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 겁에 질려있었다" 고백한 선수 맞나, '34득점-2점슛 15개 성공' WKBL 역사에 남을 PO 퍼포먼스!…적장도 인정했다 [부천 인터뷰]

양정웅 기자 2026. 4. 12. 01:2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부천, 양정웅 기자) "(이)해란이가 부담을 좀 느끼는 것 같아요. 긴장도 하는 것 같고."

김아름(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은 최근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후배 이해란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해란은 지난 9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부천 하나은행과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40분 풀타임을 뛰며 15득점 13리바운드 3블록을 기록했다.

기록만 보면 팀 내 최다 득점과 리바운드를 달성하면서 괜찮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팀의 에이스라는 호칭에는 어딘가 부족했다. 찬스가 생겨도 주춤거리는 모습이 보였고, 완벽한 해결사의 면모는 아니었다. 삼성생명도 56-61로 지고 말았다. 

김아름은 "(이)해란이가 단기전이어서 더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도 "에이스니까 2차전은 잘할 거라고 믿는다"고 얘기했다. 

그 믿음에 부응하듯 이해란은 1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2차전에서 그야말로 '인생경기'를 펼쳤다. 그는 1차전보다 적은 36분 6초를 뛰면서도 34득점 8리바운드 1어시스트라는 엄청난 기록을 보여줬다. 덕분에 삼성생명은 83-74로 승리,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다. 

지금까지 이해란의 정규리그 한 경기 최다 득점은 지난해 12월 20일 신한은행전에서 세운 32득점이고, 플레이오프에선 2023년 3월 14일 BNK와 2차전에서 달성한 20득점이었다. 이날 하루에 커리어 하이를 달성한 것이다. 

역대 국내선수 플레이오프 최다 득점은 2009~10시즌 삼성생명 박정은(현 BNK 감독)이 기록한 36점이고, 2위는 2003년 여름리그에서 현대 김영옥이 달성한 35점이다. 이해란의 34득점은 2005년 국민은행 정선민(현 하나은행 코치)과 함께 역대 공동 3위에 해당한다. 

경기 초반부터 이해란은 상대 골밑을 파고 들었고, 아크로바틱에 가까운 리버스 레이업이나 유로스텝도 성공시켰다. 동료들과 컷인 플레이도 잘 이뤄졌고, 자신이 돌파하며 해결사 역할도 했다. 

2쿼터 팀이 4점 차로 쫓기던 상황에서는 연속 득점으로 도망가는 점수를 올렸고, 3쿼터 역시 1점 차 접전에서 장기인 미들슛이 연달아 들어가면서 격차가 벌어졌다. 이날 이해란은 2점슛 25번을 시도해 15번 성공했는데, 이 역시 개인 최다이자 역대 플레이오프 공동 1위다. 

적장도 인정했다. 경기 후 이상범 하나은행 감독은 "이해란 제어를 못했다"며 "이해란을 풀어놓으니 상대에서 몰빵농구를 했다. 나머지 선수들의 기가 살았다"고 말했다. 

승리 후 취재진과 만난 이해란은 "오늘 경기를 이겨서 다행이다. 공격이 잘 안 풀릴 때는 수비에서 풀자고 한다. 오늘은 수비에서 많이 치우치지 않았나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1차전을 돌아본 이해란은 "저번 경기는 도망다녔다. 겁에 질려있었다"고 고백했다. "내 퍼포먼스를 많이 못 보여드려 팀원들에게도 미안하다"고 말한 그는 "오늘은 너무 욕심부리다보니 안되는 게 많아서, 언니들 공격을 봐주면서 내 공격을 하니 잘 풀렸다"고 말했다. 

이어 "저번 경기 때는 도망다니는 경향이 많았다. 볼 잡아도 누구 주고 그랬다"고 털어놓은 이해란은 "파생되는 쪽에서 풀어줘야 되는데 연결다리를 못해서 나 때문에 졌다고 생각한다. 그걸 생각해서 오늘은 적극적으로 하려고 했다"고 얘기했다. 

1차전 하나은행이 이해란을 달고 공격을 했다는 얘기에 이해란은 "못 느꼈다"면서도 "파울이 많이 나와서 날 데리고 많이 공격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그는 "파울 안해야겠다는 생각에 너무 흥분했다"며 "열이 받아서 1승을 가져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오늘 경기 임했다"고 전했다. 

투쟁심을 가지고 나왔지만, 경기에서 이해란은 신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아무래도 득점 한두 번 나오니 신나서 내가 해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감독님도 '네가 풀어줘야 한다'고 하셨다"고 얘기했다. 

이날 경기를 '플레이오프에서의 인생경기'로 정의한 이해란. 그는 "인생경기지만, 팀원들이 이 경기를 만들어줬다. 팀원들에게 감사하다"고 공을 돌렸다. 

올해로 프로 5년 차인 이해란은 정규리그 30경기에서 평균 34분 52초를 소화, 17.4득점 7.6리바운드 1.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기록에서도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고, 그동안 바라고 있던 우수수비선수상을 수상하는 등 발전을 이뤘다. 

팀 동료 나나미는 "(이)해란이는 누가 봐도 이 팀에서 제일 중요한 선수다. 매 경기 좋은 퍼포먼스 보여주는 게 힘들 것 같다. 어린 선수인데 우리 팀을 살려주는 선수다.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6라운드 들어 경기력이 주춤하면서 평균 13.2득점으로 떨어졌고, 결국 득점상도 김단비(우리은행)에게 내줬다. 생애 처음으로 받을 수도 있었던 포워드 부문 베스트5도 김단비와 강이슬(KB스타즈)의 차지로 돌아갔다.

이해란은 "마지막 3경기를 못했다. 그래서 내가 너무 못해서 (상을) 못 잡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반성이 되더라"라고 얘기했다. 이어 "3경기만 잘했으면 바뀌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모습이 나왔다"고 말했다. 

사진=부천, 양정웅 기자 / WKBL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

Copyright © 엑스포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