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50년만에 최고위급 대면…호르무즈 이견 속 밤샘 협상 이어갈 듯

최진우 기자 2026. 4. 12.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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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팀 문안 교환 중…이란 매체 "美 과도한 요구" 보도도

美, 협상 와중에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 보내…이란 "경고받고 회항"

이스라엘-레바논 교전도 이어져

(뉴욕=연합인포맥스) 최진우 특파원 = 미국과 이란이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종전을 위한 협상을 벌였다.

밴스 미국 부통령(왼쪽)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로이터·신화=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과 메흐르 통신 등은 파키스탄 시간을 기준으로 이날 오후 5시 30분께 이란과 미국의 협상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미국과 이란, 파키스탄이 3자 대면 방식으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확인했다. 회담 장소는 고위급 회담이 자주 열리는 세레나 호텔이다.

이는 지난 1979년 미국과 이란의 외교가 단절된 이후 47년 만에 열리는 최고위급 협상이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발발한 지난 2월 28일 이후 42일 만에 열리는 것이기도 하다.

미국에서는 JD 밴스 부통령과 스티브 윗코프 특사, 재러드 쿠슈너(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위), 앤드루 베이커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클 밴스 부통령 아시아 담당 특별보좌관 등 약 300명의 협상단이 파키스탄을 찾았다.

타스님 통신에 따르면 이란 협상단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을 비롯한 전·현직 고위 관계자 출신 등 71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란 국영방송 IRIB에 따르면 이란은 협상 전부터 중재국인 파키스탄에 ▲호르무즈에 대한 통제권 인정▲전쟁 피해 배상 ▲이란의 해외 동결자산 해제 ▲중동 전역에서 교전 중단 등 네 가지를 양보할 수 없는 조건으로 제시했다.

타스님 통신은 "오늘 파키스탄에서 열린 이란-미국 협상에서, 이란의 10개 조건 중 하나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 통제가 계속 이란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란의 허가 없이는 어떠한 선박도 통행할 수 없다"고 했다.

영국 매체 파이낸셜타임스는 협상단을 인용해 실제로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두고 협상이 교착 상태라고 보도했다.

타스님 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협상 1시간 뒤 실무적인 협상을 담당할 실무진(expert teams)이 투입됐다고 한다. 큰 틀에서 어느 정도 구상은 마련하고 세부 조건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는 의미다.

메흐르 통신은 "3자 협상 분위기가 본격화되면서 대화는 실무 단계로 진입했고, 이란 대표단 전문위원 일부도 협상 장소로 이동했으며, 이 과정은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양국은 약 2시간 정도 협상한 뒤, 휴식 시간을 보냈고, 다시 협상을 이어갔다.

파르스 통신은 오후 10시께 고위 안보 소식통을 인용, "이란과 미국 협상 대표단의 실무팀들은 대면 대화를 마친 뒤, 현재 논의된 사안들에 대해 서면 문안을 서로 교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이란은 협상을 지속하는 와중에서도 외부에서는 충돌이 발생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유도 미사일 구축함 2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사령부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기뢰 제거를 위한 여건을 조성하기 시작했으며, 이 과정에서 해군의 유도미사일 구축함 2척이 작전을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호르무즈 해협은 국제적인 해상 요충지로, 지역은 물론 글로벌 경제의 흐름을 떠받치는 핵심 교역로"라며 "향후 며칠 내 수중 드론 등 추가 미군 전력이 투입돼 기뢰 제거 작업이 한층 확대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전 세계 국가들을 위한 호의로 호르무즈 해협에서 (위험 요소를) 치워내는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고 밝히 바 있다.

이란은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타스님 통신은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해당 선박이 많은 시도 끝에 해협 통과를 시도했지만, 이란 군의 완전한 감시와 단호한 경고에 직면했고, 결국 항로를 변경해 되돌아갈 수밖에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스라엘과 이란도 여전히 교전 중이다. 이란은 레바논을 포함해 그간 모든 전선에서 휴전이 선행돼야 미국과 협상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오는 14일 레바논과 대면 협상을 앞두고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은 오는 12일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메흐르 통신은 협상팀을 인용해 "오늘 밤 또는 내일 추가 협상 단계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면서 "현재 양측 실무팀들은 서로 문안들을 교환 중"이라고 보도했다.

IRIB는 이번 회담에서도 미국의 과도한 요구가 다시 관찰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란과 미국이 견해차를 좁히기 위해 막판 노력을 진행 중"이라고 부연했다.

협상팀에 가까운 인사는 타스님 통신에 "트럼프 정권 측의 비합리적인 요구들이 여전히 수용할 수 있는 협상 틀 형성을 가로막고 있다"고 전했다.

타스님 통신은 "오늘 밤 또는 내일 추가 협상 라운드가 열릴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수용 가능한 협상 틀 도출을 위한 마지막 시도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백악관은 협상이 시작된 지 약 5시간이 지난 오후 10시 21분께 미국과 이란, 파키스탄 간 3자 대면 협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알렸다.

jwchoi@yna.co.kr<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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