창단이 합창을 하고 있다.
ⓒ 김군욱
이어 "진실과 생명안전은 기본이다", "반드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등의 구호가 광장에 울려 퍼졌다.

멈췄던 광장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천천히 흩어졌지만, 그 자리에 남겨진 시간은 사라지지 않았다. 12년이 지났지만, 그날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