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던 그날의 사북, 차마 글로 옮기기 고통스럽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10일 금요일 저녁, 서울 용산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초청 상영회'를 통해 박봉남 감독의 128분짜리 다큐멘터리 <1980 사북>과 마주했다.
우리는 이를 '사북사태'라는 건조한 이름으로 기억해왔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사북 항쟁에 대해 이미 국가에 총체적 사과와 명예 회복, 그리고 화해를 위한 조치를 권고한 바 있다.
오늘 사북의 진실에 한 글자를 보탠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점록 기자]
지난 10일 금요일 저녁, 서울 용산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초청 상영회'를 통해 박봉남 감독의 128분짜리 다큐멘터리 <1980 사북>과 마주했다. 46년 전의 사건이지만, 스크린을 통해 살아난 진실은 도무지 믿기지 않을 만큼 충격적이었다.
|
|
| ▲ 오마이뉴스초청상영회 < '1980 사북'> |
| ⓒ 이점록 |
시대적 배경은 신군부가 서슬 퍼런 칼날을 휘두르던 1980년 봄이다. 그해 4월 21일부터 24일까지, 국내 최대 민영 탄광인 동원탄좌 사북영업소 광부들이 어용노조와 임금 소폭 인상에 항의하며 일어났다. 우리는 이를 '사북사태'라는 건조한 이름으로 기억해왔다. 하지만 영화는 그 이름 뒤에 숨겨진 국가 폭력이 짓밟은 처절한 상처와, 무너져 내린 공동체의 비극을 고발한다.
항쟁의 발단은 구조적 억압이었다. 회사의 꼭두각시로 전락한 어용노조, 공권력의 상시적 감시 속에서 광부들의 삶은 막다른 길에 내몰렸다. 결국 광부들은 '노조지부장 직선제'와 '임금 인상'을 외치며 행동에 나섰다.
비극의 도화선은 공권력의 무리한 대응이었다. 집회를 채증하던 사복 경찰의 지프차가 광부를 치고 달아나자 억눌렸던 분노는 들불처럼 번졌다. 사북지서가 파괴되고, 광부들은 예비군 무기고를 지키며 계엄군에 대비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졌다.
'협상' 뒤에 숨겨진 잔인한 보복
4월 24일, 노사정 협상의 합의로 사태는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진정한 비극은 그 이후부터였다. 신군부 합동수사단은 항쟁 참여자들을 무차별적으로 연행했고, 그들에게 '빨갱이'라는 낙인을 찍었다. 영화가 증언하는 고문의 실상은 차마 글로 옮기기 고통스러울 정도다.
|
|
| ▲ 관객과의 대화 시간 |
| ⓒ 이점록 |
상영 후 이어진 GV(관객과의 대화)는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 박봉남 영화감독, 황인욱 정선지역사회연구소장이 참석했다.
올해로 사북항쟁 46주년을 맞는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사북 항쟁에 대해 이미 국가에 총체적 사과와 명예 회복, 그리고 화해를 위한 조치를 권고한 바 있다. 사북 항쟁 피해자들이 기다려온 것은 공허한 위로가 아니라 국가의 책임 있는 자세다. 국가가 인권 침해를 인정하고 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역사의 주체로 복권 시킬 때, 비로소 긴 겨울은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것이다.
상영관을 나서며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들의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아주는 '사실의 기록자'로서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오늘 사북의 진실에 한 글자를 보탠다. 이제 국가가 답할 차례다.
덧붙이는 글 | 개인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제주올레 서명숙이 정한 비문 "쉿, 여왕님 깨실라"
- '나라 망신'이라는 말에 담긴 야구팬의 속마음...이거였네
- 이 대통령의 이스라엘 비판이 옳은 이유
- 서울대 의대가 뒤늦게 졸업장 준 이유, 어느 의대생의 위대한 생애
- 하정우 포기 못한다는 민주당... "정청래가 직접 출마 요청할 것"
- 슈퍼주니어 보러 11년 만에 시골 농장 다시 찾은 홍콩 청년
- 배우가 혼자 만든 영화제... 매진에 현장 입석표 문의까지
- 무공천 연대? '한동훈 변수' 불편한 국힘... 부산 북갑 요동
- 아흔이 넘은 자식은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다
- 미국, 한국시간 오늘밤 11시부터 이란 해상봉쇄…호르무즈 일촉즉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