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전 퓨마 ‘뽀롱이’ 사살됐다…‘늑구’ 탈출에 소환된 그 이름들

8일 대전 오월드 동물원(주랜드) 우리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를 계기로 과거 다른 동물원과 생태체험시설에서 반복된 동물 탈출 사고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①퓨마 뽀롱이
이번 늑구 탈출 사고가 발생한 오월드는 과거에도 유사한 사고를 겪었다. 2018년 9월 18일 오후 8살짜리 암컷 퓨마 ‘뽀롱이’(60㎏)가 사육장을 벗어났다. 사육사가 청소 뒤 ‘깜빡’하고 문을 잠그지 않은 틈을 노렸다. 뽀롱이는 마취총을 맞았지만 쓰러지지 않고 인근 야산으로 달아났다. 관계 당국은 맹수인 점을 고려해 결국 사살을 결정했다. 탈출 4시간여 만이었다. 당시 대전도시공사 측은 “마취에서 깬 퓨마가 강한 공격성을 보여 매뉴얼에 따라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뽀롱이는 2013년 오월드로 옮겨온 뒤 수컷 ‘금강’과 짝을 이뤘다. 이듬해 새끼 두 마리를 낳았다. 사살 이후 적절성 논란이 이어졌다. 추모 물결 사이 한쪽에서는 “퓨마는 해외에서 인명을 해친 맹수”라는 반론도 제기됐다.

②얼룩말 세로
2023년 3월 23일에는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 얼룩말 ‘세로’가 탈출했다. 세로는 나무 울타리를 부수고 동물원을 빠져나와 아차산역 인근 도로와 구의동 주택가를 유유히 활보했다. 탈출 3시간 만에 포획됐지만, 이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진정제와 마취제를 7차례 투여했으나 쉽게 제압되지 않았다. 다행히 차량과 충돌하는 등 큰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당시 세로 사연은 어린이 애니메이션 ‘헬로카봇 시즌13’에서 다뤄질 만큼 큰 화제를 모았다.
세로의 탈출 배경에는 스트레스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19년 어린이대공원에서 태어난 세로는 2021년 어미 ‘루루’를 잃은 데 이어, 2022년 아비 ‘가로’마저 폐사하며 홀로 남았다. 이후 안정을 돕기 위해 들여온 암컷 얼룩말 ‘코코’까지 죽자 심한 스트레스를 겪었다고 한다.

세로는 지난달 안정을 되찾은 모습이 공개됐다. 어린이대공원 측이 방사장 벽면에 ‘얼룩말 친구들’ 벽화를 그려 넣은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연못에서 물을 마시는 한 쌍과 초원을 뛰노는 가족 등 얼룩말 무리가 담긴 그림이다. 공원 관계자는 “벽화가 동물의 정서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참고했다”며 “세로가 예전보다 자주 앉거나 모래 위를 뒹구는 행동을 보이는데, 이는 스스로 안전하다고 느낄 때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③타조 타돌이
세로 탈출 이듬해 2024년 3월 26일, 타조 한 마리가 버스와 나란히 도로를 질주하는 영상이 SNS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날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한 생태체험장을 탈출한 4년생 타조 ‘타돌이’였다. 타돌이는 철제 울타리를 뚫고 도로로 뛰쳐나와 약 1시간 만에 소방당국에 포획됐다.
타돌이는 2020년 경기도 파주에서 부화한 뒤, 비슷한 시기에 자란 암컷 ‘타순이’와 함께 해당 체험장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탈출 한달 전쯤 타순이가 폐사한 이후 홀로 지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체험장 관계자는 “타순이가 죽은 뒤 스트레스를 보이며 외로워하는 모습이 있었다”며 “놀란 시민들에게는 송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반면 동물권행동 카라는 현장 조사 뒤 “사육 환경 전반이 열악했다”고 지적했다. 단순한 돌발 행동이 아니라 관리 부실이 빚은 결과라는 주장이다.

한편 12일 오전 현재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의 행방이 여전히 확인되지 않으면서 수색이 장기화하고 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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