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2억' 일본 투수, 0.1이닝 4볼넷 강판 뒤 "팔 피로" 병원행...'대전 예수' 와이스 선발 기회 잡나
-13연전 건강한 선발 맥컬러스·버로우스 둘뿐
-와이스 탠덤 기용 유력...이마이 IL행 땐 단독 선발도

[더게이트]
휴스턴 애스트로스 선발 마운드가 모래성처럼 허물어지고 있다. 에이스 헌터 브라운과 크리스티안 하비에르가 전열에서 이탈한 데 이어, 이번엔 일본인 투수 이마이 타츠야까지 부상 악령에 발목을 잡혔다. 주축 선발 세 명이 줄줄이 쓰러지면서, 한화 이글스 출신 라이언 와이스 앞에 빅리그 선발 기회의 문이 점점 크게 열리고 있다.

'792억' 이마이의 충격적 붕괴
이마이의 이상 징후는 이미 마운드 위에서 감지됐다. 지난 11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타자 일곱 명을 상대하는 동안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데 그쳤다. 안타 1개와 볼넷 4개, 몸에 맞는 공까지 내주며 3실점한 뒤 37구 만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경기 후 이마이는 통역을 통해 "시애틀 마운드가 단단하고 일본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며 고충을 토로했지만, 하루 만에 팔 피로 소식이 전해지며 환경 탓이 아닐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겨울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휴스턴과 3년 총액 5400만 달러(792억원)에 계약한 이마이는 데뷔 초반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첫 세 번의 빅리그 선발 등판 평균자책은 7.27. 지난 4일 애슬레틱스전에서 5.2이닝 무실점으로 반짝했을 뿐, 나머지 경기에선 모두 3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조기 강판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휴스턴의 이번 원정길은 그야말로 재앙과도 같았다. 헌터 브라운과 크리스티안 하비에르는 지난 일주일 사이 나란히 오른쪽 어깨 2도 파열 진단을 받고 15일 부상자 명단에 등재됐다. 두 선수 모두 최소 3주 이상 결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휴스턴의 선발 로테이션은 안 그래도 붕괴 직전이었는데, 여기에 이마이까지 쓰러지면 붕괴는 현실이 된다.
시즌 전 구단이 구상한 '브라운-이마이-하비에르-맥컬러스-버로우스'로 이어지는 5선발 체제는 이제 옛말이 됐다. 13연전 구간에 맞춰 스펜서 아리게티를 투입해 6인 로테이션으로 이마이의 체력을 안배하려던 계획도 무산될 위기다. 현재 건강하게 로테이션을 지킬 수 있는 자원은 랜스 맥컬러스 주니어와 마이크 버로우스뿐이다.
선발진이 줄줄이 이탈하면서 시선은 자연스레 KBO리그 한화 이글스 출신 와이스에게 쏠린다. 현재로선 아리게티와 와이스를 묶어 쓰는 '탠덤' 방식이 유력한 대안으로 꼽힌다. 아리게티가 3이닝 안팎을 책임지고 와이스가 뒤를 이어 5이닝 이상을 합작하는 구상이다. 에스파다 감독이 그간 와이스를 멀티이닝 릴리프로 분류해 온 만큼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다.

'대전 예수'의 빅리그 선발 꿈은 이뤄질까
와이스는 2년간 한화 유니폼을 입고 '대전 예수'라 불리며 팬들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았던 투수다. 2024년 5승 5패 평균자책 3.73으로 시작해 지난해에는 16승 5패 평균자책 2.87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한화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끌었다. 이 활약을 발판 삼아 휴스턴과 최대 1000만 달러(약 145억원) 계약을 맺고 꿈의 무대인 빅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선발 경쟁을 펼쳤던 와이스는 정규 시즌을 불펜에서 시작했다. 데뷔전 1이닝 1실점 이후 2이닝, 3이닝 무실점으로 투구 수를 점진적으로 늘려왔다. 지난 7일 콜로라도전에서 2.2이닝 7실점(6자책)으로 쿠어스필드의 매운맛을 보기도 했으나, 당시 62구를 소화하며 선발 등판을 위한 빌드업은 어느정도 마친 상태다.
에스파다 감독 역시 와이스의 다재다능함에 기대를 갖고 있다. 감독은 스프링 트레이닝 당시 "선발이든 불펜이든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자질을 보여줬다"며 와이스의 활용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13연전이라는 가시밭길에 들어선 휴스턴이 쥔 선발 카드는 이제 몇 장 남지 않았다. 이마이의 검진 결과에 따라 와이스의 구체적인 역할도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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