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경쟁 더는 못 본다"…말 안 듣는 운용사에 금감원 '제동'

신민경 기자 2026. 4. 11.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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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들이 상장지수펀드(ETF) '최저보수' 경쟁을 멈추지 않자 금융감독 당국이 개입 수위를 한층 높였다.

금감원에 따르면 운용사들은 신규 ETF를 출시할 때 △사내 패시브 ETF의 최저·평균·최고보수 △사내 액티브 ETF의 최저·평균·최고보수 △(신규 ETF) 예상 보수와 동종 상품의 보수 현황 △ 보수가 동종 ETF 최저보수보다 낮지 않은지 등을 사전 협의 시 미리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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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주자 신규 ETF '저보수 공세' 제약

"금감원의 과도한 시장 개입" 지적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신민경 노요빈 기자 = 자산운용사들이 상장지수펀드(ETF) '최저보수' 경쟁을 멈추지 않자 금융감독 당국이 개입 수위를 한층 높였다.

앞으로는 신규 ETF를 내놓을 때 기존의 유사 ETF보다 더 낮은 보수를 설정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1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날 국내 운용사들을 대상으로 '신규펀드 심사' 관련 지침을 안내했다.

안내문에서 금감원은 "최근 운용업계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해외 주식형 ETF 보수 인하 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신규 ETF를 낸다든가 기존 ETF의 보수를 인하하려는 경우, 앞으로는 검토기간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사전협의 단계부터 보수 수준을 보겠다"고 밝혔다.

신규 ETF를 내려는 경우 이제부터는 금감원에 증권신고서를 내기 전 미리 보수 계획을 확인받으라는 게 골자다.

하나의 ETF를 상장하기까지 운용사들은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와 상장 승인을 거친 뒤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내고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후 거래소에 신규 상장을 신청해 최종 승인을 받는 식이다. 거래소 승인을 받아내도 금감원에서 막히면 ETF를 내놓기 쉽지 않은 구조다.

금감원에 따르면 운용사들은 신규 ETF를 출시할 때 △사내 패시브 ETF의 최저·평균·최고보수 △사내 액티브 ETF의 최저·평균·최고보수 △(신규 ETF) 예상 보수와 동종 상품의 보수 현황 △ 보수가 동종 ETF 최저보수보다 낮지 않은지 등을 사전 협의 시 미리 제출해야 한다. 동종상품이란 예를 들어 '미국AI딸기바나나' ETF를 내고자 하는 경우 미국AI'딸기바나나'펀드, 미국AI'딸기'펀드, 미국AI'바나나'펀드의 펀드 보수 현황을 모두 파악해서 제출해야 한다. '창구 지도' 성격인 만큼 업계는 사실상의 가이드라인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런 기준이 적용되면 앞으로 후발주자들의 '저보수 공세'는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A운용사가 어떤 아이디어에 대한 ETF를 총보수율 0.5%로 내놨는데 수개월 뒤 B운용사가 동일한 콘셉트 상품을 0.2%로 내놓으려고 한다면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의미다.

후발주자들로서는 보수 인하 전략을 쓰기 어려워 차별화를 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다만 경쟁사 모방 상품을 단순히 보수만 낮춰 가격 경쟁하는 관행을 일부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선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기존 ETF의 보수를 변경하려는 경우 역시 심사가 더 깐깐해진다. 금감원은 "(운용사들은) 먼저 자체적으로 보수 수준을 검토한 뒤, 우리 금감원과 사전협의 시 해당 검토자료를 제출해달라"고 당부했다. 필요 시엔 해당 상품의 출시 경위와 통계, 타사 비교자료 등 구체적인 자료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ETF 보수 인하는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이다. 때문에 그동안 거래소와 금감원은 최소한의 구두 개입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업계가 상품 경쟁력보다는 '최저 보수'에만 집중하는 출혈 경쟁을 보이면서 시장 혼란 우려가 커졌고, 결국 당국이 직접 개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한 운용사 임원은 "금감원이 이전까지 보수 인하 시 적정성을 입증하라고 했었다면, 이번엔 애초에 보수 수준의 적정성을 운용사가 따져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과도한 개입이라는 시각도 있다. 또다른 운용사 한 관계자는 "운용사들의 보수 인하가 투자자에 미치는 부작용은 사실상 없다"며 "금감원의 과도한 시장 개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금감원은 "공식적인 가이드라인은 아니며 업계에 안내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ETF (PG)[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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