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즈 우승보다 기뻤다”…‘쇼메이커’ 허수의 북벌 소회

디플러스 기아 ‘쇼메이커’ 허수가 젠지 상대로 ‘북벌’에 성공한 소감을 밝혔다.
디플 기아는 11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6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정규 시즌 주 차 경기에서 젠지를 2대 0으로 이겼다. 디플 기아는 2승2패(+0), 젠지는 2승2패(+1)가 됐다. 디플 기아는 T1과 농심이 있는 4위 그룹에 합류했다.
앞선 21번의 패배, 삼국지연의 속 제갈량의 ‘북벌’에 비유되곤 했던 디플 기아의 젠지전 승리 도전이 이날 이뤄졌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허수는 이날 승리가 2020년 LoL 월드 챔피언십 우승 당시보다 기뻤다고 말했다.
-마침내 젠지를 꺾었습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날 경기장에 왔습니까.
“우선 2대 0으로 이겨서 기쁘고요, 상대가 지난 몇 년 동안 못 이겼던 젠지여서 더 기뻐요. 사실 젠지전이라고 해서 다른 마음가짐으로 준비하거나 했던 건 없었어요. 상대를 의식하지 않고 보통날의 한 경기라는 생각으로 준비했어요. ‘하던 대로 잘하자.’ 이 생각이었어요.”
-그래도 젠지라는 팀에 맞춰 전략을 준비했을 텐데요.
“젠지는 모든 선수가 잘하는 팀이지만, 팀이 굴러가는 이유를 딱 한 명만 뽑는다면 전 ‘쵸비’ 정지훈 선수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팀원들과 미드 구도와 밴픽에 대한 얘기를 많이 나눴어요.”
-라이즈·판테온을 내주고 애니비아로 맞섰습니다.
“라이즈·판테온 조합이 승률도 좋고, 모든 팀이 가져갈 수 있다면 가져가는 챔피언은 맞아요. 하지만 저는 제가 애니비아로 상대의 노림수를 잘 빼주면서 성장한다면 라이즈·판테온보다 후반 밸류에서 앞선다고 해석했어요.”

-1세트부터 접전이었습니다. 언제 승리를 예상했습니까.
“우선 4용 싸움에서 우리 팀의 바드가 상대 바텀 듀오 두 명을 기절시키고, 궁극기까지 맞혔을 때 한타 승리를 직감했어요. 그 한타에서 이긴 뒤 내셔 남작까지 처치했을 때 승리를 확신했고요.”
-2세트는요.
“2세트는 조합상 우리가 용 스택을 쌓아야 했는데, 제가 실수로 잡히면서 용 스택이 끊겨 게임이 힘들어졌다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레넥톤이 잘 성장하고, 상대 딜러와 소환사 주문이 교환됐을 때는 우리가 더 한타 구도를 만들기 편하다고는 생각했죠.”
-넥서스로 돌진하던 때부터 디플 기아 팬들의 함성이 커서 인상적이었습니다.
“우선 경기가 끝나지 않았으니까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했어요.(웃음) 끝나고 나서 팬분들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는데, 내가 이 모습을 보려고 프로게이머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살아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앞으로 더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와 원동력을 그런 데에서 얻어요.”
-앞선 한화생명전에선 완패를 당했는데 180도 달라진 경기력을 발휘했습니다.
“한화생명전 후엔 인게임 플레이보다 밴픽에 대한 얘기를 많이 나눴어요. 몇 시간 동안 밴픽 얘기를 한 거 같아요. 인게임 플레이도 더 잘할 여지가 많았지만, 밴픽부터 불리하게 시작하니까 잘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주류였어요. 챔피언 티어를 많이 바꿨고, 디플 기아만의 밴픽 개념을 새롭게 정리하고 구체화했어요. 그게 오늘 좋은 결과로 이어진 거 같아요.”

-디플 기아의 젠지전은 ‘북벌’로 표현되곤 합니다. 스트레스도 받았을 법한데요.
“솔직히 스트레스가 많았죠. 경기 전에 모니터에 상대 전적을 정리해주는데 0대 20, 0대 21 이러니까…. 그리고 지고 나서 ‘아, 또 졌구나’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게 달갑지도 않았고요. 하지만 이 북벌이라는 밈이 만들어진 건 제 영향이 크잖아요. 결국 제가 극복하고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생각했어요.”
-결국 오늘 극복하고 해결했습니다. 평소보다 승리의 기쁨도 컸습니까.
“그럼요. 확실히요. 월즈 우승했을 때도 이렇게 기쁘진 않았던 거 같아요. 경기가 끝나니까 순간 울컥하더라고요. 손도 너무 떨리고…이런 걸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제 속마음은 아니었나 봐요.”
-끝으로 디플 기아 팬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요.
“다음 주엔 KT와 T1, 강한 상대들을 연이어 만나요. 힘든 대진이지만, 다음 주만 수월하게 넘긴다면 앞으로 정규 시즌을 치르는 데 크게 유리해질 테니까요. 죽기 살기로 준비하고 이겨보겠습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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