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학교 천장에 ‘치트키’ 숨긴다…총기난사 잡을 7억 넘는 ‘엔젤’
우크라이나 전장을 누비던 소형 드론이 이제는 미 고등학교 복도로 들어온다. 미국의 고질적인 사회 문제인 교내 총기난사 사건에서 총격범을 제압하는 용도다. 경찰 도착 전 상황이 끝나는 교내 총기난사 사건 특성상 신속한 대응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논리지만, 원격 무력 사용의 부작용을 지적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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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60㎞로 총격범 덮친다…천장에 숨은 엔젤 드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한 미국 방산 스타트업 미스릴 디펜스의 ‘캠퍼스 가디언 엔젤’ 프로그램 이야기다. 텍사스 오스틴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블랙 애로우’라고 이름 지은 소형 드론 편대를 학교 복도에 배치할 계획이다. 드론을 천장에 매립된 충전 박스 안에 대기시켜뒀다가 총격 상황이 발생하면 원격 조종사가 즉시 출동시키는 방식이다. 드론은 시속 100마일(약 160㎞)로 날아 사이렌과 섬광을 터뜨리고 후추 성분 젤을 분사해 총격범의 움직임을 지연시키도록 설계됐다.
3대가 한 조로 편대 비행을 하는 드론은 암호화 통신으로 오스틴 본사의 조종사와 연결된다. 배터리 가동 시간은 10~15분이다. 회사는 배치 예정 학교의 교실과 복도를 게임처럼 3D로 구현하고 조종사들은 이를 토대로 사전에 동선을 숙지한다. 지역 경찰은 전용 애플리케이션으로 드론 카메라 영상과 3D 교내 지도를 실시간으로 열람할 수 있다. 원칙적으로 경찰 지휘에 따르되, 총격이 진행 중인 급박한 상황에서는 조종팀이 독자 판단으로 개입할 권한도 확보해 뒀다.
“금속과 플라스틱은 총격 두려워하지 않는다”
크리스천 밴 슬로운 수석 조종사는 “금속과 플라스틱은 총에 맞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한 대가 격추되더라도 동료 조종사가 범인의 위치를 바로 넘겨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게임 안에서 죽은 후에도 상대의 위치를 훔쳐볼 수 있는 치트키와 같다고 그는 설명했다.

플로리다주와 조지아주는 관련 드론 운용에 각각 50만 달러(약 7억4000만원) 이상의 예산을 배정했다. 서비스 단가를 학생 한 명당으로 따지면 월 8달러 수준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텍사스주 휴스턴 인근 고교에도 학부모 모금 20만 달러로 도입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오는 가을 학기부터 실전 가동을 목표로 삼고 있는 플로리다주 볼루시아카운티 관계자는 “혁명적인 시스템”이라며 “이게 바로 미래”라고 평가했다.
전장의 아이디어가 교실로
이 아이디어는 저스틴 마스턴 회사 창업자가 우크라이나군의 소형 드론이 러시아 병사들을 괴롭히는 영상을 본 데서 비롯됐다. 2023년 회사를 세운 그는 이듬해 오스틴의 폐교에서 첫 실증 시험을 진행했다. 실제 총격 사건 시나리오를 토대로 경찰, 배우들과 수십 차례 합동 훈련을 벌인 것이다.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Navy SEAL) 주임원사 출신 등 퇴역 군·경 인력, 그리고 세계 최상위권 드론 레이싱 선수들도 회사에 합류했다. 마스턴 창업자는 WSJ에 “궁극적인 비전은 모든 학교에 우리 시스템을 배치해 총기 난사를 근절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쉬워진 무력, 남용될 가능성 커”

예산 우선순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배리 프리드먼 뉴욕대 로스쿨 교수는 “학교에는 심각한 정신건강 위기가 있다”며 “그 돈을 그 분야에 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총격범을 제압하는 기술에 큰 돈을 들이기보다 총격범이 등장하지 않도록 근본적 예방책에 자원을 배분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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